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에도 웹소설·웹툰을 실사화한 드라마는 많았다. 웹소설 '김비서가 왜 그럴까'는 웹툰, tvN 드라마로 제작됐고, 인기 웹툰 '이태원 클라쓰'는 JTBC 드라마 흥행에 이어 일본 넷플릭스 1위를 찍더니 현지 리메이크까지 확정됐다.
주목할 점은 최근 수퍼 IP의 영상화가 방송 환경 변화와 궤를 같이한다는 것이다. 지난 2년간 코로나19 확산으로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플랫폼 수요가 늘어났고, 가볍게 볼 수 있는 숏폼 콘텐츠가 주류로 올라섰다. 사람들이 모바일 기기로 많은 콘텐츠를 소비하면서 TV드라마 회차도 점점 줄어드는 경향을 보인다. 한 번에 몰아볼 수 있고, 회차별 재생 시간도 상대적으로 짧은 OTT 드라마는 원작의 빠른 호흡과 만화적 효과를 그대로 흡수했다.
'지금 우리 학교는'은 공개 하루 만에 넷플릭스 글로벌 1위를 차지했고, '며느라기' '연애혁명'도 카카오TV 개국공신 역할을 톡톡히 했다. 지난해 티빙 오리지널로 공개된 '술꾼도시여자들'은 주간 유료가입기여 수치 1위를 달성했다. 같은 플랫폼 '유미의 세포들'은 애니메이션과 실사를 결합한 새로운 시도로 호평받았다. 웨이브 역시 웹툰 원작 드라마 '약한영웅'을 준비 중이다.
새롭게 수퍼IP로 급부상한 것은 BL 웹소설·웹툰이다. 국내에서 드라마·영화보다 소설·웹툰으로 활발하게 향유되던 BL 장르는 '시맨틱 에러' 흥행을 기점으로 영상 콘텐츠 산업의 메인 스트림을 넘보고 있다.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으나 '나의 별에게' '새빛남고 학생회' '물들어' 등 BL 웹드라마가 꾸준히 제작됐고, 중국 BL드라마 '진정령'도 국내 시청자들에게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1억뷰를 돌파한 BL웹툰 '비밀사이' 역시 드라마화 가능성이 제기됐다.
수퍼 IP를 확보하기 위한 엔터테인먼트 기업과 제작사 노력도 상당하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네이버 등은 신진 작가를 발굴과 콘텐츠 제작을 목적으로 웹소설·웹툰 공모전을 개최하고 있다. 당선작을 웹소설·웹툰으로 자사 플랫폼에 연재하고 영상 콘텐츠 제작까지 지원하는 식이다. CJ ENM은 '오펜' 사업으로 창작자를 지원하고 IP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오펜 작가의 작품은 자회사 스튜디오드래곤을 통해 기획개발, 제작, 편성까지 이루어진다.
우려할 점은 수퍼 IP의 무분별한 변용 가능성이다. 최근 드라마 제작에 진출한다고 밝힌 키다리스튜디오는 영상화될 자사 웹툰 목록을 공개했다. 그중에는 성인 BL웹툰 '킬링스토킹'이 포함돼 있었다. '킬링스토킹'은 사이코패스 연쇄살인마와 그를 사랑하는 한 남자의 이야기다. 스토킹, 납치, 감금, 여성 살인, 강간 등 수많은 범죄를 상세하게 묘사했다. 드라마화 소식이 전해지자 접근성 높은 영상물로 제작되기에는 지나치게 자극적이라는 우려가 쏟아졌다. 원작 팬들은 때때로 실사화 캐스팅에 불만을 표현하고 그 화살은 배우에게 날아간다.
수퍼 IP는 장르의 경계를 허물고 세대를 통합한다. 하나의 소스를 다양하게 활용하면서 엄청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카카오 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슈퍼IP를 원작으로 한 드라마는, 두텁게 형성돼 있는 강력한 원작 팬덤을 드라마 시청층으로 흡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작품의 초반 인지도를 확대하는데 유리한 면이 있다. 더욱이 원작의 인기 요인을 바탕으로 캐릭터와 스토리를 풍성하게 덧붙여 영상으로 탄생시킴으로써, 원작과는 또 다른, 업그레이드된 재미와 볼거리를 전한다. 이렇게 제작된 드라마, 영화는 또 하나의 콘텐츠 IP로서 시즌제, 스핀오프 등을 통해 새로운 세계관을 더하는 등 다양한 진화를 통해 더욱 팬덤을 확대, 글로벌 수퍼 IP로서 영향력을 강화해 나갈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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