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가 3일(이하 현지시간) 밤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원자력 발전소 화재에 따른 "핵재앙을 간발의 차이로 피했다"고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유엔주재 미국 대사가 4일 밝혔다.
CNN 등 외신에 따르면 토머스-그린필드 대사는 유엔안전보장 이사회에서 러시아의 원자력 발전소 공격은 '무모하고 위험한' 것이었다면서 이로 인해 유럽 최대 원자력 발전소 단지가 절체절명의 위기에 직면했고, 러시아는 물론이고, 유럽 전역 시민들의 안전이 위협받았다고 비판했다.
그는 러시아에 발전소에서 즉각 병력을 철수할 것을 요구했다. 군 철수를 통해 발전소 운영인력이 제한 없이 발전소에 접근해 당국과 계속 소통하면서 근무조 교대, 시설 안전 등을 계속 책임지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원자력 시설에는 신뢰할만한 전력 공급이 필수불가결하다"면서 디젤 발전기와 연료 등 단전을 대비한 예비 시설이 늘 가동가능한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도 지진 뒤 전기가 끊겨 원자로 온도 제어가 되지 않았고, 단전을 대비해 만들어 둔 비상발전 시스템이 해일로 물에 잠겨 가동되지 못해 폭발하는 참사를 빚은 바 있다.
토머스-그린필드 대사는 아울러 우크라이나 전역에 아직 남아 있는 15개 가동 가능한 원자로에 대해 러시아는 추가 무력 사용을 중단하고, 우크라이나가 37개 핵발전소 시설과 주변 시민들의 안전을 계속해서 책임질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는 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원자력 발전 시설 장악이라는 '자살작전'에 러시아 군인들을 몰아넣지 말라고 호소했다. 그는 원자력 발전시설은 이번 갈등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반면 바실리 네벤지아 유엔주재 러시아 대사는 안보리에서 우크라이나 원자력 발전소가 정상가동되고 있으며 방사성 물질 방출 위험이 없다고 밝혔다.
네벤지아 대사는 가짜뉴스가 상황을 오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러시아군이 자포리자 원자력발전소를 어떻게 공격했는지에 관한 거짓과 가짜로 꾸며낸 히스테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자포리자 핵 발전소 지역은 지난달 28일 러시아군에 점령당했다면서 되레 인근 지역을 순찰하던 러시아 병력이 우크라이나의 '사보타주 그룹'에 공격당했다고 말했다.
네벤지아는 발전소와 주변 지역을 군이 지키고 있고, 전문가들이 파견돼 안전과 가동을 책임지고 있다면서 체르노빌 상황도 다르지 않다고 주장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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