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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칠맛 철철 ~ 국물까지... 면애호가, 가슴이 설렌다 [먹어주는 얼굴]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3.24 18:40

수정 2022.03.24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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탱탱한 면발에 눈이 번쩍!
SPC삼립 하이면
'수타'같은 쫄깃한 면발 장칼국수
'레알' 바지락의 시원함 미역칼국수
진하게 우려낸 뽀얀국물 고기국수
명인간장의 살아있는 감칠맛 명인우동
감칠맛 철철 ~ 국물까지... 면애호가, 가슴이 설렌다 [먹어주는 얼굴]
감칠맛 철철 ~ 국물까지... 면애호가, 가슴이 설렌다 [먹어주는 얼굴]
"호빵이나 만들지. 무슨 우동, 국수를 만들어?" 동네 대형마트에서 SPC삼립의 '하이면'을 처음으로 접한 아내의 반응이다.

"호빵이나 빵을 잘 만드니까, 면도 잘 만들지 않을까. 밀가루를 쓰는 건 마찬가지잖아." '면(麵)애호가' 부부의 호기심이 발동한다.

"밀가루 음식이 다이어트에 좋지 않다는데 이래도 되나." "맛있으면 영(0)칼로리야. 이 것까지만 먹고 당분간 참으면 돼."

둘이 경쟁이라도 하듯, 손에 잡히는 대로 하이면을 카트에 담는다. 이 때까지만 해도 몰랐다. 그것이 얼마나 탁월한 선택이었는지. 아내는 집에 돌아오자마자 '폭풍' 검색을 시작한다.

"아는 만큼 맛있게 먹을 수 있다"는 음식에 대한 아내의 신념이다. 아내의 설명에 따르면 하이면이라는 이름은 1974년에 오픈, 국내 최초로 튀기지 않은 숙면을 채택한 한국식 우동전문점 '하이면'에서 따왔다. SPC삼립이 내놓은 하이면은 '어남선생'으로 불리는 배우 류수영(본명 어남선)을 모델로, 우리의 맛을 찾아 떠나는 전국 맛기행 콘셉트다.

'강릉 장칼국수' '청송 명인우동' '남해 미역칼국수' '제주 고기국수' 이렇게 총 4가지 맛이다. 장바구니를 뒤져 빠진 게 없는지 확인한다. 각각 3봉지씩, 모두 12봉지를 샀다. 당장 냄비를 꺼내고 싶지만 아내의 눈초리가 매섭다. 하지만 기회는 금세 찾아왔다. 온 가족이 코로나19에 걸려 옴짝달싹 못하게 된 것이다. 배달음식을 그닥 좋아하지 않는 터라 먹거리 해결이 급선무다. "급한 대로 TV에서처럼 '냉장고 파먹기(냉장고 속 재료를 이용한 요리)'를 해보자"는 아내의 제안이다. 현실적으로 지금 우리 가족에겐 선택권이 없다.

감칠맛 철철 ~ 국물까지... 면애호가, 가슴이 설렌다 [먹어주는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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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타'같은 쫄깃한 면발 장칼국수

면식기행의 첫 번째 주자는 집안에서 '즉석음식 전문가'로 통하는 아내가 아주아주 좋아하는 장칼국수다. 매운 음식을 꺼리는 딸아이의 미간은 잔뜩 찌푸려진다. 포장지에 적힌 '1만 번 치댄 쫄깃한 면발' '고추장과 된장의 감칠맛' '고소한 계란고명'이라는 문구에 기대치가 쑥~ 올라간다. 아내가 입맛을 다신다. 한 봉지에 2인분이라고 쓰여있음에도 당연하다는 듯이 2봉지를 뜯는다.

조리법은 다른 즉석면들과 다르지 않다. 열량은 402㎉(1인분 기준)로, 예상보다 낮다(적어도 500㎉는 넘을 것으로 생각했다). 내용물은 정통 칼국수 느낌의 넓적한 면, 오뚜기 '참깨라면'에서 본 계란블럭, (액상스프가 아닌)분말스프 등이 들었다. 보글보글 끓는 물에 먼저 계란블럭을 투입한다. 그 다음 면을 넣는다. 이 때 젓가락 등을 이용해서 면을 풀어주는 게 좋다. 이어서 분말스프를 넣으니 잠시 후 국물이 걸쭉해진다. 장칼국수 '분위기'가 확 다가온다. 버섯이나 대파를 숭숭 썰어 넣고 싶지만 첫 만남이라 '있는 그대로' 즐기기로 한다.

