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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매출 22조'사상 최대'… 국내 유통업 왕좌 올랐다

이정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3.03 18:16

수정 2022.03.03 19:37

미국 증시 상장 1년 만에 빛난 성과
활성고객 매 분기 20% 넘게 증가
1인당 구매금액도 11%이상 늘어
쿠팡 매출 22조'사상 최대'… 국내 유통업 왕좌 올랐다

쿠팡이 지난해 사상 최대의 매출을 올리면서 국내 유통업계 1위 자리에 등극했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상장 1년 만에 발표한 실적으로, 꾸준히 몸집을 불리는데 성공한 셈이다. 손실은 늘었지만 앞으로는 수익성 개선에 더욱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이마트 앞질러 '유통공룡' 등극

쿠팡은 2일(현지시간) 지난해 연간 매출이 184억달러(22조2257억원)로, 전년(120억달러) 대비 54% 증가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4·4분기에만 50억달러(약 6조375억원)의 매출을 냈다. 이에 따라 분기와 연간 기준 모두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매출로는 온·오프라인 통틀어 유통업계 1위를 꿰찼다. 기존 1위였던 이마트는 지난해 온·오프라인 매출을 합쳐 18조원 수준으로, 이를 앞지른 셈이다.

다만, 적자도 늘었다. 지난해 연간 순손실은 15억4259만달러(1조8627억원)로, 전년 4억6316만달러(5593억원)보다 3.3배 불어났다. 경기 덕평물류창고 화재로 인한 손실(1억5800만달러), 코로나19 방역비용(1억3000만달러) 등이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은 "지난해 하반기 코로나19 확산으로 수요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갑작스런 배송용량 제한에 직면했다"며 "4·4분기 배송용량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으로 인해 비용이 투입됐다"고 설명했다.

쿠팡을 찾는 고객이 늘면서 성장세도 꾸준했다. 지난해 4·4분기 한 번이라도 쿠팡에서 구매한 적이 있는 활성고객 수(1794만명)는 1800만명에 육박했다. 전년동기(1485만명) 대비 21% 늘어난 수치다. 16개 분기 연속으로 전년동기 대비 20% 이상 성장했다.

활성고객의 1인당 구입액은 전년동기 대비 11% 넘게 증가한 283달러(34만원)로 나타났다.

쿠팡은 지난해 139만3545㎡ 규모의 인프라 면적을 추가했다. 최근 2년간 확대된 것보다 더 크다. 김범석 의장은 "매출은 2년 전에 비해 3배 가량 성장했다. 2010년 가장 오래된 코호트(cohort·동질집단)를 포함한 모든 연간 코호트의 지출이 2021년에 30% 이상 증가했다. 쿠팡의 잠재력이 온전히 발휘되지 않았다는 의미"라고 전했다.

그는 "그동안 새벽배송에서 편리한 반품, 쿠팡플레이 등을 개척했다. 고객의 삶에서 없어서는 안 될 필수적인 혁신들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총이익률 최고 기대

올해 쿠팡은 수익성 개선에 한 발 다가설 전망이다. 지난 연말 와우멤버십 요금을 월 2900원에서 4900원으로 인상하기도 했다.

거라브 아난드 쿠팡 최고재무책임자(CFO)는 "2년 간의 기록적인 성장과 확장에 이어 올해는 효율성을 제고하고, 운영 레버리지를 개선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며 "1·4분기 총이익률이 2.5% 이상 성장을 달성할 전망이어서 이미 결실을 맺고 있다. 총이익률은 코로나19가 시작된 이래 최고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들어 지금까지 상수통화 기준 매출 30% 초반의 성장으로 매출 모멘텀은 여전히 견고하다"며 "순조롭게 2022년을 시작하고 있다. 올해가 지나면서 이 모멘텀을 바탕으로 성장할 수 있는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덧붙였다.


오는 2024년에는 흑자 전환도 가능할 전망이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구조적인 흑자전환을 위해서는 로켓프레시와 쿠팡이츠 서비스의 수익성이 정상화 돼야 한다"며 "전반적으로 매출 성장에 따른 규모의 경제 효과가 지속되겠지만 시장점유율 측면의 유의미한 변화를 통해 경쟁사의 바잉 파워를 앞지르거나(로켓프레시), 경쟁사와 시장점유율 격차를 확대하는 것(쿠팡이츠)이 중요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현재의 성장 추세를 감안한다면 오는 2024년에 EBITDA(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전 영업이익) 흑자전환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nvcess@fnnews.com 이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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