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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X "돈 되면 경쟁사 위성도 쏜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3.22 05:42

수정 2022.03.22 05:42

[파이낸셜뉴스]
미국 민간 우주개발업체 스페이스X의 팰컨9 우주선이 지난해 4월 23일(현지시간) 나사의 플로리다주 케네디우주센터에서 이륙하고 있다. AP뉴시스
미국 민간 우주개발업체 스페이스X의 팰컨9 우주선이 지난해 4월 23일(현지시간) 나사의 플로리다주 케네디우주센터에서 이륙하고 있다. AP뉴시스

미국 민간 우주개발업체 스페이스X가 영국 위성 인터넷 업체 원웹의 인공위성 발사 계약을 맺었다.

원웹은 스페이스X 산하의 위성 인터넷 사업 스타링크와 경쟁하는 곳이다.

CNN비즈니스 등 외신에 따르면 원웹은 21일(이하 현지시간) 자사 인공위성을 스페이스X 우주선을 통해 쏘아 올리기로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스페이스X, 어부지리
원웹은 그동안 러시아 우주선을 통해 인터넷용 인공위성을 발사했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위성 발사 길이 막히자 경쟁사인 스페이스X와 손을 맞잡았다.

러시아가 우주선 발사 사업에서 발을 빼면서 스페이스X는 어부지리를 얻었다.



세계에서 가장 이윤 높은 상용 우주선 발사 업체로 자리매김했다. 위성인터넷 시장에서 가장 강력한 경쟁자인 원웹마저 자사 우주선 발사 고객으로 끌어들일 만큼 강력한 위치로 부상했다.

다만 아직 양사가 위성 인터넷 시장에서 직접 경쟁하는 것은 아니다.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는 개인을 대상으로 하는 반면 원웹은 주로 기업 고객들을 대상으로 한다.

영국 정부 지분도 있는 원웹은 당초 이달초 위성 36개를 쏘아올릴 계획이었다.

그러나 러시아판 나사(항공우주국·NASA)인 로스코스모스의 드미트리 로고진 사무총장은 16일 영국의 제재를 이유로 관행적으로 이어오던 원웹 위성 발사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러시아 부총리 출신인 로고진이 제동을 걸면서 원웹 위성 발사는 붕 뜨게 됐다.

원웹 위성들 러에 인질로
로스코스모스는 특히 현재 원웹의 인공위성들을 '인질'로 잡고 있다. 원웹 위성들은 카자흐스탄 바이코누르 코스모드롬의 러시아 소유즈 우주선에 실려 있다.

로스코스모스는 대신 영국 정부에 원웹 보유 지분을 매각할 것을 요구했다. 또 원웹의 인공위성이 군사목적으로 사용되지 않을 것도 약속하라고 요구했다.

로스코스모스 책임자인 로고진은 강령론자로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에 따른 서방의 제재 이후 서방을 계속 비판해 왔다.

"트램폴린 통해 우주인 보내라" 조소
로고진은 미국이 러시아 항공우주 분야에 대한 제재를 발표한 뒤 트윗을 통해 "우리 우주산업에 대한 제재에 대해 분석을 했다"면서 "미국은 앞으로 트램폴린을 사용해 우주정거장(ISS)으로 자국 우주인들을 보낼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러시아가 미 우주인을 우주로 보내는 사업을 더 이상 하지 않겠다며 알아서 하라는 선언이었다.

그러나 로고진의 선언과 달리 미국과 러시아는 여전히 우주활동에서 협력을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나사는 도발적인 발언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양국이 물밑에서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