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머리 90도로 꺾인 채 산 소녀, 13년 만에 제자리로 돌아왔다

뉴스1

입력 2022.03.14 11:53

수정 2022.03.14 11:53

목이 90도로 꺾인 아프신 굴. (인스타그램 갈무리) © 뉴스1
목이 90도로 꺾인 아프신 굴. (인스타그램 갈무리) © 뉴스1


수술 후 아프신은 크리슈난 박사(왼쪽), 오빠 야쿠브(오른쪽)와 기념 사진을 촬영했다. (인스타그램 갈무리) © 뉴스1
수술 후 아프신은 크리슈난 박사(왼쪽), 오빠 야쿠브(오른쪽)와 기념 사진을 촬영했다. (인스타그램 갈무리) © 뉴스1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파키스탄의 한 소녀가 머리가 90도로 꺾인 채 13년을 살아오다가 마침내 수술로 목을 바로 세우는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다.

지난 12일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파키스탄의 아프신 굴(13)은 최근 목을 곧게 펴는 수술을 받았다.

뇌성마비를 앓고 있는 아프신은 생후 8개월밖에 되지 않았을 때 걸음마를 하다가 넘어졌다. 이때 목이 90도로 꺾였지만, 그의 부모는 저절로 좋아질 것으로 생각해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그러나 목의 상태는 점점 악화해 곧게 펴지지 않았다. 이에 부모는 아프신을 지역 신앙 치료사에게 데려갔지만 아무런 도움을 받지 못했다.

이후 아프신의 소식은 지난 2016년 한 온라인 뉴스를 통해 소개됐고, 그가 수술을 받을 수 있도록 기금 모금이 시작됐다. 아프신을 위한 기금은 무려 2만6000파운드(약 4200만원)가 모였다.

이에 따라 아프신은 델리에 있는 한 병원에서 수술을 받을 수 있게 됐다. 당시 수술을 맡은 의사는 "아프신의 생존 확률은 50%"라고 전했다.

그러자 아프신의 큰오빠 야쿠브는 동생과 비슷한 상태의 소년을 성공적으로 수술했던 크리슈난 박사에게 직접 연락해 도움을 청했다. 그러나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아프신의 수술은 계속 연기됐다.

아프신은 수술을 위해 오빠와 함께 4개월 동안 델리에 머물렀다. 마침내 지난해 12월 초부터 치료가 시작됐다. 처음에는 아프신의 목을 곱게 세우기 위한 시도가 계속됐고 매주 검진을 받았다.

다행히 목이 살짝 펴져서 수술할 수 있게 됐다. 이윽고 지난 2월 28일 6시간의 수술 끝에 아프신의 목은 곧게 펴졌다. 수술 3일 후에는 아프신이 걸을 수 있게 됐고, 목을 곧게 편 덕인지 목소리도 커졌다. 다만 여전히 얼굴과 목 부분에 보조 장치를 붙인 채 생활해야 한다.

크리슈난 박사는 "아프신이 수술받지 않았더라면 얼마 살지 못하고 사망했을 것"이라며 "이번 수술은 내 경력에서 가장 어려웠던 경우였다.
하지만 아프신은 너무 오래 방치돼있었고, 나는 그를 도와주려 노력했다"고 밝혔다.

이어 "뇌성마비로 인한 뇌 손상 때문에 사지 기능은 개선되지 않았으나, 이젠 아프신이 세상을 똑바로 볼 수 있게 됐다"며 "뇌도 머리 중앙에 위치를 잡게 되면서 능력이 향상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곧 파키스탄으로 돌아가는 아프신은 "새로운 삶을 살게 해준 크리슈난 박사님께 감사하다"고 인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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