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은행

마통 3억·전세 보증금 80%까지 풀려… 주담대만 남았다

박소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3.27 18:15

수정 2022.03.27 18:15

가계대출 총량제 사실상 중단
'마통 5000만원' 한도 싹 허물어
우리은행 최대 3억까지도 가능
오른만큼만 빌려주던 전세대출
문턱 낮추고 잔금이후에도 가능
시중은행들이 속속 대출 빗장을 풀면서 부동산 시장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5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영업부 대출 창구. 뉴시스
시중은행들이 속속 대출 빗장을 풀면서 부동산 시장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5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영업부 대출 창구. 뉴시스
시중은행들이 빠르게 가계대출 빗장을 풀고 있다. 오른 만큼만 빌려주던 전세자금대출 한도를 80%까지 늘렸고, 5000만원으로 막아놨던 마이너스통장 한도도 연 소득만큼으로 복구했다. 농협은행은 일반 신용대출 한도도 풀었다. 이로써 법에 명시된 주택담보대출의 주택담보인정비율(LTV),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제외한 모든 대출 한도가 풀리게 됐다.


■마통·전세대출 한도 다 풀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오는 3월부터 마이너스통장 한도를 5000만원에서 상품 종류에 따라 8000만∼3억원까지 늘리기로 결정했다. 직장인은 연 소득 범위 내에서 최대 2억원까지 마이너스통장을 뚫을 수 있고, 전문직은 최대 3억원까지 받을 수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하반기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 대출 한도를 소득과 관계없이 1인당 5000만~1억원으로 제한했다.

신한은행도 마통 한도 복원을 검토 중이다. 마이너스통장은 '신용'을 토대로 대출을 받는 신용대출의 한 종류이지만 우선 한도를 받아놓고 필요할 때마다 꺼내 쓸 수 있다는 점이 일반 신용대출과 다르다. 시중은행들은 지난해 '마통' 한도를 일괄 5000만원으로 제한했다.

KB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은 마통 한도 대부분을 작년 상반기 수준으로 복구했다. 하나은행은 1월 말, 국민은행은 이달 초 마통 한도를 5000만원에서 1억5000만원으로 올렸다.

지난해 대출중단 사태를 빚은 농협은행은 일반 신용대출 한도를 풀었다. 농협은행은 올 1월부터 5000만원이던 일반 신용대출 한도를 순차적으로 올려 2억5000만원까지 늘렸다.

최근 5대 시중은행의 전세대출 문턱도 낮아졌다. 기존에 전세가 오른 만큼만 빌려주던 대출은 다시 전셋값의 80% 이내로 확대됐고, 임대차계약 잔금지급일 이후에도 전세대출 신청이 가능하도록 바뀌었다. 우리은행을 시작으로 신한은행과 하나은행, 농협은행이 적용했고 국민은행은 오는 30일부터 시행한다.

■LTV·DSR만 남았다

위 조치들은 그동안 법(은행업감독규정)상으로는 금지되지는 않았지만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총량 규제로 '스스로' 틀어막았던 대출들이다. 은행들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중은행들이 가계대출을 조인 결과로 '여력'이 생겼다는 입장이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상으로 대출금리가 오르면서 대출 증가세가 지난해보다 둔화됐다"고 설명했다.

실제 올 들어 두 달 동안 5대 은행 신용대출 잔액은 3조1156억원 감소했다. 신용대출은 지난해 12월부터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또 최대 LTV를 80%까지 인정하겠다는 새 정부의 공약이 결국 DSR 완화로도 이어질 것이라는 게 은행권 판단이다. 법적 근거 없이 금융당국의 구두지시로 이뤄지던 가계대출 총량규제가 결국 유명무실해질 것이라는 주장이다.
은행업계에선 개인별 DSR 규제가 유지된 채 LTV를 완화하면 대출 한도 증액 효과가 고소득자에 집중될 수밖에 없어 결국 DSR 완화도 함께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psy@fnnews.com 박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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