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미국/중남미

우크라 전쟁에 미-베네수 관계 개선?…마두로, 수감 미국인 석방

뉴스1

입력 2022.03.09 15:17

수정 2022.03.09 15:17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2020년 5월 4일 기드온 사건과 관련해 발언하는 모습. © 로이터=뉴스1 © News1 최서윤 기자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2020년 5월 4일 기드온 사건과 관련해 발언하는 모습. © 로이터=뉴스1 © News1 최서윤 기자

(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 = 미국의 최고위급 외교관 2명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만난 지 불과 며칠만에 2명의 미국인들이 8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에서 석방됐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석방된 이들은 베네수엘라 국영석유회사(PDVSA)의 미국 자회사인 시트고(CITGO)의 임원 구스타보 카르데나스와 쿠바계 미국인 호르헤 알베르토 페르난데스다.

카르데나스를 포함해 시트고 임직원 6명은 돈세탁 등의 부패 혐의로 2017년에 수감됐다.

미국 정부는 수감 직후부터 줄기차게 이들의 석방을 요구해왔고,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지난해 10월 이들이 "정치적 수단"으로 붙잡혀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날 헤수스 로레토 변호사는 카르데나스의 석방을 확인했다면서 "다른 5명은 여전히 수감돼 있다"고 말했다.



페르난데스는 콜롬비아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타치라 주에서 테러 혐의로 체포됐다.

'인권 및 민주주의를 위한 NGO 연합'은 트위커를 통해 페르난데스의 석방을 확인했다면서 그는 "단순히 드론을 날렸는데 테러리스트로 체포돼 수감돼 있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4일 후안 곤잘레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선임국장과 제임스 스토리 베네수엘라 주재 미국 대사는 베네수엘라 수도인 카라카스의 미라플로세스 대통령궁에서 마두로 대통령과 델리 로드리게스 부통령을 만났다

미 정부 고위 인사가 베네수엘라 측과 접촉한 것은 양국 외교 관계가 끊긴 2019년 이후 처음이다.

소식통들을 인용한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당시 회담에서 미국은 베네수엘라에 Δ자유로운 대통령 선거 보장 Δ베네수엘라 원유 산업의 광범위한 개혁 Δ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한 정부 차원의 비판을 요구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또한 베네수엘라가 '국제금융결제망 SWIFT(국제은행간통신협회·스위프트)'를 일시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제안했다.

반면 베네수엘라는 Δ원유 수출 제재의 전면적인 해제 Δ마두로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 관계자들에 대한 제재 해제 Δ미국 정유업체인 시트고에 대한 경영권 회복 등을 요구했다.

이후, 마두로 대통령은 지난 7일 국영방송을 통해 "지난 4일 밤 미국 정부 대표단이 베네수엘라에 와서 대통령궁에서 회담을 가졌다"며 "존중하면서 화기애애하고 매우 외교적인 분위기였다"며 향후 회담 의제에 합의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대표단에게 말했듯이 나는 외교와 존중, 더 나은 세계에 대한 희망을 통해 우리가 안녕과 평화를 가져다 줄 의제로 발전시킬 수 있다고 거듭 강조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젠 사키 미국 백악관 대변인은 이번 베네수엘라 방문은 에너지 안보와 현재 베네수엘라 감옥에 수감된 미국인 9명의 석방 등을 논의하기 위해서였다고 설명했다.

그가 말한 에너지 안보란 미국과 동맹국들이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금지하기 전 국제유가 상승을 막기 위해 베네수엘라에 대한 제재를 완화하고 증산을 요청한 것으로 풀이됐다.


미국은 지난 2019년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당선되자 '부정선거'를 이유로 베네수엘라산 원유 수입을 금지했다. 베네수엘라는 세계 최대 원유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다.
베네수엘라가 증산에 나설 경우 러시아산 원유 금수조치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을 제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