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 = 러시아의 침공으로 발발한 우크라이나 전쟁이 4주차로 접어들면서 휴전합의와 확전의 갈림길에 섰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달 24일 공격을 개시한 러시아로선 병참 문제 등으로 지금 같은 전쟁을 지속하기엔 한계에 직면, 전략 수정이나 출구 모색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필사의 저항으로 러시아군을 막아내온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요구하는 '비무장화'와 '비나치화'의 궁극적 의미인 중립국화, 즉 반러 전선인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미가입 의사를 시사하고 나섰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침공을 강행하기 직전까지 서방에 요구한 '법적 구속력 있는 안전보장'의 큰 틀 중 하나가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불허였던 만큼, 중립국화는 전쟁을 종식하고 동유럽 평화에 도움이 될 '핵심 키'로 꼽힌다.
이에 이날 재개될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정부 대표단 간 4차 휴전협상 결과에 국제사회가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16일 세계의 관심은 이날 재개될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정부 대표단 간 4차 휴전협상 세 번째 대화에 집중될 전망이다.
양측 대표단은 지난달 28일 개전 나흘 만에 휴전협상을 개시, 이달 3일과 7일에 이어 14일부터 4차 협상을 진행 중이다.
지난달 28일 시작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휴전협상은 지난 14일 4번째 대화로 접어들었다. 직접 대면해 당일 끝났던 앞서 세 차례 협상과 달리, 화상으로 진행 중이다.
앞선 세 차례 협상에서는 민간인 대피를 위한 인도주의 통로 제공 외에는 실질적인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이후 일부 지역에서 극히 소수 인원에 한해 대피가 이뤄지기도 했다.
특히 4차 협상은 첫날 2시간, 둘째날 6시간 열린 끝에 이날(16일) 재개될 예정으로, 우크라 측은 연이은 중단 배경을 '기술적 이유'로 들고 있지만, 협상이 길어지는 만큼 전향적 합의에 근접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러시아는 4차 협상이 개시되기 직전인 지난 13일 오전 우크라이나 서부 르비우 군사기지를 공격, 위협 수위를 높였다. 피격 지역은 나토 영토 폴란드와 불과 16km 거리에 위치해 있으며, 전쟁 발발 직전까지 미군이 우크라군에게 나토 무기 사용법 등을 훈련하던 장소이자, 현재는 국제의용군 집결지로 쓰이고 있다.
자신만만하게 공격을 개시하긴 했지만, 지난 3주간의 전황은 러시아에 그리 우호적이지 않았다. 서방 당국은 수도 키이우 점령과 우크라 지도부 축출이란 초기 목적 달성에 실패한 러시아가, 주요 거점 도시 함락까지 쉽사리 이루지 못한 채 전쟁 물자가 고갈되기 시작하자, 용병을 투입해 민간시설과 우크라 경제 기반시설을 무차별적으로 파괴하는 '불균형적 공격'에 나설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으로선 무차별 파괴 작전을 지속하느냐, 출구를 모색하느냐 갈림길에 선 것이다. 여기엔 중국 등 외부 변수도 있다. 중국과 러시아 정부는 부인하지만, 미국 정보당국은 최근 러시아가 중국에 전략물자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미묘한 입장 변화도 감지된다. 4차 협상 첫 대화 직후인 지난 14일만 해도 러시아군을 향해 투항을 권유했던 젤렌스키 대통령은, 두 번째 대화 직후인 지난 15일에는 영국 합동원정군 정상회의에 화상으로 참석해 나토 가입을 단념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나토 회원이 되지 못할 거라는 걸 이해한다"며 "서방과는 새로운 형태의 상호작용이 필요하다"고 말했는데, 이를 두고 외신에서는 '외교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발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추구가 개헌을 통한 헌법 명기까지 나아가며 적극 부각된 건 2019년 젤렌스키 대통령 취임 이후부터다.
휴전협상에서 우크라이나 정부의 목표는 즉각적인 휴전과 러군의 철수인 반면, 러시아 측의 목표는 우크라이나의 비무장과 '비나치화'다. 비무장은 결국 우크라이나가 중립국이 되는 것, 즉 미국과 유럽의 반러 전선인 나토에 가입하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중동 유력 매체 알자지라는 각 전문가들을 인용, "우크라이나가 중립으로 남고 나토에 가입하지 않는 게 지역 안보엔 더 도움이 된다"고 관측했다.
포티우스 무스타키스 영국 플리머스대 교수는 알자지라 인터뷰에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완전히 점령할 의지도 능력도 없고, 자국 전략 이익에 필수로 간주되는 것을 보장하려는 것"이라면서 "중립이 현재 위기를 해결할 '만병통치약'"이라고 주장했다.
캐서린 라이트 뉴캐슬대 교수는 "중립국 우크라이나가 현재의 분쟁을 평화적으로 해결하고 러시아의 침략을 종식시키는 열쇠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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