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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업계 주총 시즌...일제히 블록체인 게임 '전진배치'

이설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3.21 14:35

수정 2022.03.21 14:45

주요 게임 상장사, '블록체인 게임' 정관에 추가
다수는 이미 블록체인 게임 사업 진행
엔씨 등 내부적으로 준비 중인 곳들도 있어
[파이낸셜뉴스] 엔씨소프트, 컴투스 등 국내 주요 게임사들이 블록체인 게임 사업을 본격화한 가운데, 상장사들이 주주총회를 통해 블록체인 게임을 전진배치하겠다고 공표에 나선다.

이달 말 본격화되는 주총시즌에 맞춰 네오위즈, 컴투스, 위메이드 등 주요 게임사들이 블록체인 관련 안건을 상정하면서, 가상자산, 대체불가능한토큰(Non-Fungible Tokens, NFT)을 활용한 일명 '돈버는 게임(플레이투언, P2E)'을 개발하고 메타버스와 결합해 선순환하는 게임산업의 토큰 이코노미 구상이 가시권으로 접어들고 있는 것이다.

게임사들, 사업목적에 '블록체인업' 추가

컴투스홀딩스와 컴투스는 자체 블록체인 플랫폼 C2X를 통해 블록체인 게임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사진=C2X 홈페이지
컴투스홀딩스와 컴투스는 자체 블록체인 플랫폼 C2X를 통해 블록체인 게임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사진=C2X 홈페이지

21일 한국거래소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국내 게임 주요 상장사 중 약 10곳이 올해 주주총회에서 블록체인 관련 안건을 상정했다.

네오위즈, 컴투스, 플레이위드, 컴투스홀딩스, 크래프톤은 블록체인 관련 사업을 정관 사업목적에 추가해 블록체인 게임 시장 공략을 본격화했다.


특히 컴투스홀딩스와 컴투스는 올해 자체 블록체인 플랫폼인 C2X와 거버넌스 토큰인 C2X(CTX)를 통해 토큰 이코노미를 구축에 본격 나선다. CTX 토큰은 최근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인 FTX를 통한 프라이빗 세일로 2500만달러(약 300억원) 가량 자금을 유치했다. C2X의 프라이빗 토큰 세일은 FTX벤처스, 점프크립토, 애니모카브랜드가 주도했으며, 해시드, 테라, 트랜센드펀드, 갤럭시인터랙티브, 스카이바운드, 크립토닷컴 등이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C2X 플랫폼의 가치도 5억달러(약 6000억원) 가량으로 인정 받았다.

컴투스홀딩스는 C2X 기반의 P2E 게임인 '크로매틱소울: AFK 레이드'을 다음 달 블록체인 게임으로 가장 먼저 선보인 뒤 '마블 레이스', '안녕엘라', '프로젝트 알케미스트' 등을 순차적으로 선보인다. 컴투스도 '서머너즈 워: 백년전쟁'을 이번 달 중에 가장 먼저 출시하고 '서머너즈 워: 크로니클', '낚시의 신: 크루', '워킹데드: 아이덴티티' 등을 출시한다. 컴투스홀딩스와 컴투스가 올해 블록체인 게임 라인업으로 예정한 게임은 약 20여종이다.

이번 주총에서 정관에 블록체인 관련 사업을 추가하는 네오위즈는 블록체인 자회사인 네오플라이를 통해 블록체인 게임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네오플라이의 블록체인 오픈 플랫폼 네오핀 기반 자체 가상자산 네오핀(NPT)은 지난 2월 글로벌 거래소 MEXC에, 최근엔 빗썸에 상장됐다. 네오위즈는 다음 달부터 네오핀 기반 블록체인 게임 '크립토 골프 임팩트', '브레이브나인', '아바(A.V.A)' 등을 순차적으로 출시할 계획이다.

조이시티의 경우 이번 주총에서 조성원 대표를 사내이사로 재선임하는 안건을 다룰 예정이다. 조이시티는 "블록체인, 메타버스로 대표되는 게임업계에 새로운 변화의 흐름에서, 조성원 대표가 업계의 변화에 발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을 갖췄다고 판단됨에 따라 사내이사로 재선임을 추천한다"고 밝혔다.

조이시티는 자회사와 함께 블록체인 게임 신작을 개발 중이다. 지난 달 위메이드의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 위믹스를 통해 '건쉽배틀:크립토 컨플릭트'를 선보였으며, 자회사인 모히또게임즈도 위믹스 기반의 '히어로볼Z'를 선보일 예정이다.

국내에서 블록체인 게임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위메이드는 이번 주총에서 사외이사로 고려대학교 경영대학 한승수 교수 선임 건을 다룰 예정이다. 위메이드는 주총소집공고를 통해 "최근 위메이드는 게임과 블록체인을 연계하는 메타버스 사업에 집중하고 있으며, 블록체인에 관련 법제도의 미비로 인한 어려움에 직면했다"며 "한승수 후보가 회계학 전문가로서 위메이드가 직면하고 있는 이슈들에 대하여 각종 안건을 심도있게 검토하고 조언할 것으로 판단해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한다"고 밝혔다.

