산업 중소기업

"다이슨 기술 발전 한국 소비자 덕… 무선청소기 혁신 가져와" [인터뷰]

정상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3.02 18:03

수정 2022.03.02 18:03

존 처칠 다이슨 무선청소기 사업부 부사장
신기술 수요 높은 韓시장 매력적
코로나19 계기 집안 환경에 관심
V15 레이저로 숨은먼지 찾아 청소
집안 유해물질까지 완벽제거 목표
"한국 소비자는 신기술에 대한 수요가 높고 새로운 테크놀로지를 잘 알아보는 혜안도 갖고 있다. 이 때문에 신기술을 한국시장에서 먼저 선보이는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

다이슨 영국 본사 무선청소기 사업부의 존 처칠 부사장(사진)은 2일 파이낸셜뉴스와 인터뷰에서 이 같이 밝혔다. 무선청소기 전 제품 라인을 총괄하는 그는 제품의 콘셉트 디자인 단계부터 대량 생산 단계에 이르는 모든 개발 과정을 지휘·감독하는 중책을 맡고 있다.

다이슨의 디자인 및 개발 센터가 위치한 영국과 말레이시아에 주로 체류하는 그와의 인터뷰는 싱가포르 현지와 한국과의 온라인 연결을 통해 진행됐다.

존 처칠 부사장은 다이슨에게 한국 시장이 어떤 의미냐는 질문에 "매력적"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한국의 소비자가 있었기에 다이슨이 새로운 혁신을 추구할 수 있지 않았나 싶다"며 "한국 소비자들은 특히 바닥 미세먼지 제거에 대해 관심이 높았고 문제제기도 많이 했는데 다이슨이 그에 대한 솔루션을 개발하기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실제 다이슨은 집안 미세먼지 연구 및 한국 가정의 특성을 파악하기 위해 서울대학교와 관련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실험에 참여한 모든 가정에서 프탈레이트가 검출됐다. 일부 프탈레이트는 내분비의 호르몬 체계를 방해해 사람과 동물 모두에게 해로운 영향을 줄 수 있다.

그는 "코로나19로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더욱 집안 환경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건강한 삶의 중요성에 대해 절실하게 느끼는 계기가 됐다"면서 "이제 집안을 가능한 신속하게 청소하고, 바닥에만 국한된 게 아니라 매트리스, 커텐 등에서도 호흡기 질환이나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물질을 제거해야 한다는 생각이 트렌드가 됐다"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5월 다이슨이 출시한 무선청소기 V15 디텍트와 V12 디텍트 슬림의 경우 먼지를 감지, 제거하고, 측정하는 기술을 담아 강력한 청소성능의 과학적 근거를 제시했다. 클리너 헤드에 눈에는 보이지 않는 먼지를 감지하는 레이저가 탑재돼 미세한 먼지의 크기를 비교해 시각화시켜주는 방식이다. 또 먼지 입자의 크기와 양을 비교해 청소기에 달린 LCD 스크린에 실시간으로 표시하고 먼지량에 따라 자동적으로 흡입력을 조절한다.

앞으로 출시될 새 무선청소기도 미세먼지 제거와 딥클린 기능에 중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그는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 먼지까지 다 흡입해 제거하고, 청소가 완전히 됐다는 것을 인지시켜주는 것"이라면서 "이를 바탕으로 집안을 청소하는 습관을 변화시키는데 목적이 있다"고 말했다. 다이슨이 눈에 보이지 않던 유해한 물질까지 보여주고, 그것이 다 제거됐다는 확신을 주겠다는 의지다.

존 처칠 부사장은 공업 디자인 학사 과정을 졸업 후 지난 2001년 다이슨에 엔지니어로 입사했다.


다이슨은 전체 인력의 3분의 1 이상이 엔지니어로 구성될 정도로 연구 인력 비중이 높다.

그는 "다이슨은 기본적으로 연구개발(R&D) 회사"라면서 "연구·개발을 통해 소비자들이 필요로 하는 것에 대한 인사이트를 파악해서 새로운 기술 혁신 추구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엔지니어들의 분석력이 바탕이 돼야만 새로운 기술 혁신 제품이 가능하다는 게 제임스 다이슨 대표의 철학이기도 하다"면서 "본인 라이프스타일을 개선할 수 있는 신기술이라면 언제든 적극적으로 경험하고자 하는 한국 소비자의 성향과 다이슨이 아주 잘 맞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