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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기술장벽 뚫은 K바이오, 1조 면역증강제 시장 '도전장'

강중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3.10 18:06

수정 2022.03.10 18:06

백신시장 따라 매년 9%씩 성장
2027년 시장규모 1조2000억
일부 글로벌 기업이 시장 독점
높은 수익성에 성장 가능성 커
국내 연구소들 기술개발 속도
글로벌 기술장벽 뚫은 K바이오, 1조 면역증강제 시장 '도전장'
안전성이 뛰어난 재조합 단백질 백신인 '노바백스 백신' 접종이 국내에서 시작되면서 재조합 단백질의 효과를 높여주는 면역증강제(어주번트)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면역증강제는 면역반응을 유도하는 면역원성을 높여주는 물질이다. 백신의 효과를 높이는 것은 물론 면역에 필요한 항원량을 줄여 같은 양의 항원으로도 더 많은 백신을 생산할 수 있게 한다. 코로나19이후 백신 시장이 커지면서 면역증강제 관련 시장도 역시 함께 성장하고 있다. 다만 높은 기술장벽으로 현재까지는 글로벌 기업들이 시장을 차지하고 있지만 최근 국내 기업들도 속속 기술개발에 나서 시장으로 뛰어들고 있다.

■면역증강제, 5년내 시장규모 1조

10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세계 백신 시장 규모는 2018년 364억 달러(약 43조원)에서 연평균 11% 성장해 오는 2028년에는 1035억달러(약 123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면역증강제 시장 역시 2020년 5억6800만달러(약 6795억원)에서 2027년에는 10억 달러(약 1조2000억원)로 연 평균 9.1%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면역증강제는 기술적 장벽이 높아 소수의 글로벌 기업이 과점해 수익성이 높다. 실제 다이나백스는 면역증강제 'CpG 1018' 하나로 지난해 3·4분기에만 약 1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국내 기업들이 면역증강제에 주목하는 또 다른 이유는 한 번 개발하면 다양한 백신에 활용할 수 있는 폭넓은 확장성이다. 재조합 단백질 백신에서 항원만 바꾸면 다양한 적응증에 사용할 수 있어 수익성을 더 높일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면역증강제 기술은 일종의 플랫폼 기술로, 한 번 개발하면 지속적으로 파이프라인을 개발할 수 있어 그만큼 상업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면서 "특히 최근에는 신변종 감염질환의 출몰이 잦아지는 만큼, 백신에 필요한 면역증강제에 대한 수요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K-바이오, 자체개발로 시장공략

국내기업들도 면역증강제 시장의 성장 가능성과 수익성에 주목해 개발에 나서거나 확보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개발로 확보한 면역증강제 기술을 백신개발 기업에 기술이전하고, 자체적으로도 면역증강제 기술을 활용한 백신을 개발하는데 역량을 모으고 있다.

차바이오텍 계열사인 차백신연구소의 경우 선천성 면역반응을 유도하는 TLR 2/3 리간드(ligand)를 활용한 면역증강제인 엘-팜포와 이를 리포좀 제형으로 만든 리포-팜을 독자 개발했다.

회사 관계자는 "이 면역증강제는 이미 상용화된 면역증강제보다 우수한 면역원성을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차백신연구소는 지난해 3월 항암 백신 개발사인 애스톤사이언스사에 약 2000억원 규모의 기술이전을 진행했다. 기술이전 전 단계인 물질이전계약(MTA)를 맺고 협상 중인 기업도 20여 곳에 달한다.

유바이오로직스도 지난 2017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으로부터 면역증강제 'EcML' 기술이전을 받았다. 이 기업은 EcML 기술을 2021년 미국의 어쥬번스 테크놀로지에 면역증강제를 공급하기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등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또 코로나19 백신인 '유코백-19'를 비롯해 인유두종바이러스(HPV) 백신 등도 개발하고 있다.


큐라티스도 면역증강제 'GLA-SE'를 자체 개발했다. 또 면역증강제를 활용한 결핵백신 'QTP101'에 대한 2b/3상을 식약처에 신청해 2025년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제넥신은 자체 개발한 면역증강제 'GX-17'을 면역항암제에 사용하고 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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