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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학생이 AI 배우고 졸업… 국제 종합기술인재 키울 것" [fn이 만난 사람]

홍예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3.07 18:08

수정 2022.03.07 18:08

글로벌 대학으로 도약 팔걷은 조재희 한국폴리텍대학 이사장
2025년까지 53개 학과 신설 등
1233억 투입 '과감한 혁신' 나서
인공지능·국제화·플랫폼 교육 중심
학교 미래전략 'AIP' 올해 본격화
한국폴리텍대학이 글로벌 대학으로 도약하는 야심찬 혁신 프로젝트에 힘을 쏟는다. 올해부터 입학생 전원이 인공지능(AI)기술 수업을 의무적으로 이수토록 해 미래 기술 선도 인력으로 키운다. 신기술 패러다임을 꽉 쥐기 위해 오는 2025년까지 신산업 관련 총 53개 학과 신설 및 개편에 1233억원을 투입한다. 조재희 폴리텍 이사장은 7일 서울 강남구 파이낸셜뉴스빌딩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학교의 미래 전략인 A.I.P 비전을 올해부터 본격화하겠다며 이같은 비전을 밝혔다. A.I.P는 조 이사장이 취임 초 내걸었던 인공지능(AI), 국제화(International), 직업교육훈련 플랫폼(Platform) 중심 교육플랜의 약자다.

조재희 한국폴리텍대학 이사장이 서울 강남구 파이낸셜뉴스빌딩에서 인터뷰를 가졌다.<div id='ad_body2' class='ad_center'></div> 8일 취임 1주년을 맞은 조 이사장은 AI+x 인재 양성과 함께 올해는 글로벌 폴리테크니션 육성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서동일 기자
조재희 한국폴리텍대학 이사장이 서울 강남구 파이낸셜뉴스빌딩에서 인터뷰를 가졌다. 8일 취임 1주년을 맞은 조 이사장은 AI+x 인재 양성과 함께 올해는 글로벌 폴리테크니션 육성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서동일 기자

조 이사장은 "앞으로 4차 산업혁명을 이끄는 글로벌 폴리테크니션(Global Poly-Technician·국제 종합기술인재)을 배출할 것"이라며 "국제 기술 인재로 성장시키기 위해 영어도 해당 분야에서 당장 사용할 수 있는 전문용어부터 가르쳐 국제화 지수를 높혀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A.I.P 전략의 핵심 포인트와 올해 달성 계획은.

▲지난해 AI+x 인재 양성을 위한 교육훈련체계 준비를 마쳤고, 올해는 'A·I·P' 가운데 I(International), 즉 국제 기술인재 양성에 모든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올해 신입생은 학위과정 뿐 아니라 비학위 기술교육과정인 하이테크과정, 전문기술과정, 기능장과정, 신중년과정에도 AI+x 교과를 100% 편성했다. 전국 40개 대학, 246개 학과에서 모든 학생이 폴리텍에 입학하면 누구나 AI 기술을 배우고 졸업할 수 있게 됐다. 지난해 중점 추진한 'AI+x' 인재 양성의 성과다. AI+x는 기존의 모든 산업 기술(x)에 AI기술을 융합했다는 뜻이다.

학교가 세계화 돼야 하는 이유는 두 가지다. 기술도, 노동력도 국제화되고 있다. 노동 이동이 자유로운 만큼 외국 회사에서도 일할 수 있도록 기술역량과 더불어 국제화 지수를 높여야 한다. 폴리텍에 온 사람들은 노동자로서 나갔을 때 당장 일을 할 수 있도록, 기본적으로 외국에 나가서 취업하고 전문용어를 사용할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P는 플랫폼(Platform)이다. 폴리텍이 생애 전 주기 기술교육의 중재자 기능을 하겠다는 것이다. 노동을 원하는 누구나 '일자리 안전망 서비스'를 누릴 수 있도록 올해 예산 확보와 인프라 정비에 온 역량을 쏟겠다.

─위기의 대학들과 달리 거침없는 학과 확장에 나선 비결은.