그릇에 한가득 담아 놓으니 구수한 느낌이 난다. 맛은 일품이다. 맵지 않고 칼칼하면서도 진한 국물이 끝내준다. 전날 술을 마신 것도 아닌데 '캬~' 하는 탄성이 절로 터진다. 오랜 만에 '살국마(국물킬러)'의 본성이 나온다. 쫄깃쫄깃한 면발은 말할 것도 없다. '수타'로 만들었대도 믿을 것 같다. 간이 적당히 잘 배어 씹는 맛이 있다. 계란블럭에 포함된 깨가 풍미를 한층 높여준다. "텁텁하지 않아서 좋다. 청양고추를 팍팍 넣었더라면 더 좋았을텐데. 이 정도 솜씨라면 앞으로 굳이 먼 강릉의 장칼국수 맛집을 찾아갈 일은 없을 것"이라는 아내의 평가다.

후루룩~ 호로록~ 몇 번에 면이 사라졌다. 급하게 밥을 찾았지만 '아뿔싸' 준비가 안 됐다. 이 국물에는 공기밥 추가하는 게 기본인데 그저 아쉬울 따름이다. 맛 평가에 인색한 딸아이는 오늘도 말이 없다. 빈 그릇을 보고 '맛이 있었구나' '입맛에 맞았구나' 짐작할 뿐이다.

감칠맛 철철 ~ 국물까지... 면애호가, 가슴이 설렌다 [먹어주는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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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알' 바지락의 시원함 미역칼국수

'가위바위보' 결과에 따라 다음 선택권은 내게 주어졌다. 평소 미역국을 두 그릇씩 비워내는 나는 당연히 미역칼국수를 고른다. 처음 맛보는 터에 이름마저 신선하다. '한가득 남해 미역에 바지락을 더한 찐 시원함'이라고 쓰여 있는데 말해 뭣하나. 딸아이가 "또 가공식품, 즉석식품이냐" "한창 클 때라 잘 먹어야 한다"며 '할머니표' 잔소리를 시전한다. "매일 먹는 것도 아니잖아. 별미로, 요리하기 귀찮을 때 먹는 것 뿐이야." 아내가 반격한다. 결국엔 "맛있다. 더 달라"고 할 거면서 태클을 거는 딸아이가 참 얄밉다.

봉지를 뜯으니 눈이 휘둥그레진다. 미역건더기와 함께 진공포장된 '레알' 바지락 5개, 미역건더기, 육수소스, 그리고 칼국수면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냄비에 물을 붓고 열거한 순서대로 끓이기만 하면 근사한 한 끼가 완성된다. 미역을 불릴 필요도 없고, 바지락이 속살을 드러내니 비주얼이 끝내준다. 열량은 장칼국수보다 (낮을 거라 예상했지만)조금 높은 429㎉다. 국물이 끓어오르는 순간 남해의 푸른 바다가 집안으로 훅~ 들어온다. 이번엔 변화구다. 대파와 당근을 추가하고, 공기밥도 미리 준비했다.

아내가 실수로 물을 더 넣었다는데 우리 가족에겐 '신의 한 수'가 됐다. 삼삼한 간에 풍미가 제대로 느껴진다. 바지락살 씹는 맛도 좋다. 역시나 1.5인분이라도 대식가에겐 양이 살짝 부족하다. 시원한 국물에 밥을 말아서 김치를 올리니 그 맛은 초대박이다. 딸아이가 빈그릇을 쓱~ 내민다. '밥 한 숟가락 나눠 달라'는 뜻이다.

아쉬운 대목은 미역이 너무 잘게 조각 나 있다는 점이다. (아내와 딸아이는 동의하지 않으나)젓가락으로 건져 먹을 수 있을 만큼 큼지막하다면 분명 더 높은 점수를 받을 거다.

"여보, 올해 내 생일상에는 미역국 대신, 하이면 미역칼국수가 올라와도 화내지 않을게."

