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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파운드리, 성숙공정 시설투자 확대…TSMC 추격 속도

장민권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3.13 18:03

수정 2022.03.13 20:38

반도체 공급난에 이미지센서 등
성숙 공정 생산라인 증설 검토
신규 고객사·수익성 확대 나서
초미세 공정도 계획대로 추진
상반기 GAA 적용 3나노 양산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가 올해부터 파운드리사업 중 성숙(레거시)공정 생산능력(캐파) 확대를 위한 시설투자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반도체 공급난 장기화로 수요가 커지고 있는 이미지센서(CIS) 등 성숙공정 생산 규모를 늘려 신규 고객사를 확보하고, 수익성을 제고하기 위해서다. 또 3나노미터(1nm=10억분의 1m) 이하 초미세공정도 상반기부터 계획대로 양산하는 등 선단·성숙공정 기술 경쟁력을 끌어올려 시장 영향력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13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021년도 사업보고서에서 "레거시공정은 지속적인 수요 강세가 전망됨에 따라 중장기적으로 캐파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시장상황에 맞춰 전체 공정의 수요와 공급을 고려한 가격 정책과 제품 경쟁력 강화를 추진 중이며, 적기 투자를 통한 신규 팹(공장) 확대도 면밀히 검토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공개한 분기·반기·사업보고서에서 성숙공정 캐파 확대를 위한 생산라인 증설 가능성을 명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전자는 매년 파운드리 등 시스템반도체 부문에 투자를 늘려가는 가운데 올해 성숙공정 시설투자를 확대할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해 삼성전자의 시설투자 규모는 전년 대비 25.3% 증가한 역대 최대 48조2200억원을 기록했다.

구공정을 개량해 성능 및 원가경쟁력을 높인 파생공정 기술도 계속 도입한다. 지난해 10월 삼성전자는 기존 평면 구조의 28나노 공정에서 만들던 이미지센서, 모바일디스플레이구동칩(DDI) 등의 제품을 핀펫(FinFET) 기반 17나노 신공정을 적용해 생산 효율을 높이겠다고 발표했다. 최시영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장(사장)은 "대규모 투자를 통해 생산 역량을 확대하고, 첨단 미세공정 뿐 아니라 기존 공정에서도 차별화된 기술 혁신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성숙공정 대신 선단공정 개발·양산 능력을 키우는데 주력했다. 하지만 반도체 호황에 성숙공정 시장이 전례없이 커지자 관련 투자를 늘려 수요 확대에 적극 대응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신규 고객사 확보를 통해 안정적 수익 창출을 모색할 전망이다.

파운드리 업계 1위 대만 TSMC의 경우 2021년 연간 매출액 중 16나노 이상 성숙공정 비중은 50%에 달했다. TSMC와 삼성전자 시장 점유율은 선단공정으로 분류되는 10나노 이하에서 6대 4 수준이지만, 지난해 3·4분기 기준으로 전체 공정 매출 점유율 격차는 36%포인트에 달한다.

양사의 성숙공정 매출 차이가 더 크다는 의미다. 삼성전자는 오는 2026년까지 파운드리 고객사를 300개까지 확보하는 한편, 생산량도 2017년 대비 3배 가량 늘릴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수율(생산품 대비 양품 비율) 확보 어려움에도 3나노 이하 선단공정 양산을 차질없이 추진하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기술을 적용한 세계 최초 3나노 공정은 올해 상반기, 3세대 GAA 기술을 적용한 2나노 공정은 2025년 양산한다.
삼성전자는 "2021년 4·4분기 4나노 제품 양산을 통해 (TSMC와) 기술 격차를 축소해 나가고 있다"면서 "해외 거래선 확보 및 고성능컴퓨팅(HPC), 오토모티브 등 고성장 시장 대응력 강화를 통해 사업 기회를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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