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전시·공연

추돌사고 도로에 선 여성…현실일까 환상일까 [이 전시]

박지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3.21 18:03

수정 2022.03.21 18:03

알렉스 프레거 빅 웨스트展
알렉스 프레거 '스피드 리미트' 롯데뮤지엄 제공
알렉스 프레거 '스피드 리미트' 롯데뮤지엄 제공
전시장에 들어서면 마치 1950년대 미국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의 어딘가를 훔쳐보는 느낌이 든다. 전쟁이 끝나고 풍요로움이 가득한 시대. 따뜻한 햇살처럼 낙관이 가득한 시대의 풍경 속에서 보는 이마저 나른한 느낌이 든다. 총천연색의 옷을 입은 사람들이 거리 곳곳을 가득 메운 모습에는 자유가 느껴지는데 한편으론 미스터리하다. 차들로 빽빽한 도로 위 추돌 사고로 인해 수직으로 세워진 자동차의 모습 등은 비현실적이지만 프레임 속 인물들은 이에 대해선 아무렇지 않아 한다.

그 순간에도 우리는 기괴한 '아메리칸 드림'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머릿속에 그려져 있으나 사실 존재하지 않는 네버랜드와 같은 미국의 모습을 떠올리게 된다.


미국 에미상 수상 영화감독이자 유명한 사진작가인 알렉스 프레거(42)는 대중문화와 영화산업의 본거지인 로스앤젤레스에서 태어나고 자라면서 자연스럽게 영향을 받았다. '세상은 무대, 모든 사람은 태어나 배우로서 삶을 연기하며 살아간다'라는 셰익스피어의 말과 더불어 앨프리드 히치콕의 영화 등에 영향을 받은 그는 할리우드 배우였던 할머니의 친구로부터 어린시절에 선물받은 50~60년대 촬영용 의상과 가발 등이 들어있었던 상자를 열어보고 영감을 받아 사진 작업을 시작했다.
서울 잠실 롯데뮤지엄에서 진행중인 그의 전시 '빅 웨스트'에서는 그의 예술세계 전반을 조망하는 초기작부터 신작까지 100여점의 작품이 소개된다.전시는 6월 6일까지.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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