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1) 서미선 기자 =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이뤄지고 있는 정부조직 개편 논의에 통계청도 포함될지 관심이 모인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핵심 공약인 디지털 플랫폼 정부 구축을 위한 설계작업에 본격 돌입한 가운데, 류근관 통계청장이 '통계데이터 플랫폼 전담조직'의 필요성을 역설하면서다.
류 청장은 25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조직학회 주관 세미나 기조연설에서 "객관적 정책수립 평가를 위한 통계데이터 플랫폼 전담조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현재의 분산형 국가 통계체계 아래선 국무총괄과 국무조정의 일반적 권한은 국무총리실에 있지만, 예산집행과 성과측정의 실질적 권한은 통계데이터를 가진 각 부처에 있어 국정운영 평가의 객관성을 담보할 수 없는 구조라는 점에서다.
류 청장이 직접적으로 언급하진 않았으나 이는 통계청 조직개편 필요성을 염두에 둔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그는 지난 21일 한 언론 인터뷰에서 "통계청을 기획재정부 외청에서 총리실 산하 통계데이터처로 개편해 총리가 국무를 조정하는 과정에 제 역할을 하는 게 맞는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같은 발언 배경엔 부처 간 칸막이로 통계 효율성이 저하되고 있다는 문제의식이 깔려있다.
국가통계 데이터는 경제·사회 등 전 부처와 연관돼 있지만 모든 분야를 총괄하는 통계 데이터 플랫폼 전담조직은 없다. 이에 다른 부처와 협조가 어렵고 자료 연계·활용도 비효율적이라는 지적이 있어왔다.
대표적인 것이 통계청이 추진하는 포괄적 연금통계다. 이는 통계등록부를 중심으로 기초·국민·직역·주택연금 등 각 부처 모든 연금데이터가 연계돼 전국민의 연금 가입·수급 현황과 사각지대를 파악할 수 있는 통계로, '뜨거운 감자'인 연금개혁을 위해서도 필수적이다.
그러나 이를 두고 연초에 국세청이 개인정보 유출 등 법위반 소지가 있다면서 자료제공에 난색을 표해 통계청은 관련 보도자료를 배포하고도 언론사에 보도 취소를 요청하는 해프닝을 겪기도 했다.
류 청장은 이와 관련 "새 국가통계 거버넌스인 K-통계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며 "모집단인 통계등록부와 각 기관 보유 데이터를 최신 정보보호기술인 동형암호로 최고 보안 수준에서 연계해 활용할 수 있다"고 정보유출 우려를 일축했다.
류 청장은 한국 노인빈곤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1위라는 통계에 대해서도 부정확한 부분이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부동산 자산비중이 큰 현실에 비춰볼 때 노인들이 주택연금이나 농지연금 등으로 유동화 가능한 부동산을 갖고 있을 수 있어서다. 이들 자산까지 통계에 종합 반영해야 더욱 정확한 데이터에 바탕을 둔 연금개혁도 할 수 있다는 취지다.
류 청장은 이날 기조연설에서 "연금개혁이든 노인 일자리 대책이든 복지정책이든 노인 실태 파악이 먼저"라며 "팩트 퍼스트"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앞서 현 정부 초반인 2018년에도 국회 토론회 등에서 국가통계 독립성의 제도적 보장을 위해 통계청을 총리실 산하 통계처로 바꾸거나 장관급으로 격상하고, 통계청장 임기제를 도입하자는 주장이 나온 바 있다.
가계소득 관련 통계 악화 이후 통계청장이 13개월 만에 전격 교체되며 통계 독립성과 신뢰도 논란이 재차 불거진 데 따른 것이다.
전 부처를 포괄하는 업무를 하는 국가기관이 외청으로 남아있을 이유가 없고, 통계청이 기재부 외청이라 인사 등 '외풍'에도 취약한 구조라는 점도 문제로 지적돼왔다.
통계청장 인선에 대해선 특정 정권이나 권력이 '코드 인사'를 통해 통계청을 좌지우지하지 못하도록 하는 장치가 필요하다는 제언도 있었다.
해외에서도 통계가 정치적 영향을 받지 않도록 독립기구 지위를 법으로 보장하는 사례가 있다.
영국은 통계청을 '내각 지휘를 받지 않는 의회 산하 독립기구'라고 2007년 법률에 명시했고, 프랑스도 2008년 '통계산출 활동의 독립성을 보장한다'고 법률에 못박았다.
반면 일본은 독립적인 기관이 아닌 한국의 행정안전부 격인 총무성에서 국가통계를 총괄 관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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