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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스트리트] 北 '코로나 제로' 미스터리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3.03 18:34

수정 2022.03.03 18:34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지난달 10일 사리원시 영예군인고려약공장에서 비상방역사업을 강화하는 모습을 소개했다. 사진=평양 노동신문/뉴스1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지난달 10일 사리원시 영예군인고려약공장에서 비상방역사업을 강화하는 모습을 소개했다. 사진=평양 노동신문/뉴스1
북한이 코로나19 확진자가 여전히 없다고 세계보건기구(WHO)에 보고했다는 소식이다. 지난 1일 WHO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17일까지 총 5만6227명의 북한 주민이 검사를 받았으나, 확진 사례는 없었다. 사실이라면 세계적인 확산세 속에 북한만 완전 무풍지대라는 얘기다.

북한 당국은 2년 전 코로나 사태 발발 이후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을 만큼 인적 왕래를 철저히 막아 왔다.
지난해 도쿄 하계올림픽에 불참한 것은 물론 지난달 중국 베이징 겨울올림픽에도 불참했다. 리룡남 주중 대사를 통해 전달된 편지에서 "적대세력들의 책동과 세계적 대유행전염병(코로나19) 상황"을 근거로 혈맹인 중국 측의 양해를 구하면서다. 심지어 우리 측 해수부 공무원을 서해에서 피격해 시신을 소각하는 만행을 저질렀을 정도다.

북한은 국제사회의 백신 지원도 외면하고 있다. 국제 백신 공급 프로젝트 '코백스 퍼실리티'가 지난해 아스트라제네카(AZ) 총 811만회분을 배정했지만 거부했다. 당시엔 확진자는 없다고 주장하는 터라 받을 명분이 없다는 분석과 함께 화이자 백신을 선호한다는 소문이 엇갈렸다. 올 들어 코백스가 새로 배정한 미국 제품인 노바백스 백신 25만2000회분에 대해서도 수용 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다.

그러나 극단적 봉쇄정책을 감안하더라도 북한의 주장이 미심쩍어 보이는 징후들이 한둘이 아니다. 지난달 11∼17일 겨우 1300명을 대상으로 검사를 한 게 단적인 사례다. 북측은 이 중 110명은 유사 독감이나 중증급성호흡기감염병 환자였던 것으로 보고했다. 하지만 검사 수가 워낙 적어 낮은 양성률이 큰 의미도 없겠지만, 확진자 전무란 사실은 선뜻 믿기 어려워 보인다.


북한의 '제로 코로나' 주장이 허구일 가능성이 높다는 게 합리적 추론일 듯싶다. 지난달 초 최고인민회의에서 그런 정황이 드러났다.
최악의 경제난 속에서 올해 코로나19 대응 등 방역예산은 지난해보다 33.3% 늘렸기 때문이다.

kby777@fnnwes.com 구본영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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