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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가상자산 생태계로… 대기업 거침없는 진격

이설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3.28 18:01

수정 2022.03.28 18:01

SK스퀘어 "올 3분기 코인 발행"
국내 대기업 최초 '계획' 공식화
그룹 내 서비스와 결합해 시너지
LG, 사업목적에 추가·조직개편
삼성·포스코·한화 등도 투자 확대
블록체인·가상자산 생태계로… 대기업 거침없는 진격
SK스퀘어가 올 3·4분기 국내 대기업 중 처음으로 자체 가상자산을 발행하겠다는 계획을 공식화 하는 등 국내 대기업들의 가상자산·블록체인 사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블록체인 기술을 기존 사업에 적용하는 것은 물론 메타버스 등 급부상하는 신규사업에 가상자산과 대체불가능한토큰(NFT)를 본격 적용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가상자산 산업 활성화를 공약으로 제시한 만큼, 기업들의 가상자산 사업화가 가능해질 것이라는 기대감에 그동안 가상자산 사업을 미루던 기업들의 가상자산 사업이 봇물을 이룰 것이라는 기대감도 확산되고 있다.

■SK스퀘어, 3분기 중 자체 코인발행

SK스퀘어는 28일 주주총회를 통해 올 3·4분기 중 자체 코인을 발행하겠다는 계획을 공식화했다. 2분기에 블록체인 관련 서비스 개발과 백서 발행을 끝낸 이후 3분기 코인을 발행한다는 것이다.

지난해 설립 직후 가상자산 거래소 코빗에 900억원을 투자, 지분 35%를 확보하며 화제를 모은 SK스퀘어는 자체 코인을 활용해 SK그룹 내 ICT 서비스 및 SK텔레콤의 메타버스 '이프랜드'에 우선 적용할 계획이다.
SK스퀘어는 동영상서비스(OTT) '웨이브'나 음원 플랫폼 '플로', e커머스 '11번가', 통합멤버십 서비스 'OK캐쉬백' 등에 적용해 NFT·가상자산·메타버스를 융합한 자체 코인 생태계 구축하겠다는 밑그림도 그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4분기 중에는 국내외 거래소에 상장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가상자산 발행 주체는 블록체인 사업을 담당하는 자회사 SK플래닛이다. SK플래닛은 현재 통합 마일리지 서비스인 OK캐쉬백과 시럽 등 마케팅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SK그룹의 투자전문 지주회사가 되겠다고 선언한 SK㈜는 최근 NFT 기술기업 팜 NFT스튜디오의 시리즈B 투자 라운드에 참여했다.

■LG전자, 가상자산 거래업 추가

LG전자는 지난 24일 주주총회를 통해 사업목적에 '블록체인 기반 소프트웨어의 개발 및 판매, 암호화 자산의 매매 및 중개업'을 추가했다. 블록체인 기술 개발은 물론 가상자산 거래업까지 사업목적에 추가하면서 본격 가상자산 사업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LG전자는 지난 2020년 조직개편을 통해 최고기술책임자(CTO) 직속의 아이랩(iLab)을 신설해 블록체인과 NFT(대체불가토큰) 사업을 개발해 왔다.

또 카카오의 블록체인 기술 자회사 그라운드X와 함께 스마트TV에서 NFT 아트를 감상할 수 있는 전용 애플리케이션(앱)을 '드롭스 갤러리' 내놨다. 최근에는 서울옥션블루의 자회사인 XXBLUE와 예술분야 NFT 콘텐츠 사업을 공동 추진, XXBLUE가 진행하는 NFT 작품 경매와 전시에 참여하는 고객은 LG 올레드 TV의 화질로 예술 작품을 만날 수 있도록 했다.

■삼성넥스트, 잇따라 블록체인 투자

삼성전자의 벤처투자전문 자회사 삼성넥스트는 가상자산·블록체인 기업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올해에만 블록체인 기반 사물인터넷(IoT)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리덤파이, NFT 마켓플레이스 구축 솔루션 메타플렉스, NFT 전용 디스플레이 솔루션업체 아토믹폼, 영지식(zero-knowledge) 증명 기반 프라이빗 블록체인 솔루션업체 알레오 등에 투자했다.

지난 해에도 메타버스 플랫폼 더샌드박스, 가상자산 파생상품 거래소 FTX, 블록체인 게임 엑시인피니티, 블록체인 네트워크 모니터링 서비스업체 메트리카 등 다양한 블록체인 기업에 투자를 단행했다.

올초에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소비자가전쇼(CES) 2022'에서 NFT 플랫폼을 탑재한 스마트TV 신제품을 선보였다. 이를 통해 이용자들은 TV로 NFT를 검색하고 전시할 수 있다.

■포스코·한화 등도 블록체인 신사업

포스코는 2021년 사업보고서를 통해 "2022년에는 AI, 가상현실·증강현실(VR·AR), IoT, 블록체인 등 신기술과 함께 메타버스의 투자도 IT 투자의 한 축이 될 전망"이라며 "일부 업종에 국한된 메타버스의 활용은 정부·공공영역을 넘어 금융권과 서비스업종으로 빠르게 확산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한화는 한화시스템을 통해 블록체인 사업을 추진 중이다. 한화시스템은 지난 해 6월 자회사로 블록체인 솔루션을 개발하는 엔터프라이즈블록체인을 설립했다. 한화시스템은 엔터프라이즈블록체인과 베트남 소비자를 대상으로 통합 멤버십 서비스 e월렛(e-wallet)을 제공하기 위해 바닐라스튜디오를 설립하기도 했다.
이 외에도 가상자산 발행 및 거래에 필요한 사업을 보유한 국내외 사업자와 협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GS의 블록체인, 인공지능(AI) 등 분야의 창업초기기업(스타트업)에 대한 투자에 본격 나서고 있다.
GS 자회사인 GS홈쇼핑은 지난 해 블록체인 기반 품질이력관리 솔루션 및 명품구매 플랫폼 '구하다'에 투자한 바 있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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