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단독]본업보다 데이터로 돈 번다... 금융·IT서비스 업계 '사활'

김성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3.27 18:15

수정 2022.03.27 21:34

은행·카드사, 방대한 양의 데이터
IT서비스기업은 기술력으로 승부
플랫폼·컨설팅 등 수익창출 속도
#. 시중은행 A사와 IT서비스업체 B사, 이동통신업체 C사는 상권별 소비행태를 분석하기 위해 사용자들의 소비정보와 온라인 택배, 인터넷TV(IPTV) 시청정보를 결합했다. 이를 통해 소상공인들에게 주거지 인근 상권 마케팅전략 수립 정보를 제공했다. 이뿐 아니라, 공공기관에 대해선 정책 수립 및 행정서비스를 제안할 수 있었다.

국내 금융권에 '데이터 전쟁'의 전운이 감돌고 있다. 지난 1월 금융위원회가 실시한 '데이터 전문기관' 사전설명회에 은행과 카드사, 핀테크업체, IT업체까지 30여개 업체가 참여할 정도로 '21세기 원유'로 불리는 데이터 사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 같은 행보는금융 데이터 결합이 장기적으로 플랫폼, 컨설팅 등 신사업 진출을 통한 수익창출에 중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은행과 카드사의 경우 플랫폼 사업으로 치고들어오는 빅테크·핀테크업체를 견제하고 역으로 해당 시장에 침투할 수도 있어 적극적이다. 이미 가진 데이터가 많아 규제만 풀어준다면 플랫폼 사업 확장이 수월하다. IT업계는 클라우드 기술과 인공지능(AI) 기술을 기반으로 소상공인과 공공기관, 고객기업에 다양한 컨설팅 사업을 할 수도 있어 공격적이다.

■방대한 데이터가 무기

데이터 전문기관 지정을 신청한 금융사들은 이미 보유하고 있는 방대한 데이터를 무기로 적극적인 모습이다. 시중은행과 카드사들은 신용대출과 주택담보대출, 단기대출 상품을 취급하면서 꾸준히 가명정보 데이터를 업그레이드해왔다. 신용평가모형(CSS)이 대표적이다. 정부가 지난해 법정 최고금리를 24%에서 20%로 낮춘 데다 금융당국이 중·저신용자에 대한 중금리 대출을 꾸준히 강조하면서 시중은행과 여신전문업체들도 주기적으로 CSS를 개선해왔다.

카드사들은 본업인 신용카드 수수료 수익만으로는 살아남을 수 없다는 위기의식이 강하다. 데이터 전문기관을 신청한 신한카드·삼성카드·BC카드 등 카드사도 데이터 사업에 적극적이다.

신한카드의 경우 지난해 데이터 매출액이 100억원을 넘겼다. 3월 기준 330여개 기업 및 기관 대상으로 진행한 데이터 판매 및 컨설팅 프로젝트는 총 550건에 이른다. 삼성카드는 20년 데이터거래소 개소 이후 2년간 191건의 데이터 상품을 등록, 카드사 중 가장 많은 데이터 상품을 공개한 바 있다. BC카드는 지난 14일 플랫폼 앱 '페이북'에서 대출비교 서비스를 개시하는 등 데이터 비교 추천 등 가공 사업에 속도를 붙이는 중이다.

■IT서비스 3사 데이터 가공능력 강조

IT서비스 3사(삼성SDS, LG CNS, SK㈜ C&C)는 클라우드와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데이터 결합 사업을 차세대 먹거리로 꼽고 있다. 삼성 SDS와 SK㈜ C&C는 개인정보보호위원회로부터 가명정보 결합 전문기관으로 지정되면서 데이터 결합 사업에 일찌감치 발을 담그고 있다. LG CNS는 금융위로부터 주로 금융사와 핀테크업체들이 참여했던 '마이데이터' 사업자 승인을 받으면서 소비자 기반 데이터 관련 서비스 개발에 매진 중이다.


다만 IT서비스업계에선 다량의 데이터를 보유한 금융업종이 데이터 전문기관 평가에서 유리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IT서비스업체 관계자는 "데이터 결합과 가공이라는 기술력 측면에서 IT서비스업체는 AI를 활용한 분석,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 등이 우위에 있을 것"이라며 "다만 금융위가 기술력보다 친숙한 업종 위주로 평가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이미 승인받아 운영 중인 4개 기관 이외에 추가 지정 업체를 몇개 업체 또는 기관으로 할지는 정해지지 않았다"면서 "예상 데이터 결합건수, 결합처리 능력, 신청기관의 전문성 수준에 대한 외부평가위원회 평가와 심사결과까지 감안해 상반기 중 확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ksh@fnnews.com 김성환 이승연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