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車업계, 러-우크라 사태로 불확실성↑…"현대·기아 4400억 손실 가능성"(종합)

뉴시스

입력 2022.03.07 19:00

수정 2022.03.07 19:00

기사내용 요약
한국자동차산업협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면전 발생 추정
현대차·기아 도매판매 환산..현대차 6만2000·기아 7만대 차질
[키이우=AP/뉴시스] 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서쪽 이르핀 마을에서 주택이 러시아의 포격으로 불에 타고 있다. 2022.03.05.
[키이우=AP/뉴시스] 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서쪽 이르핀 마을에서 주택이 러시아의 포격으로 불에 타고 있다. 2022.03.05.
[서울=뉴시스] 박주연 기자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내 자동차업계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러시아향 완성차 수출이 대부분 중단된 가운데 러시아 경제 제재와 경기 둔화로 현대차 러시아 생산법인과 기아 러시아 판매법인의 실적이 손익분기점 수준으로 떨어지면 4400억원 수준의 순손실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면전이 발생하면 러시아 자동차 수요가 전년 동기 대비 29%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현대차증권은 이를 현대차·기아의 올해 도매판매 목표로 단순 환산할 경우 현대차 6만2000대, 기아 7만대의 판매 차질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러시아에서 기아 20만5801대, 현대차 17만1811대를 판매해 현지 시장 2위와 3위를 각각 차지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반도체 공급 차질로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이 멈춰섰고, 물류대란이 심각해지며 이달 생산 재개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현대차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은 연산 23만대 규모로, 투싼과 펠리세이드, 기아 스포티지 등을 생산, 러시아 현지에 공급해왔다. 하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물류대란이 본격화하며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은 부품수급에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대차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은 1~5일 공장가동을 멈추고 러시아 연휴인 6~8일이 지난 후 9일부터 공장을 재가동할 예정이었지만, 부품수급 차질로 재가동 시점을 정하지 못하고 있다.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 측은 재가동 일정이 정해지면 공지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가동시점이 다음달이 될 지, 그 다음 달이 될 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주요 선사들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러시아 보이콧'을 선언하며 바닷길을 끊었다. 이에 따라 이달 내 현대차 러시아 공장의 정상 가동이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현대차증권 장문수 연구원은 7일 "루블화 약세로 인한 평균판매단가 하락, 환손실, 현지 수요 감소로 인한 판매대수 감소 등으로 러시아 현지 현대차 생산법인과 현대차·기아 판매법인의 손실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장 연구원은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기준 현대차 러시아 생산법인·기아 러시아 판매법인의 순손익은 각각 930억원(이익률 3.3%), 1000억원(이익률 2.8%)이며, 지난해 3분기 누적기준 수익성은 5~6%대로 회복됐다"며 "올해 이들 법인에 손익분기 수준의 이익 급감이 발생할 경우 현대차 1800억원, 기아 2600억원 당기순손실 차질 영향이 발생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3분기 러시아에서 엔진공장 가동을 시작한 현대위아 역시 자동차 부품 손익 부담이 우려된다.

장 연구원은 "러시아-우크라이나 발 불안은 현지 법인과 판매 점유율이 높은 국내 완성차에 부정적인 이슈"라며 "다만 주요 시장이 주도하는 판매단가 상승 흐름이 상반기 실적 방어 요인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자동차·부품·타이어업계의 대(對) 러시아 완성차 수출 역시 차질을 빚고 있다.


현대코퍼레이션은 매년 수백대의 국내 완성차를 러시아로 수출해왔지만 해상물류 차질 등의 문제로 신규거래를 중단한 상태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현지 정세가 불안해지면서 리스크를 줄이는 방향으로 사업이 추진됐다"며 "대금 지금 불확실성 등이 커지며 현재는 수출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차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이 멈춰서며 해당 공장에 부품·타이어 등을 수출해온 협력사들의 연쇄 타격도 불가피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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