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반도체·배터리 공급망 직격탄… 원자재 확보 초비상 [원자재 쇼크 산업계 강타]

구자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3.08 18:20

수정 2022.03.08 18:20

철강사, 제품값 줄줄이 인상
정유사, 석유류 수요위축 우려
석화·항공사, 영업손실 급증
반도체·배터리 공급망 직격탄… 원자재 확보 초비상 [원자재 쇼크 산업계 강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2주째 접어들면서 국내 기업들이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다. 국제 사회의 대러시아 제재와 지정학적 리스크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국내 배터리, 철강, 석유화학, 항공업체 등 피해가 산업계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원자재 수급 불안에 기업들 골머리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배터리·반도체 업계는 원자재 수급 불안으로 직격탄을 맞고 있다.

우선 배터리 원자재 광물인 니켈의 t당 가격은 이날 기준 4만2995달러로 전날보다 44.28% 상승했다. 전주 평균보다 57.73% 오른 수치다. 배터리팩 핵심 소재인 알루미늄 가격은 7일 기준 t당 3984.5달러에 달했다.
알루미늄은 가격 연동도 되지 않는 소재다. 또 지난해 국내 희귀가스 수입량 가운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크립톤이 48%(우크라이나 31%·러시아 17%), 네온이 28%(우크라이나 23%·러시아 5%) 수준이었다. 이에 국내 반도체 기업들은 현재 네온, 크립톤 재고 확보에 나서고 있다.

철광석 가격, 제철용 유연탄, 아연 같은 원자재 가격도 급등하면서 철강업체들은 국내 주요 철강제품 가격을 올리고 있다. 포스코강판과 동국제강은 이달 1일부터 냉연도금 전 제품 가격을 t당 5만원 인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제철도 3월 출고분부터 강관 전 제품 공급단가를 t당 10만원 올렸다. 이는 향후 조선 후판, 자동차 강판을 비롯해 건자재 가격 인상에까지 영향을 미쳐 산업 전반의 부담을 가중시킬 여지가 크다. 아울러 최근 러시아는 한국을 미국, 영국, 호주, 일본, 유럽연합(EU) 회원국 등과 함께 비우호국가로 지정했다. 비우호국가 목록에 포함된 국가들에는 외교적 제한을 포함한 각종 제재가 취해질 것으로 예상돼 원자재 수급이 더 어려워질 가능성도 있다.

■유가 상승에 석화·항공업계 직격탄

러시아는 주요 원유생산국이자 세계 1위의 천연가스 수출국이다.

이로 인해 국제유가는 배럴당 120달러 선에 이르면서 전 업종에 걸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정유업계는 단기적인 유가상승으로 재고 이익이 늘어날 수 있지만 고유가 상황이 길어지면 석유제품 수요위축으로 이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국내 화학업계도 비상이다. 플라스틱과 섬유 등 각종 화학제품의 기초원료로 쓰이는 나프타 가격이 급등했기 때문이다. 7일 나프타 가격은 t당 1023달러로 1주일 만에 12.34% 상승했다. 게다가 지난해 나프타 수입량의 약 24%가 러시아산이었던 만큼 당장 대체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황규원, 윤용한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NCC 설비 1t당 영업손익 규모가 3월 초 147달러 손실로 적자폭이 크게 확대됐다"며 "나프타 가격은 급등한 반면 러시아 수출 통제로 공급망 불안과 수요둔화 우려로 자동차·IT·의류용 석화제품 구매 수요는 오히려 후퇴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항공업계도 항공유가 갈수록 올라 부담이 커지고 있다.
항공유 가격은 8일 배럴당 117달러를 돌파했다. 일반적으로 유류비는 항공사 운영비에서 20~30%를 차지한다.
대한항공은 유가가 배럴당 1달러 오르면 약 3000만달러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한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최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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