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TV선 우크라 유혈장면 볼수 없어
키이우·하리키우 집중 포격·사상자 무언급
우크라이나군 항복 장면 등만 내보내며
러군 포진 상황 보면 의도 선명히 드러나
'탈나치화'로 포장한 우크라 정부 전복과
크름반도-러시아 영토 직접 연결 노림수
러시아 TV 방송에서 전하는 우크라이나 상황에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 진입한 러시아군 헬기가 나무 높이로 낮게 날고 무기를 내려놓고 투항하는 우크라이나 군인이 싸우지 않겠다고 서약하는 장면이 등장하는 등 유혈장면은 전혀 나타나지 않는다. 러시아 제1채널은 2일 러시아군과 러시아지원 반군이 진군하는 장면을 인터랙티브 지도를 써가며 보여줬다.
하리키우와 키이우(키예프) 등이 집중 포격과 미사일 공격으로 파괴된 장면은 등장하지 않는다. 러시아 국방부가 공식 브리핑에서 제공한 장면만이 허용된 것이다. 러시아측이든 우크라이나측이든 사상자에 대한 언급도 거의 없다. "특수군사작전"을 진행중인 러시아로선 '전쟁'이나 '침공'은 하지 않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우크라이나에 포진한 러시아군을 보면 러시아의 의도가 선명히 드러난다. 키이우(키예프) 주변에 포진한 군대는 우크라이나 정부를 붕괴시키기 위한 것이다. 푸틴이 터무니없이 뻔뻔하게 "탈나치화"라고 표현한 목표다. 러시아군대는 또 우크라이나 동부와 남부에 반원형으로 포진해 있다.
나아가 이 지역을 우크라이나 항구도시 오데사와 우크라이나 동부 반군 지역을 연결하는 육로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이 우크라이나 남동부 마리우폴 확보다. 이곳에서는 치열한 전투가 진행중이다. 러시아군과 러시아지원 반군이 인구 40만명의 이 도시를 포위하고 있다.
마리우폴 북쪽 러시아 국경 가까운 곳에 하리키우도 러시아군의 집중 공격을 받고 있다. 2일 하리키우 시의회 건물 근처에 포격이 있었다. 하리키우 지방정부 건물이 포격당해 10명이 목숨을 잃고 최소 24명이 부상한 다음날이다.
이런 전투장면은 러시아 TV에선 전혀 볼 수 없다. 다만 상당수 러시아인들이 인터넷으로 외국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날 오전 러시아군 대변인 고나셴코프는 아무런 근거도 대지 않은 채 우크라이나보안군이 민간 사상자에 대한 가짜 뉴스를 준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크라아나 도시에서 민간인 '대규모 사상자' 발생을 주장하는 위조 동영상 촬영이 진행됐다"고 주장한 것으로 러시아 국영 리아노보스티 통신이 전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주거지역을 공격하지 않는다고 강변하지만 정반대라는 것을 증명하는 증거가 압도적으로 많다. 이를 가리기 위해 치밀하게 진행되는 선전전은 러시아의 전략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공감언론 뉴시스 yjkang1@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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