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한유주 기자 =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은행의 예대금리차를 주기적으로 공시하겠다는 공약을 내놓은 가운데 지난해 4대 은행의 예대마진이 전년 대비 일제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은행별 사업보고서와 IR자료 등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의 지난해 4분기 원화예대금리차가 전기 대비 0.09~0.19%포인트(p) 범위에서 일제히 늘었다.
KB국민은행의 지난해 4분기 원화예대금리차는 1.89%로 전년 동기(1.80%) 대비 0.09%p 증가했다.
신한은행은 원화예대금리차가 지난해 4분기 1.79%로 1년 전(1.60%)보다 0.19%p 늘었다.
우리은행도 지난해 4분기 원화예대금리차가 1.74%로 전년동기(1.55%)와 비교해 0.19%p 증가했다.
하나은행의 지난해 4분기 원화예대금리차는 1.68%로 전년동기(1.58%)보다 0.10%p만큼 벌어졌다.
은행의 예대금리차가 늘어난 것은 금리상승기에 예금금리가 대출금리의 인상 폭을 따라가지 못한 결과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예금으로 벌어들이는 이자는 적게 오르지만 대출 이자는 많이 오르니 부담이 된다.
윤석열 당선인이 과도한 예금·대출금리 격차를 해소하겠다면서 예대금리차를 주기적으로 공시하겠다고 약속한 배경이다. 소비자들이 주기적으로 은행별 예대금리차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면 은행이 자체적으로 마진을 극대화하는 모습에서 벗어나지 않겠냐는 기대가 나온다.
은행들은 지금도 사업보고서나 IR자료 등을 통해 예대금리차를 공개하고 있다. 하지만 자료가 매 분기 공시되는 탓에 최신 자료를 확인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예대금리차는 공시 의무 대상이 아니라 은행별 공시 방법도 제각각이다. 국민·하나은행은 분기별 사업보고서를 통해 예대금리차를 공개하는 한편 신한·우리은행은 IR자료를 통해서만 확인할 수 있어서 일일이 확인하기도 쉽지 않다.
은행연합회 홈페이지를 통해서도 매달 전월 취급한 대출의 평균금리, 기준금리, 가산금리, 가상조정금을 공시하고 있다. 수신은 상품별로 취급 금리를 공개한다. 하지만 이 역시 전체적인 예대금리차 흐름을 파악하기는 어렵다.
은행 업계는 예대금리차 공시가 은행별 줄 세우기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내놓으면서도 공약 이행에 대비한 방법론을 고민하고 있다. 금융당국과 은행권은 은행연합회나 금융감독원 홈페이지를 통해 은행별 예대금리차 현황을 매달 공시하는 방안 등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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