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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확진자 22만명, 학교에만 방역 맡겨선 안돼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3.02 18:34

수정 2022.03.02 18:34

방역 완화 불가피하나
마구잡이 가속은 곤란
1학기 첫 등교일인 2일 오전 부산 부산진구 개금초등학교의 한 교실에서 교사가 학생들을 상대로 자가검사키트 사용법을 교육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1학기 첫 등교일인 2일 오전 부산 부산진구 개금초등학교의 한 교실에서 교사가 학생들을 상대로 자가검사키트 사용법을 교육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2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22만명에 육박, 사상 최다 수치에 이르렀다. 전날 13만8993명보다 무려 8만248명 증가한 21만9241명을 기록할 정도로 무서운 속도로 불어났다. 신규 확진자 수가 20만명을 넘은 것은 지난 2020년 1월 20일 국내에서 첫 코로나19 환자가 나온 뒤 772일 만이다.

방역당국은 대통령 선거일인 9일쯤 신규 확진자가 23만명 이상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으나, 이날 이 수치에 근접하면서 예상보다 유행 규모가 더 커질 걸 각오해야 할 상황이다.
이 정도면 3월 초나 중순쯤 코로나19 유행이 정점에 달해 최대 35만명대 확진자가 나올 것이라는 방역당국의 기존 예측도 수정돼야 할 필요가 있다. 보건소와 병원의 의료인력 및 중환자실 부족도 걱정해야 할 판이다.

1일부터 식당, 카페 등에 적용됐던 방역패스가 중단되고 확진자 동거인의 격리의무도 없어졌다. 그 전에 방역수칙 완화를 예고하는 메시지 남발이 확진자 수 폭증에 영향을 미쳤을 게 뻔하다. 김부겸 총리는 2일 "(방역패스 중단조치에 대해) 논란이 많은 것을 알고 있다. 오미크론 대응에 있어 득과 실을 냉철하게 따져보고 내린 결론"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2일부터 초·중·고교의 등교와 대면수업이 이뤄지면서 확진자 수가 폭증할 수 있다는 점이 우려스럽다. 현재 신규 확진자 4명 가운데 1명이 만 19세 미만 소아·청소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하루 5만~9만명의 소아·청소년 확진자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접종률은 낮지만 학교와 학원 등으로의 이동량이 높은 탓이다. 지난 1일 현재 만 12~19세 접종률은 1차 74.5%, 2차 71.8%, 3차 13.6%이다. 만 11세 이하는 아직 접종을 시작하지도 않았다.

소아·청소년은 지난해 10월부터 최대 확진자 연령군으로 자리잡았다.
학교가 대면수업을 시작하고 학원의 집합금지 제한 등이 사라지면서 확진비율이 높아졌다. 이제 우리 방역정책이 '확산 억제'에서 '피해 최소화'로 방향이 바뀐 만큼 학교에만 방역을 맡기지 말고 학교와 지역 병·의원 간 대면진료 체계를 철저하게 정비해 접종 신뢰도와 접종률을 끌어올리는 데 신경을 쏟기 바란다.
다행히 지난주부터 확진자 더블링 경향이 둔화됐고, 이르면 1∼2주 내 정점이 형성된다는 당국의 전망에 한가닥 기대를 걸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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