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비호감 대선'이라더니 역대급 사전투표율…李·尹 누가 웃을까

뉴스1

입력 2022.03.05 07:31

수정 2022.03.05 10:05

제20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일인 4일 오후5시가 넘은시간에도 서울 중구 소공동 주민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소를 찾은 시민들이 줄지어 기다리고 있다. 2022.3.4/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제20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일인 4일 오후5시가 넘은시간에도 서울 중구 소공동 주민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소를 찾은 시민들이 줄지어 기다리고 있다. 2022.3.4/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이재명(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가 제20대 대통령 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4일 오전 서울 중구 소공동 주민센터, 부산 남구청, 서울 종로구 혜화동 주민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소를 각각 찾아 투표하고 있다. 2022.3.4/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이재명(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가 제20대 대통령 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4일 오전 서울 중구 소공동 주민센터, 부산 남구청, 서울 종로구 혜화동 주민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소를 각각 찾아 투표하고 있다. 2022.3.4/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서울=뉴스1) 전민 기자,한재준 기자 = 제20대 대통령 선거 사전투표가 둘째 날을 맞은 5일 여야는 최종 사전투표율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비호감 대선'이라는 불명예스러운 꼬리표가 따라붙으면서 냉소론이 퍼질 수 있다는 경계감도 나왔지만, 오히려 역대 최고의 사전투표 열기가 나타나고 있다.


여야의 셈법도 복잡해질 전망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사전투표율 상승은 각당 지지층이 결집한 영향으로, 유불리가 있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전날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첫날 사전투표 결과, 전국 유권자 4419만7692명 중 776만7735명이 투표했다. 전국 투표율은 17.57%로 집계됐다.

지난 2017년 19대 대선의 사전투표 첫날 투표율(11.70%)보다 5.87%포인트(p) 높은 수치였다. 가장 최근에 치러진 전국 단위 선거이자 사전투표 첫날 최고치였던 2020년 21대 국회의원 선거 투표율(12.14%)보다도 5.43%p 높았다.

이날이 주말임을 감안하면, 최종 사전투표율은 30%를 무난히 넘어서며 역대 최고 기록을 세울 것이라는 전망이 강하다. 현재 최고 기록은 지난 21대 총선 당시 26.69%다.

사전투표율이 높아진 이유로는 초박빙 선거구도와 막판 깜짝 단일화로 인한 지지층 결집이 꼽힌다. 선거운동이 마무리에 접어들었는데도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접전 양상에 단일화라는 변수까지 더해지면서 각 진영 지지층이 결집한 것이다.

지난 28일~2일 조사해 전날 공개된 한국갤럽의 자체 여론조사를 보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38%,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39%의 지지율을 보여 초박빙 구도를 이어갔다. 100% 유무선 전화면접 조사로,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다만 조사는 윤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의 단일화 이전 이뤄졌고, 안 대표는 12%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헤럴드경제 의뢰로 지난 1~2일 시행한 자동응답조사(무선 100%)도 초박빙 양상을 보였다. 윤 후보 44.4%, 이 후보 43.7%로 0.7%p 차다. 역시 오차범위(±3.1%p) 안쪽이다. 안 대표는 7.2%,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1.9%였다.

다만 윤 후보가 오차 범위 밖에서 이 후보를 이기는 결과도 있었다. 입소스·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MBC·KBS·SBS 의뢰로 지난 1~2일 무선 100%의 전화면접으로 실시한 대선 후보 지지도 조사에서 윤 후보는 42.1%, 이 후보는 37.1%를 기록했다. 격차는 5.0%p로, 오차범위(±2.2%p) 밖이었다. 안 대표는 7.4%의 지지율을 기록했다.(이상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깜깜이 구간 직전까지 초박빙 구도가 이어진 가운데, 사전투표 첫날 투표율은 더불어민주당의 전통 텃밭인 호남에서 가장 높았다. 전라남도는 이날 하루에만 유권자의 28.11%가 투표에 나서며 전국 1위를 기록했다. 전라북도와 광주광역시도 각각 25.54%, 24.09%로 최상위권에 자리했다.

국민의힘 전통 강세 지역인 TK(대구·경북)와 PK(부산·울산·경남) 지역은 경북을 제외하고는 전국 평균 투표율을 밑돌았다. 특히 대구는 15.43%로 전국에서 투표율 두 번째로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막판 여론조사에서 이 후보가 상대적으로 우위를 보였던 경기도는 15.12%로 전국에서 가장 낮았고, 윤 후보가 상대적으로 유리했던 서울은 17.31%로 전국 평균 수준이었다.

사전투표에 여야 후보의 적극 지지층이 대거 참여했을 가능성이 높아, 여론조사 추세와 투표율로 유불리를 단정하긴 쉽지 않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과거에는 높은 사전투표율이 민주당에 유리하게 작용하는 경향이 있었으나, 공식은 이미 깨졌다. 또한 초박빙 구도에서 결과를 가를 부동층은 아직 마음을 정하지 못하고 본투표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엄기홍 경북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번 선거는 지지층 결집이 확실하다.
사전투표 제도가 많이 알려지면서 마음을 굳힌 사람은 투표장에 나왔을 것"이라며 "정치에 무관심하거나 마음을 정하지 못한 분들은 사전투표에 참여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사전투표율을 놓고 어느 쪽이 유리하다고 말하기는 어렵다"며 수도권 투표율에 대해서는 "지금까지는 대구나 광주에서 태어나 수도권에 있는 분들이 거의 상수로 움직였는데, 이번에는 지역주의가 상당히 흔들렸다.
여론조사도 지지층 결집 효과를 고려하면 우위를 단정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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