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사업다각화로 보기엔...", bhc의 의아한 언론사 인수시도

뉴스1

입력 2022.03.24 17:53

수정 2022.03.24 17:53

(bhc치킨 제공) © 뉴스1
(bhc치킨 제공) © 뉴스1

(서울=뉴스1) 한지명 기자 = 치킨 프랜차이즈로서 외식기업 인수행보를 거듭해온 bhc가 이번엔 언론사 인수에 나서며 파장이 일고 있다. 인수대상은 중앙그룹이 지분을 100% 보유한 중앙일보S 소속의 일간 스포츠와 중앙이코노미스트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bhc는 지난 22일 스포츠·연예지 일간 스포츠와 주간 경제지 중앙이코노미스트 두 곳을 인수하기 위한 MOU를 소속사인 중앙일보S와 체결했다. 중앙일보S는 이 두곳 외에도 월간중앙, 중앙선데이 등을 발행판매하고 있다. 중앙일보S를 통째로 파는 것이 아닌 사업부 형태로 존재하는 미디어 브랜드 2곳을 파는 일부 매각이다.



아직 MOU단계라 최종계약이 이뤄질지 예단하기는 힘들다. 그러나 bhc의 이같은 시도만으로도 언론계 및 관련업계는 물론 학계에서도 ‘의아하다’는 반응과 함께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일반기업이 언론사를 인수한 사례는 적지 않지만 bhc의 인수 시도는 선행 사례와 같은 차원에서 볼 수 없는 부분들이 많다는 평가다.

수익성을 앞세울 수밖에 없는 프렌차이즈가 공익성이 강한 미디어를 인수하는 게 어울리느냐는 의문이 나오고 있는데다 자신에 비판적인 보도를 해온 다수 언론사에 대해 대규모 소송전으로 강경대응해온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 자신의 비판보도에 대해 bhc가 억대 민사소송으로 대응한 것으로 알려진 종합일간지, 공중파 방송사만 한국일보, 한겨레, MBC 등 3군데다.

더욱이 bhc는 한국최대 사모투자펀드 MBK투자파트너스가 대주주로 있다. MBK와 교감 하에 이뤄지고 있는 일이라고 추측되고 있으나 MBK 역시 언론사 인수사례는 없어서 미디어 경영에 문외한이나 다름없다.

사업구조상 인수하려고 하는 미디어 브랜드에 소속된 기자들의 고용을 승계하는 문제도 간단하지 않다. 기자들의 고용계약이 일간스포츠와 이코노미스트가 아닌 이들 사업부를 보유한 중앙일보S와 이뤄진 형태여서 매각된다고 해도 거의 자동으로 고용이 승계되는 구조는 아니다.

기자들이 고용승계를 거부한다면 진통이 따를 가능성이 크고 인수일정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는 대목이다. 매각대상에 오른 두 매체 소속 기자들은 현재 매우 동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bhc가 언론사들을 인수하려는 목적이 사업다각화 보다는 여론전을 전개할 수단이나 비판적인 여론에 대한 방어막을 확보하는데 있는 것 아니냐는 시선을 보낸다. bhc는 이미 지난해부터 언론사 인수방침을 굳히고 대상을 물색해왔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국유통학회장을 역임한 안승호 숭실대 경영학부 교수는 "기업 입장에서 커뮤니케이션 환경을 다각화할 수 있겠지만, 미디어 인수를 통한 소통이 바람직한 것인가에 대해서는 생각해봐야 할 문제"라고 설명했다.

정연승 단국대 교수도 "언론사는 많은 정보들이 오가고, 여론을 만들 수 있는 조심스러운 업종"이라며 "자신의 분야에 전문화된 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한 외식업계 관계자는 “기업 입장에서 사업에 유리한 메시지를 대중에 전달하려는 것은 나무랄 수 없다”면서도 ”불편한 언론사에 대규모 소송으로 대응하고 난 뒤 나온 인수 소식이라 사업다각화 차원으로 해석하기는 힘들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