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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유가상승, 기대인플레 높였다...상승폭 크고 길수록 심화"

연지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3.13 12:00

수정 2022.03.13 12:00

한은 해외경제포커스, '국제유가 상승이 주요국 기대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 분석
한은 "유가상승, 기대인플레 높였다...상승폭 크고 길수록 심화"


한은 "유가상승, 기대인플레 높였다...상승폭 크고 길수록 심화"


[파이낸셜뉴스]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국제유가 상승이 지속되면서 미래 물가인 기대인플레이션도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가 상승폭이 크고 상승기간이 길수록 기대인플레이션 상승은 커졌다. 이는 추가적인 인플레이션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13일 한국은행이 공개한 '국제유가 상승이 주요국 기대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 분석에 따르면 국제유가 상승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유가충격이 발생하면 1~2분기 정도의 시차를 두고 기대인플레이션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분석됐다.
앞서 국제유가는 지난해 글로벌 경기회복과 공급차질로 크게 상승한 데 이어 올해는 우크라이나 사태가 가세하면서 가파르게 올랐다. 브렌트유 기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2월 24일 배럴당 100달러를 넘었고, 3월8일에는 130달러대까지 상승했다. 이는 에너지를 중심으로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을 높이고 기타 품목 물가상승으로 확산됐다. 실제 1월중 미국과 유로지역의 소비자물가는 각각 전년동월대비 7.5%, 5.1% 상승했다. 미국의 경우 1982년 2월 이후 40년만에 최대였고, 유럽은 통계를 작성한 1997년 이래 역대최대치다. 우리나라 역시 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7%로 상승한 상태다.

이 같은 인플레이션이 다시 기대 인플레이션 상승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향후 1년인 단기 기대인플레이션율은 미국이 1월중 4.9%를 기록했다. 2008년 2·4분기 이후 최고치다. 유로지역도 7.0%로 나타났는데 이 역시 2008년 3·4분기 이후 최고치라는 설명이다. 우리나라도 2월중 기대인플레이션이 2.7%를 기록해 한국은행 물가안정목표(2%)를 상회했다.

기대인플레이션 변동요인은 팬데믹 이후에는 경기순환요인이 대부분이었지만 과거 유가급등기와 같이 에너지 가격요인도 점차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유가가 단기간에 급등했던 2008년과 2011년에도 에너지가격이 기대인플레이션 상승의 주된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특히 유가 수준이 높고 유가상승 충격이 지속적일수록 기대인플레이션이 미치는 영향은 크게 나타났다. 유가가 30달러 이하인 경우 기대인플레이션율에 대한 영향이 크지 않았지만 그 이상인 경우는 유가수준이 높을수록 기대인플레이션율이 크게 반응했다.
최대반응 기준으로 유가가 120달러 이상인 경우 유가가 10% 상승하면 기대인플레이션율은 평균적으로 미국이 0.3%p, 유로지역은 0.5%p 상승했다. 또 유가상승충격이 4분기간 동안 지속될 경우 유가가 10% 상승하면 기대인플레이션율이 미국은 0.4%p, 유로지역은 0.6%p 각각 상승했다.


한은 국제종합팀은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국제유가 상승은 기대인플레이션 상승으로 이어져 추가적인 인플레이션 상방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며 "주요국의 기대인플레이션이 안착되지 못할 경우 기업의 가격결정, 노동자의 임금협상 등을 통해 글로벌 물가오름세가 더욱 광범위하게 확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jiany@fnnews.com 연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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