감칠맛 철철 ~ 국물까지... 면애호가, 가슴이 설렌다 [먹어주는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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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하게 우려낸 뽀얀국물 고기국수

이번에는 고기국수 차례다. 아내와 딸아이는 떡볶이로 갈아탔지만 나는 '면 사랑' 기조를 유지한다. 하이면은 한 봉지 안에 2인분이 들었는데 다행히 1인분씩 낱개 포장이 돼 있어 혼밥하기에도 좋다. 하지만 나는 2인분을 모두 털어넣는다. 두 끼를 굶은 터라 이 걸로도 부족할지 모른다. 다행히 장칼국수나 미역칼국수보다 열량(383㎉)이 낮아 내 몸에 덜 미안하다.

하이면의 또 다른 장점은 초간단 조리법이다. 라면보다 쉽다. 먼저 물에 소스와 쇠고기 건더기를 넣고 끓인다(경험상 레시피보다 물을 100mL 더 넣어도 좋다). 이 때 소스가 냄비 바닥에 가라앉은 채로 끓이면 타버릴 수 있으니 잘 풀어서 육수로 만드는 게 중요하다. 뽀얗게 육수가 끓어오르면 면을 넣고 2분 정도 기다리면 요리 끝이다. 아차, 마지막에 '화룡점정(畵龍點睛)'이라 할 수 있는 깨파건더기는 꼭 챙겨야 한다. 있고, 없고에 따라 맛이 확연히 달라진다.

중면이라 넓디 넓은 칼국수면과는 식감이 많이 다르다. 그래도 쫄깃하고, 입에 착 감기는 건 매한가지다. 콧등을 치면서 후루룩~ 먹는다. 전통 가마솥 방식으로 돈골(豚骨)을 깊고 진하게 우려낸 국물이 끝내준다. 짜지도, 느끼하지도 않다. 구수한 게 완전 내 취향이다. 제주도에서 고기국수를 먹어본 적이 없어 비교는 불가하나 어지간한 식당에서 파는 것보다 나을 것이라 확신한다.

다만, 고기 고명의 퀄리티는 기대에 못 미친다. 소고기가 채로 들어 있으면 좋았을 성 싶다. 그래도 씹히는 맛이 있어 실망할 정도는 아니다. 국물 한 방울 남기지 않고 싹싹 클리어했다. 그 사이에 공기밥과의 협업이 있었다는 것은 안 비밀이다.

감칠맛 철철 ~ 국물까지... 면애호가, 가슴이 설렌다 [먹어주는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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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인간장의 살아있는 감칠맛 명인우동

면식기행의 마지막 주자는 우동을 좋아하는 딸아이가 간식으로 선택한 명인우동이다. '12개월 자연숙성 명인간장에 가쓰오를 더해 감칠맛이 살아있다'고 봉지에 적혀 있다. 듣도 보도 못한 'STAR공법'이라는 단어에 눈길이 간다. SPC삼립의 47년 제면 노하우를 담은 기술이란다. 그냥 '맛있게 잘 만든다'는 뜻으로 해석한다. 열량은 337㎉로, 4가지 하이면 가운데 제일 낮다.

조리법은 다른 하이면과 같은 초간단이다. 10분이면 뚝딱 완성하고도 남는다. 오늘은 면을 건너뛰려 했는데 기막힌 국물 냄새와 가락건더기가 푸짐하게 올려진 모습을 보니 군침이 돌고, 식욕이 피어오른다. 그런데 면이 많이 퍼진 느낌이다. 딸아이가 "이건 아빠가 먹고, 다시 끓여달라"고 한다. 찰진 우동면을 즐기려면 면을 넣고 1분 남짓(레시피는 2분) 끓이기를 권한다.

일단 국물은 전문점에서 파는 우동 못지 않다. 적당히 짭조름하고 감칠맛이 난다. 과연 제45호 식품명인이 만든 전통간장은 뭐가 달라도 다르다. 면이 퍼지긴 했지만 시원한 김치를 얹으니 그런대로 먹을 만하다. '밥까지 말아서 김치우동밥을 만들어볼까' 싶었으나 지금은 간식타임이라 참기로 한다.

딸아이는 말없이 새로 끓여준 우동을 폭풍 흡입한다. 평소 보기 힘든 면치기까지 제대로 시전한다. 면을 한 가닥 얻어 먹어 보니 그 이유를 알겠다.
하나 더 끓이고 싶은 충동이 생긴다. 중간에 끊어지거나 흐물거리지도 않는 탱탱한 면발이다.
그래, 이게 '진짜' 명인우동이다.

blue73@fnnews.com 윤경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