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전장연 “‘출근길 시위 대응 문건’ 작성 서울교통공사 규탄”

김해솔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3.18 16:39

수정 2022.03.18 17:06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가 18일 오전 서울 성동구 서울교통공사 본사 정문 앞에서 '사회적 약자와의 여론전 맞서기' 언론공작 서울교통공사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가 18일 오전 서울 성동구 서울교통공사 본사 정문 앞에서 '사회적 약자와의 여론전 맞서기' 언론공작 서울교통공사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출근길 지하철 시위 대응 문건’을 작성한 서울교통공사를 규탄하는 시위를 18일 진행했다.

전장연은 이날 오전 10시께 서울 성동구에 있는 공사 건물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회적약자에 대한 혐오와 차별을 조장하는 공사를 강력 규탄한다”고 밝혔다. 기자회견에 앞서 혜화역에서 선전전을 진행한 이들은 답십리역까지 출근길 시위를 마친 뒤 이 자리에 모였다.

앞서 서울교통공사는 지난 17일 해당 문건이 공개되면서 논란이 일자 공식사과문을 통해 “한 직원이 개인적인 생각을 정리해 사내 자유게시판에 올린 것”이라면서도 “부적절한 문건이었다”라고 밝혔다.
현재 문건을 작성한 직원은 업무 배제 상태에 있다.

'사회적 약자와의 여론전 맞서기-전장연 지하철 시위를 사례로'라는 제목의 문제의 문건에는 출근길 지하철 시위 중인 전장연을 “전략적으로 상대해야 한다”며 ‘성공적인 여론전’의 사례로 지난달 9일 한 시민이 ‘할머니 임종을 지켜야 하는데 전장연 때문에 갈 수 없다’며 항의한 것을 제시했다.

또 “공사는 전장연에 비해 여론전에 불리한 ‘실질적 약자’”라며 “약자는 선하다는 기조를 가진 기성 언론 및 장애인 전용 언론 조합과 싸워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문건 작성자는 홍보실 직원으로 명시됐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휠체어에서 내려와 땅바닥에 주저앉은 박경석 전장연 상임공동대표는 “얼마 전 한성대 역에서 승강장과 지하철 사이에 휠체어 바퀴가 끼어 이렇게 내팽개쳐졌다”며 “해당 문건에는 이를 보고 ‘고의로 열차를 지연시켰다’고 돼있는데 실제로는 많은 장애인이 그 간격 때문에 넘어지고 다친다”고 성토했다.

또 “직원 1명을 희생시켜 문제를 해결하려 하지 말라”며 “책임져야 할 사람은 공사 사장”이라고 말했다.

천성호 노들장애인야학 교장은 “공사가 조직적인 문건을 만들어 장애인들의 이동권 보장을 위한 움직임을 무력화하려 한 데에는 한국 사회가 장애인 등 약자를 바라보는 시각이 반영돼있다”고 지적했다.


박희은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공공기관이 ‘갈라치기’를 통해 장애인들의 정당한 투쟁에 대한 차별과 혐오를 양산한다”고 말했다.

glemooree@fnnews.com 김해솔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