카카오게임즈·넷마블은 이미 정관에 추가

<주주총회에서 블록체인 관련 안건 다룰 게임 상장사>
(주총일·가나다 순)
회사명 안건 내용 주총일
네오위즈 정관 사업목적에 ‘블록체인 기반 유선 온라인 게임 및 모바일 게임 소프트웨어 개발 및 공급업‘ 추가 3월 24일
카카오게임즈 2021년 주총에서 정관 사업목적에 ‘블록체인 기반 소프트웨어 개발 및 공급업‘ 추가 3월 28일
넷마블 2018년 주총에서 정관 사업목적에 ‘블록체인 관련사업 및 연구개발업‘ 추가 3월 29일
조이시티 조성원 대표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 통해 블록체인·메타버스 사업 등 적극 추진 3월 29일
컴투스 정관 사업목적에 ‘블록체인 및 메타버스 사업‘ 관련 추가 3월 29일
플레이위드 정관 사업목적에 ‘블록체인 기반 응용소프트웨어 개발 및 공급업‘ 추가 3월 29일
컴투스홀딩스 정관 사업목적에 ‘블록체인 기반 모바일 게임 소프트웨어 개발 및 공급업‘ 추가 3월 30일
위메이드 고려대 경영대 한승수 교수 사외이사 선임으로 블록체인 관련 제도적 이슈에 대응 3월 31일
크래프톤 정관 사업목적에 ‘블록체인 관련 사업 및 연구개발업‘ 추가 3월 31일
(전자공시시스템(DART))

카카오게임즈는 지난 해 주총에서 정관 사업목적에 '블록체인 기반 소프트웨어 개발 및 공급업'을 추가했다. 이번 주총에서는 관련 안건은 없지만 주주들에게 블록체인 사업의 진행상황에 대한 보고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카카오게임즈는 최근 사업보고서를 통해 "스포츠, 블록체인 등 신기술을 접목한 사업을 추진 중이며 자체 토큰 보라(BORA)를 통한 블록체인 플랫폼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며 "가상자산 지갑, NFT 거래소 등 인프라 구축을 위한 개발을 진행 중이며 연내 보라(BORA)를 접목한 약 10여종의 블록체인 게임 서비스를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넷마블는 지난 2018년 주주총회를 통해 정관 사업목적에 블록체인 관련 사업에 대한 부분을 추가했다. 넷마블은 자회사 넷마블에프엔씨와 블록체인 게임 사업을 추진 중이며 메타버스 사업 추진을 위한 메타버스 엔터테인먼트도 설립했다.

이에 따라 올해 주총에서는 주주들에게 블록체인 게임 사업에 대한 진행상황을 보고할 것으로 예상된다. 넷마블은 최근 자체 가상자산으로 기축통화 역할을 할 마브렉스(MBX) 백서를 통해 블록체인 게임 사업 계획을 알렸다. 마블렉스는 카카오 클레이튼 기반 탈중앙금융(디파이, DeFi) 서비스 클레이스왑에서 토큰 스왑을 통해 거래할 수 있게 됐다.

넷마블은 블록체인 메인넷 마브렉스와 가상자산 MBX를 중심으로 한 블록체인 선순환 생태계를 구축해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최근 밝혔다.

블록체인 게임 추진 선언한 게임사도 다수

다수의 게임사들은 아직 정관 사업목적에 블록체인 사업을 추가하지는 않았지만 이미 공식적으로 블록체인 게임 사업 추진을 선언했다.

엔씨소프트는 이번 주총에서는 다루지 않는다. 다만 내부적으로 블록체인 게임 사업을 준비 중이다. 엔씨는 지난 해 11월 개최한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내년(2022년) 중에 NFT와 블록체인을 결합한 새로운 게임을 선보일 것"이라며 "P2E도 검토하고 있는데 위험 요인을 처음부터 관리하면서 설계할 수 있을지 내부적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펄어비스도 이번 주총에서는 블록체인 관련 안건을 다루지 않지만 지난 해 11월 진행한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NFT 게임 관련 내부적으로 고민을 하고 있다"며 "자회사 CCP게임즈의 '이브온라인' 게임 대회에서 블록체인 코인을 제공하기도 했는데 국가별 규제가 다르기 때문에 진행상황에 따라 공유하겠다"고 밝혔다.

웹젠도 이번 주총에서 블록체인 관련 내용은 다루지 않지만 최근 사업보고서를 통해 "블록체인 및 NFT 게임의 사업방향을 구체화하며 관련기술도 추가로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데브시스터즈 이번 주총소집공고의 사업개요를 통해 "가상현실(VR), 블록체인 등의 신기술을 활용한 신규 콘텐츠 개발 등을 통해 내외적인 성장과 수익성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드래곤플라이도 주총소집공고의 사업개요를 통해 "NFT 전문 블록체인재단 러쉬코인의 서비스 법인 게임체인과 P2E 서비스를 위한 합작법인 디에프체인을 설립했다"며 "디에프체인이 P2E 플랫폼을 자체 개발해 오픈 베타를 앞두고 있으며, 다양한 장르의 P2E 출시와 라인업 확대를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실제 디에프체인은 최근 자체 P2E 플랫폼인 인피니티마켓 베타 서비스를 시작했다.
인피니티마켓을 통해 자체 P2E 게임인 '인피니티러쉬'와 '픽셀그라운드'를 공개했다.

한편 넥슨의 경우 국내가 아닌 일본에 상장돼 있는데, 현재 내부적으로 블록체인 게임 사업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넥슨 지주사인 NXC는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인 코빗의 최대주주로, 가상자산 거래소업과 블록체인 게임 사업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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