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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우폴, 시가전 돌입"...러에 함락되면 키이우 위험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3.20 03:49

수정 2022.03.20 03:49

[파이낸셜뉴스]
소속을 나타내는 휘장을 부착하지 않은 군복을 입은 친러시아계 병력이 19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 거리를 장갑차를 타고 이동하고 있다. 3주를 버티던 마리우폴에서는 현재 시가전이 벌어지고 있다. 로이터뉴스1
소속을 나타내는 휘장을 부착하지 않은 군복을 입은 친러시아계 병력이 19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 거리를 장갑차를 타고 이동하고 있다. 3주를 버티던 마리우폴에서는 현재 시가전이 벌어지고 있다. 로이터뉴스1

러시아군과 우크라이나군의 전투가 항구 도시 마리우폴의 시가전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9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마리우폴이 러시아에 함락되면 러시아군은 마리우폴 포위에 투입됐던 병력을 키이우 포위전에 투입할 수 있어 수도 키이우가 위험해진다.


크림반도 병합 이후 남쪽에 묶여 있던 병력이 우크라이나 내륙으로 진출할 수 있는 통로를 확보하게 된다는 점도 우려를 낳고 있다.

3주에 걸친 대대적인 공격을 우크라이나가 잘 막아내 왔지만 마리우폴 상황은 이전과 달라진 것으로 보인다.

마리우폴 시가전 돌입
WSJ에 따르면 마리우폴 시청의 한 직원은 문자 메시지를 통해 "전투가 이미 도시 안에서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마리우폴은 여전히 우크라이나 도시이다"라고 말해 러시아군에 함락되지는 않았음을 강조했다.

우크라이나 정규군과 함께 마리우폴에서 러시아군에 대항하고 있는 의용군인 '아조브 대대'도 소셜미디어 텔레그램에서 "마리우폴 방어세력과 침공군 사이에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고 있다"면서 "도시 길거리도 전투가 벌어지는 지역"이라고 확인했다.

아조브 대대는 "군이 적을 물리치고 있다"면서 "적은 그러나 포격과 공습을 동원한 마리우폴 공격을 멈추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함락되면 러시아에 전략적 승리
마리우폴이 러시아군 수중에 떨어지면 러시아는 지난달 24일 이후 3주 동안 지속된 공격 이후 처음으로 주요 도시를 수중에 넣게 된다. 지지부진한 전황을 유리하게 돌릴 수 있는 교두보가 될 수 있다.

마리우폴은 번잡한 항구 도시로 주요 금속가공 시설이 밀집해 있을 뿐만 아니라 우크라이나 동부와 서부를 연결하는 전략적 요충지다.

러시아가 마리우폴을 점령하면 러시아는 지난 2014년 병합한 크림반도와 러시아 본토를 곧바로 연결하는 통로를 확보하게 된다.

지금까지는 2014년에 착공해 4년전 완공된 약 19km 길이의 다리가 러시아 본토와 크림반도를 잇는 유일한 통로다.

싱크탱크 애틀랜틱카운슬의 배리 페이블은 마리우폴을 러시아가 점령하면 "러시아군의 재보급 능력이 강화되고, 기지를 안전하게 운용하는 것이 가능해지며, 병력을 우크라이나 내륙 깊숙이 보낼 수가 있다"고 우려했다.

러시아는 또 그동안 마리우폴 포위에 투입됐던 병력을 키이우 공격에 배치할 수 있다.


그러나 비록 시가전에 돌입했다고는 하지만 우크라이나가 지난 3주를 버텨낼 정도로 강하게 저항하고 있어 쉽사리 함락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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