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동일본 대지진 때처럼 흔들렸다" 日강진에 사상자 100여명

조은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3.17 12:17

수정 2022.03.17 15:34

4명 사망·107명 부상...정전·탈선 사고
후쿠시마 원전 화재 경고..."이상없다"
도쿄 등 208만호 정전..."복구 중"
지진 매커니즘 추가...동일본 대지진과는 달라
지난해 2월 지진과 닮았다
16일 11시36분 일본 후쿠시마 앞바다에서 발생한 리히터 규모 7.4의 지진으로 후쿠시마현 고리야마 지역의 자동차 매장의 유리가 산산조각 났다. AP뉴시스
16일 11시36분 일본 후쿠시마 앞바다에서 발생한 리히터 규모 7.4의 지진으로 후쿠시마현 고리야마 지역의 자동차 매장의 유리가 산산조각 났다. AP뉴시스
【도쿄=조은효 특파원】 "동일본 대지진 수준의 흔들림이었다."
11년 전 3.11 동일본 대지진이 발생한 일본 후쿠시마현 앞바다에서 규모 7.4의 강진이 발생, 일본 열도가 한밤 공포에 휩싸였다.

일본 정부는 17일 전날 밤 11시36분에 발생한 지진(북위 37.41, 동경 141.37, 진앙 깊이 57km)으로 현재 공식집계상 4명이 숨지고, 107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일본 공영방송인 NHK는 자체 집계 결과 이날 낮 12시 기준으로 부상자가 197명이라고 보도, 향후 일본 정부의 사상자 집계치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사망 4명, 부상자 107명...정전·탈선 사태
이번 지진은 밤 11시34분 규모 6.1, 진도 6강(强)의 지진을 시작으로, 2분 뒤 11시36분 규모 7.4, 진도 6강의 지진으로 이어졌다. 진도 6강에서는 기어서 이동해야 할 정도로 흔들림이 세고, 가구가 쓰러지거나 건물 외벽이 파손되는 등의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17일 일본 미야기현 센다이시의 한 편의점 내부 모습. 전날 밤 지진으로 물건들이 바닥에 떨어져 있다. 로이터 뉴스1
17일 일본 미야기현 센다이시의 한 편의점 내부 모습. 전날 밤 지진으로 물건들이 바닥에 떨어져 있다. 로이터 뉴스1
이번 지진으로 도쿄에서도 진도 4의 흔들림과 관측됐다. 도쿄 미나토구를 비롯해 총 208만 가구에서 정전이 발생, 일부 지역에서는 이날 오전까지도 복구 작업이 끝나지 않았다.

미야기현과 후쿠시마현에 예상 파도 높이 1m의 쓰나미(지진해일) 주의보가 발령됐다가 이날 오전 5시께 해제됐다. 이 지역에 쓰나미 주의보가 발령된 것은 작년 3월 20일 미야기현 앞바다에서 규모 6.9의 지진이 발생한 이후 약 1년 만이다.

진도 6강이 관측된 후쿠시마현 소마시 등 인근 지역 주민들은 대피소에서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 부인과 함께 대피소를 찾은 한 남성(77)은 지지통신에 "격렬한 흔들림이 동일본 대지진 때와 같은 정도"라고 했다.

16일 밤 규모 7.4의 강진이 발생한 후쿠시마현 지역의 한 아파트 내부 모습. AP뉴시스
16일 밤 규모 7.4의 강진이 발생한 후쿠시마현 지역의 한 아파트 내부 모습. AP뉴시스
■후쿠시마 원전, 화재 경보..."이상 없다"
원전 당국도 긴장의 밤을 보냈다. 후쿠시마 제2원전 1호기와 3호기에서 사용후 핵연료 보관 수조의 냉각기능이 일시 정지됐다가 2시간만에 재가동됐으며, 동일본대지진 당시 사고가 났던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도 5호기 터빈 건물에서 화재 경보가 울렸지만, 불은 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기시다 총리는 "원전 이상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하기우다 고이치 경제산업상도 "조사 중이지만 기본적으로 괜찮다"고 말했다.

후쿠시마와 미야기현 시로이시자오우 사이를 운행하는 신칸센 열차 17량 가운데 16량이 탈선, 당분간 운행 재개가 어려운 것으로 전해졌다. 지진 발생 당시, 도쿄발 센다이행 도호쿠 신칸센에 탑승했던 한 승객은 아사히신문에 "차량이 전부 쓰러질 것 같았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지진 경보 직후, 열차가 멈춰서면서 다행히 부상자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판 내부 망가진 듯"...지진 매커니즘 추가
지진 전문가들은 이번 지진이 동일본 대지진의 여진활동과는 다른 형태의 매커니즘에서 발생했다는 분석을 제기했다. 일본 동북지방의 지진 발생 원인이 추가됐다는 의미다.

일본 기상청은 이날 새벽 기자회견에서 이번 지진은 일본 열도가 올라타있는 유라시아판(플레이트)아래쪽으로 침몰해 들어가는 태평양판 내부의 깊숙한 곳(깊이 57km)에서 발생했다며, 이는 두 판의 경계면(깊이 24km)에서 발생한 2011년 3.11 동일본 대지진과는 매커니즘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향후 더 큰 지진이 발생할지 모르지만, 동일본 대지진 사례와는 적어도 다른 상황"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동일본 대지진보다는 지난해 2월 발생한 규모 7.3(최대 진도 6강)의 지진과 닮았다는 분석을 내놨다.
당시에도 3명이 숨지고 180여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마쓰자와 토오루 도호쿠대 교수는 "이번 지진과 지난해 2월 지진 모두 같은 역단층형 플레이트 내 지진으로, 깊이도 규모도 거의 같다"면서 "지난해 2월 지진의 진원지 바로 북동쪽 판 내부가 이번에 붕괴된 것은 아닐까 생각된다"고 말했다.


도쿄대지진연구소의 고무라 타카시 교수는 마이니치신문에 "이번 진앙지는 규모 7~7.5의 지진이 40년 주기로 반복되는 지진활동 지역인데다, 동일본 대지진의 여진도 활발해 매우 빈번하게 지진이 발생하고 있다"면서 우려를 드러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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