▲대학도 기술 발전 등 현장의 변화에 빠르고 유연하게 대처해야 생존할 수 있다. 폴리텍은 4차 산업혁명 등 기술 패러다임 변화에 발맞춰 대대적인 변신 중이다. 기술 교육 성패의 핵심은 산업 기술 변화를 신속히 파악해 이를 가르칠 수 있는 신속한 신기술 교육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폴리텍은 이를 위해 2025년 까지 총 53개 학과 신설·개편을 추진한다. 우선 폴리텍의 핵심 과제인 AI+x인재 양성을 위해 2024년까지 총 450억원 확보했다. '탄소중립' 사회를 준비하기 위한 저탄소 관련 학과 신설에 2025년까지 총 600억원을 투입한다. 기존 학과도 고학력 구직자들을 타켓으로 SW 및 반도체 분야 신기술 접목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개편할 예정이다. 특히 올해 인공지능소프트웨어, 메타버스콘텐츠, 그린반도체설계, 농업바이오시스템 등 AI 및 저탄소 학과 10개를 신설해 2023년 신입생 모집을 준비한다.

─연초 오픈한 메타버스 연구센터도 혁신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메타버스연구센터를 우리나라 대학 최초로 만들었다. 그곳에서 전 세계 메타버스 연구 동향 이런 부분들을 다 살펴보고 있다. 메타버스는 교육에 딱 맞다. 예를 들어 우리 항공 특성화 대학에서 항공 부품을 일일이 뜯어보기 힘들지만 메타버스를 통해서는 다 볼 수 있다. 앞으로 e-러닝 수준을 높여줄 거라고 본다. 향후 기대해봐도 좋을 것이다. 앞으로 누구나 시공간을 초월해 직업교육을 받을 수 있는 메타버스 플랫폼을 구축할 예정이다. AR/VR을 활용한 가상 실습환경도 만든다. 1차 연도인 올해는 센터내 시설 장비와 콘텐츠 제작환경을 마련하고 자체 메타버스 플랫폼을 이용한 가상캠퍼스 구축과 교육콘텐츠를 개발할 예정이다.

─미래 유망산업으로 추가로 키우고자 하는 분야는.

▲기술은 어떤 자원이나 자본보다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한다. 최근 반도체 대란만 봐도 알 수 있다. 폴리텍이 IT·바이오 등 신산업 외에도 제조업·뿌리산업의 위기를 간과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폴리텍은 지난 2020년 출범한 반도체융합캠퍼스와 반도체 학과가 개설된 캠퍼스를 연계해 '반도체 클러스터'를 운영 중이다. 정부의 K-반도체 전략과 연계해 2026년까지 반도체 인력 1만명을 양성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폴리텍 바이오 인재양성 벨트'도 구상 중이다. 운영중인 폴리텍 바이오캠퍼스와 2026년 3월 개교를 목표로 서천캠퍼스(가칭)를 설립 중에 있다. 바이오메디컬, 스마트농생명, 식품 산업의 인재양성 허브로 거듭나길 기대한다.

─타 대학들보다 놀라운 취업률 상승을 기록한 비결은.

▲코로나19로 지난 3년간 취업시장이 얼어붙었지만 폴리텍은 교육부가 발표한 취업통계 조사에서 평균 취업률이 80.1%로 나타났다. 일반대학, 전문대학과 매년 10% 안팎의 격차를 두고 있다. 취업 일자리의 질과 고용 만족도의 지표인 유지취업률은 91.0%나 된다. 비결은 철저한 현장형 실습에 있다.

─신입생 모집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전략은.

▲폴리텍도 '대학의 위기'에서 예외는 아니다. 하지만 오히려 위기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학령인구 감소와 산업동향 및 일자리 변화를 대학의 혁신 동력으로 삼아야 한다는 생각이다. 폴리텍도 올해는 전년 대비 300명을 덜 뽑았다. 대신 20대 후반부터 40대 중반을 타겟으로 하는 비학위 과정은 적극 확대하고 있다. 주목할만한 건 폴리텍 신입생 자원 분석을 해봤더니, 고3 졸업예정자의 비율이 절반에 불과하다.
울산 캠퍼스의 경우 유턴학생 비율이 80%에 달한다. 고교 방문 입시설명회가 무의미해지고 있다.
유턴의 이유는 대학 졸업 간판이 아니라 취업을 위한 실용 기술에 대한 필요성 때문이다.

■ 조재희 이사장 약력 △1959년 출생 △부산 배정고 △고려대 정치외교학 학사 △고려대 비교정치학 석사 △고려대학교 노동정치학 박사 △영국 옥스포드대학교 켈로그칼리지 포스트닥 연구원 △대통령비서실 국정과제비서관 △정보통신윤리위원회 상임위원 △고려대 노동대학원 연구교수 △정책기획위원회 위원 △학교법인 한국폴리텍 이사장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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