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 ‘찬성’ 국민·하나·우리 ‘보류’
우체국 차세대 시스템 도입 맞춰
가을께 신한 먼저 시범운영할 듯
국내 4대 은행과 우체국간 지점 공동 사용과 관련해 은행들끼리도 서로 온도차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우체국 차세대 시스템 도입 맞춰
가을께 신한 먼저 시범운영할 듯
신한은행은 적극적으로 나서는 한편 KB국민은행과 하나은행, 우리은행 등 나머지 은행들은 시간을 두고 지켜보자는 입장이다.
다만 금융위원회가 적극 나서면서 신한은행이라도 시범적으로 업무 제휴를 추진하고 다른 은행들도 합류하는 방향으로 유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우체국 업무제휴 태스크포스는 전국단위에서 협력을 하기로 기본 방향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 복수위 관계자들은 "여러가지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했지만 우체국의 입장을 최대한 반영한 전국단위 협력으로 거의 결정됐다"고 전했다.
금융위원회, 우정사업본부, 은행연합회, 4대 은행(KB국민, 신한, 하나, 우리은행) 담당자들이 회의체를 구성해 입출금 송금 등 은행 업무를 우체국에 위탁하는 것을 논의했다. 당시 핵심 쟁점은 우체국과 시중은행들의 공동점포 운영, 협력 범위 등이었다. 공동점포는 시중 은행 직원들이 우체국 지점에 파견돼 업무를 처리하는 형태다. 그러나 실효성이 없다고 정리됐다. 시중은행들과 우체국은 도시 지역 이외에서의 협력과 전국단위 협력으로 의견이 갈렸다. 시중은행들은 도시 지역 이외에서만 협력을 원했고 우체국은 반대 입장이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아직도 전국적인 협력에 대해서는 부정적이지만 금융당국 등은 전국 협력에 대한 의견이 강한 편"이라며 "우체국도 수수료 수익이 하락하고 있어 전국적인 협력에서 물러서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시중은행 중에서는 신한은행이 전국적인 협력에 가장 적극적인 입장이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신한은행은 지난해 하반기 서울과 지방의 지점 폐쇄 등으로 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심했다"며 "이런 부담 때문에 우체국과의 전국적인 협력을 유일하게 찬성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최근 의견 조율을 통해 신한은행뿐 아니라 4대 은행이 우체국과 전국적인 협력을 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다만 도입 시점이 관건으로 떠올랐다. 우체국의 차세대 시스템 도입이 관건이다. 우체국은 이달부터 6개월 일정으로 대대적인 전산 시스템을 개편한다. 금융당국과 우체국은 차세대 시스템 도입과 연동해 신한은행이라도 우선적 시범적으로 운영하자는 입장이다. 신한은행 역시 적극적인 의지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나머지 은행들은 우체국의 시스템이 안정된 후 협력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신한은행을 제외하고 나머지 은행들은 여전히 미온적이 입장"이라며 "우선 우체국의 차세대 시스템이 안정적으로 도입되고 신한은행이 협력하는 것을 지켜 본 후 우체국과 협력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고객의 불편함을 없애기 위해 적극적인 의지를 갖고 있다"고 전했다.
pride@fnnews.com 이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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