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송화연 기자,조현기 기자 = 35세 나이로 최연소 카카오 최고경영자(CEO)에 올랐던 '김범수 키드' 임지훈 전 대표가 김범수 이사회 의장과 카카오벤처스(카카오 투자 전문 자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자신이 주도해 '대박'이 난 벤처 펀드 성과급을 제대로 지급받지 못했다는 이유다.
◇임지훈 전 카카오 대표, 김범수 의장 상대로 민사 소송
27일 법조·IT 업계에 따르면 임지훈 전 카카오 대표는 지난 21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과 카카오 투자 전문 자회사 카카오벤처스를 상대로 5억100만원 규모의 약정금 청구 소송을 냈다.
소장에 표기된 5억100만원은 임 전 대표 측이 소 제기를 위해 우선 설정한 금액으로, 정확한 액수는 향후 소송에서 확정될 예정이다. 업계에 따르면 임 전 대표가 요구하는 성과급은 635억원~887억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임 전 대표 측은 지난해 12월 카카오벤처스가 조성한 '케이큐브1호 벤처투자조합펀드'가 9년 만에 청산되는 과정에서 자신의 몫을 정당하게 지급받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해당 벤처펀드는 두나무(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 운영사)의 성장세에 최소 100배 이상의 수익을 냈다.
◇'김범수 키드' 임지훈, 누구길래
네이버 전신인 NHN에서 근무하며 김 의장과 인연을 맺은 임 전 대표는 NHN 퇴사 후 소프트뱅크벤처스코리아에 수석심사역으로 합류해 탁월한 투자 능력을 보였다. 대표적인 투자 포트폴리오로는 '애니팡' 개발사 선데이토즈가 있다.
임 전 대표와 김 의장이 다시 만난 건 2011년, 카카오가 전자상거래 기업 로티플을 인수하는 과정에서다. 로티플에 투자했던 임 전 대표는 카카오의 협상 상대로 김 의장을 만났다.
임 전 대표의 투자 안목을 높게 평가한 김 의장은 2012년 사재를 털어 세운 벤처캐피털 '케이큐브벤처스'(현 카카오벤처스) 수장으로 그를 스카우트 한다. 임 전 대표를 가까이서 지켜본 김 의장은 2015년, 35세에 불과했던 임 전 대표를 카카오 대표로 발탁한다.
2018년 카카오 대표에서 물러난 임 전 대표는 최근까지 미국 뉴욕대학교 스턴경영대학원 겸임 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쳐왔다.
◇"성과급 지급 약속 이행하라" vs "법무·세무적 흠결있다"
이번 민사소송은 임 전 대표가 케이큐브벤처스 대표로 재직했던 당시 결성된 '벤처펀드'로 인해 발생했다. 임 전 대표는 케이큐브벤처스 대표로 재직했던 지난 2012년 총 115억6000만원 규모의 '케이큐브1호 벤처투자조합 펀드' 조성을 주도했다. 카카오는 해당 펀드에 50억원을 출자했다.
케이큐브1호 벤처투자조합 펀드는 두나무(업비트 운영사), 넵튠, 왓챠플레이 등 벤처 기업에 출자했다. 이 중 암호화폐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세에 두나무의 기업가치가 9년 새 100배 가까이 뛰면서 펀드의 수익도 100배 이상 늘었다.
펀드는 2013년 두나무에 2억원을 투자해 두나무의 상환전환우선주 1000주를 확보했다. 그 사이 암호화폐 시장이 성장하면서 펀드는 두나무 투자로만 수익률 1만 배를 기록했다. 청산가치는 2조원을 넘어섰다. 더욱이 펀드 청산 과정에서 주요 출자사(LP)들이 두나무 지분을 현물로 받으면서 향후 두나무가 해외 상장에 성공할 경우 1조원이 넘는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다.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2015년 1월 임 전 대표는 카카오벤처스와 성과급(우선 귀속분)의 70%를 받는다는 내용의 성과 보수 계약을 체결했다. 같은 해 12월 이 합의는 재조정됐는데 70%의 보상을 44%로 낮추되 '근무 기간과 상관없이 성과급을 전액 지급한다'는 조건이 추가됐다.
계약에 따라 임 전 대표는 해당 펀드 청산에 따른 성과급으로 약 600억원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 카카오벤처스는 지난해 12월 임 전 대표에게 성과 보수로 '현금 29억원, 현물 두나무 주식 12만1106주를 정산하겠다'는 내용을 전달했다고 전해진다.
그러나 올해 초 카카오벤처스 측이 임 전 대표에게 법무·세무적 이슈로 '성과급을 지급하기 어렵다'고 통보하면서 임 전 대표 측은 '약속 이행' 요구에 나선 상태다.
카카오는 임 전 대표와 카카오벤처스가 성과금 지급 약정을 체결했던 2015년 당시, 해당 안건이 주주총회 및 이사회 의결절차를 거치지 못해 계약상 흠결이 있었다는 입장이다. 임 전 대표에 대한 성과급 지급을 두고 회계법인과 법무법인의 검토를 거친 결과, 법무적·세무적 문제가 있었다는 것.
카카오 측은 "임직원 성과급 부여하는 상법 등 관련법상 소정의 절차에서 미비 사항이 확인돼 (성공보수) 지급을 보류했다"며 "카카오 공동체얼라인먼트센터(CAC)는 해당 이슈의 유효성과 범위에 관한 법적 판단 절차가 필요하며, 그 결과에 따라 집행하도록 카카오벤처스에 권고했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법원의 재판에서 성과급 지급 유무와 범위를 결정이 되면 이에 따라 집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카카오벤처스에 의견을 제시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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