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진=뉴스1) 박기호 기자,조현기 기자 = 경북 울진 화재로 집을 잃고 체육관 등으로 대피한 이재민들이 9일 인근 리조트로 거처를 옮겼다.
울진국민체육센터와 친인척 집에서 대피해 있던 이재민들은 이날 오후 2시30분쯤 울진군에 있는 덕구온천리조트에 도착했다.
이재민들은 지난 4일 화재가 발생 직후부터 대피소에서 지내온 탓에 다소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 이들은 임시 숙소 앞에 급히 마련된 선별진료소에서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한 후 하나둘씩 방으로 이동했다.
소곡리에서 왔다는 박금자씨(73·여)는 "체육관 바닥보다는 나은 것 같아서 다행"이라며 "코로나 검사를 하고 왔더니 정신이 없다"고 말했다.
익명을 원한 A씨(72)는 "내 집보다는 못하지만 대피소보다는 너무 좋다"며 "배려를 해주셔서 정부와 울진군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소화2리 출신이라는 이들은 "(방이) 운동장 같이 넓다"며 "도와줘서 정말 고맙다"고 웃었다.
이재민들이 지냈던 체육센터 내에선 대한적십자사에서 마련한 재난구호 쉘터(텐트)가 설치돼 있었지만 세면 등을 하는데 불편하다고 호소해왔다.
이재민들은 거주했던 지역 내에 준비 중인 임시주택이 마련될 때까지 해당 리조트에서 지낼 예정이다.
경북도와 울진군에 따르면 리조트로 거처를 옮긴 이들은 98명이다. 이재민들을 가족 단위로 분류해 총 34개의 방이 제공됐다. 체류 비용은 모두 국비와 경북도비로 충당할 방침이다.
리조트 주변 역시 화마의 흔적이 역력했다. 인근 산책로 역시 온통 불에 탄 모습이었다. 최병안 산림청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덕구 온천 지역은 90% 정도 정리가 돼 안전하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30여명의 이재민들은 거주지나 직장과의 거리 문제로 현재의 대피소에 남기로 했다. 울진군은 이들에 대해선 원룸이나 임시주택 등을 지원하고 울진국민체육센터 대피소는 3~4일 후쯤 폐쇄할 예정이다.
한편 이재민들은 이날 오전 거주지 인근 투표소에서 투표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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