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원전이 걱정됐다" 日후쿠시마 7.4 강진에 100여명 사상

조은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3.17 15:58

수정 2022.03.17 15:58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악몽 떠올라
쓰나미 경보...한때 원전 이상 징후도 보고
탈선, 정전, 단수 등 사고도 잇따라
17일 일본 후쿠시마현 소마시에 있는 한 건물이 지진으로 무너져 있다. 전날 밤 일본 후쿠시마현 앞바다에서 발생한 규모 7.4의 지진으로, 최소 4명이 숨지고 107명이 부상을 당했다. AP뉴시스
17일 일본 후쿠시마현 소마시에 있는 한 건물이 지진으로 무너져 있다. 전날 밤 일본 후쿠시마현 앞바다에서 발생한 규모 7.4의 지진으로, 최소 4명이 숨지고 107명이 부상을 당했다. AP뉴시스
지난 16일 일본 후쿠시마 앞바다에서 규모 7.4의 지진이 발생해 후쿠시마의 한 아파트 내부의 가구와 전기 제품들이 바닥에 흩어져 있다. AP뉴시스
지난 16일 일본 후쿠시마 앞바다에서 규모 7.4의 지진이 발생해 후쿠시마의 한 아파트 내부의 가구와 전기 제품들이 바닥에 흩어져 있다.
AP뉴시스
【도쿄=조은효 특파원】 "동일본 대지진 수준의 흔들림이었다." "원전이 걱정됐다"
11년 전 3.11 동일본 대지진이 발생한 일본 후쿠시마현 앞바다에서 규모 7.4의 강진이 발생, 일본 열도가 한밤 공포에 휩싸였다. 지진 발생 직후, 후쿠시마 제1원전과 제2원전에서 화재 경보가 울리는 등 한때 이상 징후가 보고돼, 불안감이 더욱 고조됐다.

17일 일본 소방청에 따르면 전날 밤 11시36분에 발생한 지진(북위 37.41, 동경 141.37, 진앙 깊이 57km)으로 4명이 숨지고, 107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일본 공영방송인 NHK 자체 집계(이날 오후 3시 기준)로는 부상자가 209명으로 파악되고 있어, 시간이 갈수록 일본 정부의 사상자 공식 집계치 역시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미야기현과 후쿠시마현에 예상 파도 높이 1m의 쓰나미(지진해일) 주의보가 발령됐다가 이날 오전 5시께 해제됐다. 이 지역에 쓰나미 주의보가 발령된 것은 작년 3월 20일 미야기현 앞바다에서 규모 6.9의 지진이 발생한 이후 약 1년 만이다. 진도 6강(强)이 관측된 후쿠시마현 소마시 등 인근 지역 주민들은 대피소에서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 부인과 함께 대피소를 찾은 한 남성(77)은 지지통신에 "격렬한 흔들림이 동일본 대지진 때와 같은 정도"라고 했다.

후쿠시마현과 미야기현에서 최대 진도 6강의 흔들림이 관측되면서 원전 당국도 긴장의 밤을 보냈다. 도쿄전력 측은 동일본대지진 당시 사고가 났던 후쿠시마 제1원전 5호기 터빈 건물에서 화재 경보가 울렸으나, 불은 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후쿠시마 제2원전 1호기와 3호기에서 사용후 핵연료 보관 수조의 냉각기능이 일시 정지됐다가 2시간만에 재가동됐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원전 이상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날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후쿠시마현 주민들은 "3.11 대지진이 떠올랐따. 원전이 걱정됐다" "또 같은 일이 벌어지는 것인가 생각했다"는 등 당시의 불안감을 토로했다.

열차 탈선, 정전, 단수 등의 사고도 발생했다. 도후쿠 신칸센 열차 17량 가운데 16량이 탈선, 당분간 운행이 어려운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지진 발생 당시, 도쿄발 센다이행 도호쿠 신칸센에 탑승했던 한 승객은 "차량이 전부 쓰러질 것 같았다"고 당시의 아찔했던 상황을 소개했다. 이번 지진을 도쿄 등 수도권 지역에서도 진도 4~5의 강한 흔들림이 감지됐다. 이로 인해 약 208만 가구에서 정전이 발생, 일부 지역에서는 이날 오전까지도 복구 작업이 진행됐다.

지진 전문가들은 이번 지진이 2011년 동일본 대지진과는 다른 형태의 매커니즘에서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11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여진활동을 계속하고 있는 동일본 대지진 외에 규모 7이상의 다른 형태의 지진 발생 매커니즘이 있다는 것으로, 지진의 빈도가 잦아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일본 기상청은 이날 새벽 기자회견에서 "이번 지진이 일본 열도가 올라타 있는 유라시아판(플레이트)아래쪽으로 밀려들어가는 태평양판 내부의 깊숙한 곳(깊이 57km)에서 발생했다"며, "이는 두 판의 경계면(깊이 24km)에서 발생한 2011년 3.11 동일본 대지진과는 매커니즘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동일본 대지진보다는 지난해 2월 발생한 규모 7.3(최대 진도 6강)의 지진과 닮았다는 것이다. 당시에도 3명이 숨지고 180여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도쿄대 지진연구소의 고무라 타카시 교수는 마이니치신문에 "이번 진앙지는 규모 7~7.5의 지진이 40년 주기로 반복되는 지진활동 지역인데다, 동일본 대지진의 여진도 활발해 매우 빈번하게 지진이 발생하고 있다"면서 우려를 드러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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