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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적거래 1300억 배달특급, 민간배달앱과 경쟁은 ‘낙제점'

장충식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3.09 09:00

수정 2022.03.09 19:18

도내 시장점유율 1%대 그쳐
타지역 공공배달 보다 좋은 성적
서울 성동구 공공배달 입찰 따내
지역 경계 넘어 사업확장 가능성
꾸준한 성장세 민간배달앱 대안
【파이낸셜뉴스 수원=장충식 기자】 경기도가 야심차게 시작한 공공배달앱 '배달특급'이 누적 거래액 1300억원을 돌파하며 의미 있는 성장을 이어가고 있지만, 민간 배달앱 시장과의 경쟁에서 낮은 점유율을 기록하면서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경기도와 도내 31개 시·군의 막대한 지원에도 불구하고 1%대에 그치고 있는 점유율로 따지면 투입한 예산에 비해 저조한 성과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반면, 전국적으로 20여개가 넘게 개발돼 운영되고 있는 공공배달앱 가운데 배달특급만큼의 성공을 거둔 정책이 없다는 점은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일부 공공배달앱이 낮은 이용자수와 저조한 주문건수로 사업 중단이 잇따르는 상황에서, 배달특급의 성공 여부가 전국 공공배달앱의 현실을 보여주는 척도가 될 수 있다.

그렇다면 과연 경기도 공공배달앱 배달특급은 성공한 것일까?

■배달특급 누적거래액 1300억 돌파

9일 경기도와 경기도주식회사에 따르면 지방정부가 개발한 공공배달앱 가운데 대표적인 경기도 배달특급은 지난 6일 기준 누적 거래액 1300억원을 돌파했다.

배달특급은 지난 2월 누적 거래액 1200억원을 넘어선 이후 한 달 만에 다시 한번 고지를 뛰어넘으며 안정적인 거래액 증가 추이를 나타내고 있다.


배달특급은 민간배달앱의 높은 수수료에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과 소비자의 상생을 위해 1% 수수료를 내세우며 지난 2020년 12월 서비스를 시작한 디지털 공공플랫폼이다.

현재까지 총 회원 71만명, 가맹점 4만9000여 개를 유치하면서 성남시를 제외한 경기도 내 30개 시·군으로 서비스를 확장하는 데 성공했다.

특히 지난 2월 말에는 서울특별시 성동구에서 추진 중인 '성동형 공공배달앱 운영' 입찰에 참여해 최종 낙찰자로 선정되면서 지역 경계를 넘어 다른 시·군·구 확장을 시작했다.

■민간시장 점유율 1%, 경기도 내에서는 10% 추정

하지만 이같은 성장에도 불구하고 배달특급의 점유율은 민간시장에서 1% 대에 머물고 있다. 경기도주식회사가 지난해 1월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배달특급은 전체 배달앱 시장 점유율 1%를 기록했다.

지난해 국내 배달음식 시장 규모가 약 23조원으로 추정되고, 1위 민간배달앱 매출이 1조을 넘기는 상황에서 배달특급의 성과가 대단해 보일리 없다.

또 2020년부터 올해까지 투입된 238억원의 막대한 예산도 배달특급의 효과를 초라하게 보이게 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반면 자체 조사한 지역내 점유율은 10%대로, 화성시와 수원시, 용인시 등에서 점유율을 넓혀 나가고 있는 것은 긍정적이다.

누적거래액 1300억원 가운데 화성시가 205억원을 기록하며 전체 매출의 1위로 첫 200억원대 누적 매출을 달성했다.

이어 수원시 147억원, 용인시 135억원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공공배달앱 활용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특히 양평군의 경우 경기도주식회사의 자체 표본조사를 실시한 결과, 민간배달앱을 제치고 시장에서 두 번째로 높은 약 30% 점유율을 보이는 등 의미 있는 성과도 이어지고 있다.

■전국 22개 공공배달앱 운영 중

이런 가운데 전국에서 운영 중인 공공배달앱은 지난해 8월 기준으로 22곳 달할 정도로 보편화 됐지만, 의미 있는 성과를 내고 있는 곳은 2~3곳에 불과하다.

여기에 지난해 서비스를 시작한 대전 '부르심'과 여수 '씽씽여수'는 1년도 지나지 않아 서비스를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르심'은 대전시에서 함께 운영되던 공공배달앱 '휘파람'과 통합됐고, '씽씽여수'는 서비스 종료 후 운영사를 바꿔 같은 이름으로 재오픈했다.


서울과 천안시의 '띵동' 서비스를 중단했고, 천안시 '배달이지'는 올해 1월 사업을 중단하는 등 저조한 이용자와 낮은 주문건수로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민간시장에서 경쟁력이 떨어져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받고 예산에 의존해야 한다는 점은 모든 공공배달앱이 가진 한계"라며 "지역화폐 사용과 지원 예산 없이는 활용도가 더 낮아질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경기도주식회사 측은 "공공배달앱은 민간배달앱을 앞서기 위한 것이 아니라 불균형 시장에서 대안제 역할을 하기 위해 탄생했다"며 "아직 업계 선두주자인 민간배달앱들에 비해 낮은 성과이긴 하지만 공공배달앱이 꾸준한 성장과 거래를 기록하는 것은 그만큼 공공배달앱이 민간배달앱의 대안제로 자리잡고 성장하고 있는 증거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jjang@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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