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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숙원인 중대재해법·주52시간제 등 反기업규제 걷히나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3.21 16:06

수정 2022.03.21 16:12

尹, 6대 경제단체장들과 도시락 회동
기업 규제 완화로 민간 주도 성장 의지
주52시간제, 중대재해법 손질 가능성
文 소득주도성장 사실상 폐기 수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1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열린 경제 6단체장과의 오찬 회동에 앞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1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열린 경제 6단체장과의 오찬 회동에 앞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파이낸셜뉴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경제6단체장들과 첫 만남에서 꺼낸 경제 분야 최우선 과제는 규제 개혁이다. 국가경제 핵심 축인 기업들의 손발을 묶어온 낡은 규제를 대폭 손질해 민간 주도의 성장을 이루겠다는 것이다. 새 정부 경제정책 기조를 친기업에 방점을 찍은 셈이다. 소득주도성장으로 대표되는 문재인 정부 경제 정책은 대거 폐기 수순을 밟을 전망이다. 윤 당선인이 규제 혁파 의지를 의욕적으로 내비치면서 중대재해처벌법 보완, 주52시간제 유연화 등 숙원 과제 해결을 요구해온 재계의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민간 주도 성장으로 文과 차별화
윤 당선인은 21일 서울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사무실에서 연 경제6단체장들과 오찬 회동을 하며 기업들의 고용과 투자 확대를 독려하기 위한 규제완화 필요성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지난 10일 당선 확정 후 11일 만에 재계와 공식적인 첫 만남을 가졌다. 이는 정부 주도의 현 경제정책 기조로는 성장의 지속 가능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인식으로 풀이된다. 가계소득을 늘려 소비를 활성화해 성장을 달성한다는 현 정부 소득주도성장이 성과를 거두지 못한 채 사실상 실패했다고 결론내린 셈이다. 주 52시간제와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고용의 질 하락, 소득 양극화 심화 등 부작용이 커진데다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졸속 추진으로 노사간 힘의 균형이 노조로 급격히 쏠렸다는 문제 의식도 반영됐다. 국가경제의 방향타를 기업에게 쥐어주고, 노동개혁과 규제완화에 속도를 내 현재 2% 수준인 잠재성장률을 4%로 끌어올리겠다는 게 윤 당선인의 구상이다. 윤 당선인이 이날 "기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정부는 제도적 방해요소 제거를 최우선으로 하겠다"고 언급하면서 차기 정부 출범 즉시 손질이 필요한 최우선 과제를 선정해 규제 완화에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예상된다.

윤 당선인은 후보 시절부터 규제 개혁 의지를 공공연하게 드러냈다. 이에 주요 공약 상당수가 정책 결정 과정에 반영될 전망이다.

윤 당선인은 대선 공약에서 새 정부 출범 즉시 80여개의 낡은 규제를 철폐하고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 중견기업에서 대기업으로 성장 시 생기는 규제를 유예 또는 폐지하기로 했다. 규제 적용도 국민 안전과 관련된 것을 제외하고 현행 포지티브(허용하는 것 외 모두 불허) 방식 규제를 네거티브로 바꾸기로 했다. 정부 규제를 최소화해 기업 활력 제고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규제개혁 전담기구를 설치하기로 했다.

아울러 근로시간 등 노사자율 결정분야 확대, 연공급 임금체계의 유연하고 공정한 세대상생형 임금체계로 개선, 합리적 노사관계의 정립 등 문재인 정부에서 노조로 급격히 기울어진 노사관계 정상화 추진도 공약했다.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기업이 규제와 갈라치기 분위기 속에 마음껏 나라를 위해 뛸 기회가 제약됐었다. 이제는 기업이 마음껏 일할 수 있게 하는 기살리기 행보"라며 "이를 통해 노동자 권리와 나라의 일자리 창출이 선순환으로 가동되도록 노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재계, 중대재해법·주 52시간 보완 요구
경제단체장들은 규제완화를 시사한 윤 당선인의 발언을 환영하면서도 노동 관련 법규 손질 등 재계의 숙원 과제들을 쏟아냈다. 경제단체들은 이날 주52시간제 유연화, 중대재해처벌법 보완 입법, 최저임금제 개선, 상속세·법인세 완화, 반도체·배터리 등 전략산업 투자방안 등 건의사항을 인수위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은 "우리나라는 기업 규제가 너무 많아 국내 투자 활성화와 신산업 진입 장벽을 없애기 위한 규제 개혁이 시급하다"며 "노동 법규 개선, 과감한 공권력 집행 등 노동 개혁도 당장 미룰 수 없는 과제"라고 말했다. 손 회장은 "처벌 중심의 중대재해법에 기업인들의 걱정이 많은 것이 사실"이라면서 "중대재해법을 현실에 맞게 수정하는 대신 재해 예방 활동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도 "안전도 중요하지만 기업인을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하는 중대재해법은 글로벌 기준에 맞춰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기문 중소기업연합회 회장 역시 "중대재해처벌법은 대기업보단 하청을 받는 중소기업에 해당한다"며 "중소기업이 가장 고통을 받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경제 안보, 전략 산업 육성, 지역 경제 활성화 등을 위한 민·관 협동과 소통 강화를 당부했다. 최 회장은 "산업 혁신에 필요한 정부 회의체에 민간이 참여한다면 아이디어를 낼 수 있다"며 "한국의 글로벌 공급망 역할이 커지고 있는 만큼 이에 맞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했다.
구자열 한국무역협회 회장은 글로벌 공급망 불확실성 확대에 개별 기업이 대응하기 어려운 위협이 되고 있는 만큼 정부의 각별한 관심과 지원을 요청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