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DJ도 文도 역대 대통령마다 청와대 떠나려했지만..경호 문제에 좌절

김준석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3.21 10:24

수정 2022.03.21 10:24

YS "군사독재 정치와 결별"
DJ "서울청사 집무실 마련 추진...좌초"
盧 "청와대 세종시 이전 추진...2004 헌재 위헌결정으로 좌초"
MB "비용 및 국회 승인 문제로 무산"
'광화문 대통령' 표방 文 "본격 추진했으나 대체부지 못 찾아"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기자회견을 통해 새로운 대통령 집무실로 용산 국방부 청사를 지목했다. 윤 당선인은 기존 청와대는 5월 10일 새 정부 출범에 맞서 공원으로 개방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의 모습. 2022.03.20. 사진=뉴시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기자회견을 통해 새로운 대통령 집무실로 용산 국방부 청사를 지목했다. 윤 당선인은 기존 청와대는 5월 10일 새 정부 출범에 맞서 공원으로 개방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의 모습. 2022.03.20.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역대 대통령들의 '탈권위'를 입증하기 위해 청와대 대통령 집무실을 이전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집무실 이전을 통해 제왕적 권력의 상징인 청와대에서 벗어나 국민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겠다는 의지를 내세웠으나 결국은 공간이 문제였다.
역대 대통령들은 청와대를 대체할 만한 공간을 찾지 못해 공약은 수포로 돌아갔다. 20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대통령실의 '용산 시대'를 공식 선언하면서 지난 70여년간 명실상부 권부의 상징으로 인식돼 온 청와대가 '국민의 품'으로 돌아가는 수순을 밟게 됐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0일 서울 종로구 한국금융연수원 별관에 마련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회견장에서 청와대 대통령 집무실의 용산 국방부 청사 이전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2.3.20/뉴스1. 사진=뉴스1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0일 서울 종로구 한국금융연수원 별관에 마련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회견장에서 청와대 대통령 집무실의 용산 국방부 청사 이전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2.3.20/뉴스1. 사진=뉴스1
김영삼 전 대통령은 1993년 대선 후보 시절 군사독재 정치와 결별하겠다는 상징적인 조치로 광화문 정부서울청사 집무 공약을 내걸었지만 지키지는 못했다. 대신 김 전 대통령은 1993년 2월25일 대통령 취임 첫 날 1968년 1월21일 발생한 이른바 김신조 사건으로 인해 시민들의 출입이 통제됐던 청와대 앞길과 인왕산을 개방했다.

김 전 대통령은 취임 2주 뒤인 같은해 3월에는 "과거 권위주의 밀실정치의 산실이었던 안가(안전가옥)를 철거하고 국민에게 되돌려주겠다"며 궁정동, 삼청동 등에 위치한 청와대 소유 안가 12채 철거를 지시했다. 궁정동 안가 자리에는 시민공원인 무궁화동산이 조성됐다. 궁정동 안가는 1979년 10월26일 박정희 전 대통령이 김재규 당시 중앙정보부장이 쏜 총에 맞고 숨진 곳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도 1998년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와 과천 제2정부청사에 집무실을 마련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하지만 김영삼 전 대통령 때와 마찬가지로 경호, 비용 등 문제로 중단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대신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던 관례를 깨고 처음으로 서울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청와대 관람 허용 대상도 단체 관람객에서 개인·외국인 관람객으로 확대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청와대 이전 공약에 가장 적극적이었다. 2002년 행정수도 이전 공약을 냈던 노무현 전 대통령은 지역균형발전의 일환으로 청와대와 주요 정부 부처를 충청권으로 옮기겠다는 수도 이전 공약을 발표했다. 하지만 2004년 헌법재판소에서 위헌 결정을 받으며 좌초됐다.

노 전 대통령은 경복궁 4대문 중 유일하게 비공개로 남아 있던 북문인 신무문을 개방하고, 창의문에서 와룡공원에 이르는 북악산 성곽로 구간도 처음으로 개방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서울청사 별관에 집무실과 비서실, 경호실을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역시 비용과 국회 승인 문제 등 현실적 어려움으로 무산됐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4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서울역사문화벨트조성공약 기획위원회'와 '광화문대통령공약 기획위원회' 출범 기자회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오른쪽은 위원장으로 선임된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 2017.4.24/뉴스1.사진=뉴스1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4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서울역사문화벨트조성공약 기획위원회'와 '광화문대통령공약 기획위원회' 출범 기자회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오른쪽은 위원장으로 선임된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 2017.4.24/뉴스1.사진=뉴스1
대선 후보 시절 '광화문 대통령'을 표방한 문재인 대통령은 당선 이후 유홍준 명지대 석좌교수를 광화문대통령시대 준비자문위원으로 임명하는 등 집무실 이전 공약을 본격적으로 추진했지만 경호, 비용 문제에 막혀 보류했다.
유 석좌교수는 2019년 1월 "청와대 영빈관, 본관, 헬기장 등 집무실 이외 주요기능 대체부지를 광화문 인근에서 찾을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취임 직후인 2017년 6월부터 한시적으로 개방되던 청와대 앞길을 24시간 개방했다.
'북악산 성곽로 전면 개방'을 대선 공약으로 내세웠던 문 대통령은 북악산 성곽 북측면 탐방로를 개방했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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