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 유가 대책 촉구
방치하면 자칫 민심 이반
방치하면 자칫 민심 이반
기름값 상승속도가 예상보다도 가파르다. 국내 휘발유 가격은 일주일째 L당 2000원대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22일 오피넷에 따르면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이 L당 2001.63원까지 올랐다. 지난주 전체로는 전주 대비 100원 이상 상승했다. 주간 상승폭 기준으로 이 같은 수치는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처음이라고 한다.
국제유가는 이달 초 고점을 찍고 최근 주춤하긴 했으나 이대로 계속 이어지긴 힘든 상황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언제 끝날지 모르는 난제가 됐다. 기름값뿐 아니라 곡물가격도 대란 조짐이다. 외신에 따르면 최근 러시아는 서방 제재에 맞서 밀 수출 중단 카드까지 꺼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세계 밀·보리 수출량의 3분의 1을 차지한다. 전쟁 개시 후 이미 세계 곡물시장에서 밀 가격은 21%, 보리 33%, 비료도 40%나 뛰었다.
기름, 원자재, 농산물 값이 오르면 물가는 전방위로 상승 압력을 받는다. 가계 소득은 쪼그라들고 서민들 시름은 깊어진다. 기업은 원가 부담으로 수익이 줄어든다. 소비·투자 동시다발 위축이 우려된다. 수출로 간신히 버텨온 우리 경제는 무역적자가 쌓이면서 성장활력을 잃을 수 있다. 무역수지는 지난해 12월 이후 2개월 연속 적자였다. 지난달 반짝 흑자로 돌아섰다가 이달(1∼20일) 다시 20억달러 적자를 봤다. 이런 엄중한 현실을 직시하는 게 우선이다.
각국은 물가잡기에 총력을 쏟고 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21일(현지시간) 전미실물경제협회(NABE) 콘퍼런스 연설에서 "물가가 너무 올랐다"며 공격적 금리인상을 언급했다. 시장은 파월 의장이 향후 금리를 한꺼번에 0.5%p 인상하는 '빅 스텝'을 시사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미국의 소비자물가는 지난달 40년 만에 최대 폭으로 올랐다. 파월의 매파 행보가 더 세질 수도 있다.
물가는 결코 가볍게 볼 일이 아니다. 고물가의 최대 피해자는 서민이다. 물가는 종종 과격한 반정부 시위를 부르기도 한다. 지도자는 물가를 단순 경제현상이 아니라 민심 차원에서 다루는 게 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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