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전환 사업 전략도 매력
올들어 주가 2배 가까이 뛰어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이 옥시덴탈 페트롤리엄(OXY)에 베팅 자금을 늘리고 있는 배경에 대해 시장이 주목하고 있다. 월가에서는 '옥시덴탈 페트롤리엄을 인수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올들어 주가 2배 가까이 뛰어
19일(현지시간) CNN머니 등에 따르면 버핏 회장이 이끄는 버크셔해서웨이는 이달 초 옥시덴탈페트롤리엄 주식 1억주를 넘게 사들인데 이어 지난 14~16일 총 1억8100만주를 추가 매수했다.
이에 따라 버크셔해서웨의 옥시덴탈 페트롤리엄 지분율은 14.6%(13억6400만주)에 달하게 됐다. 총 투자금액은 64억달러로 추정된다.
금융정보업체 팁랭크에 따르면 월가의 14명의 애널리스트가 최근 3개월 안에 내놓은 옥시덴털 페트롤리엄의 12개월 평균 목표주가는 52.46달러다. 가장 높은 전망치는 75달러, 가장 낮은 전망치는 40달러였다.
모건스탠리는 지난 14일 옥시덴탈 페트롤리엄 밸류에이션이 높다는 이유로 목표주가를 종전 55달러에서 52달러로 하향조정하기도 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으로 유가가 급등하면서 옥시덴탈 페트롤리엄 주가는 올들어 2배 가까이 뛰었다. 지난 1월 3일 31.06달러에서 18일 56.24달러로 81.07% 상승했다. 버핏이 옥시덴탈에 처음 투자한 지난 2월 28일 옥시덴탈 주가는 43.73달러로 이미 올 초 대비 50.95% 급등한 시점이었다. 버크셔가 옥시덴탈 페트롤리움에 본격 베팅을 시작한 것은 이때부터다. 지난 2019년 옥시덴탈 페트롤리움이 경쟁사 아나다코페트롤리움을 인수하는 것을 돕기 위해 1900만주, 약 100억달러를 투자한 바 있지만 2020년 6월, 9월 기준으로는 옥시덴탈 페트롤리움 주식 보유분은 없었다.
월가 전문가들은 버핏이 유가가 더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통 큰 베팅에 나선 것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샘 피터스 클리어브리지인베스트먼트 포트폴리오 매니저에 따르면 국제 유가가 배럴달 75~80달러선일 경우 미국 에너지업체 대부분은 매우 높은 잉여현금흐름을 기대할 수 있다.
유가는 올들어 35% 이상 뛰어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섰다. 러시아발 원유공급 감소 우려가 현실화되자 모건스탠리는 최근 올해 3·4분기 브렌트유 가격 전망을 배럴당 120달러로 종전보다 20달러 상향 조정했다.
일각에서는 버핏이 통 큰 베팅의 원인으로 유가 상승 외에 옥시덴탈 페트롤리엄의 사업전략을 꼽았다. 롭 터멜 터러스캐피털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옥시덴탈은 탄소중립을 언급하는 기업"이라며 "옥시덴탈이 제공하는 에너지안보에 현재 참여중인 에너지전환을 합치면 에너지 투자자들이 나아가야 할 전체 스토리가 완성된다"고 말했다.
미 석유·셰일기업인 옥시덴탈은 에너지 업계에서 가장 친환경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비키 홀럽 옥시덴탈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탄소포집 기술 등을 이용해 탄소배출을 줄였으며 이는 연간 약 400만대의 자동차가 도로에서 사라지는 효과와 같다고 발표한 바 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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