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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배는 시시, 3배 하락 베팅"... 美도 韓도'불개미' 몰려든다

서혜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3.28 18:14

수정 2022.03.28 18:14

레버리지·인버스 ETF 투자 급증
서학개미 순매수 상위 5개중 3개
"2배는 시시, 3배 하락 베팅"... 美도 韓도'불개미' 몰려든다
'2배도 시시하다.' 올들어 글로벌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국내외 투자자들이 초고위험 레버리지·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에 뛰어들고 있다.

2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미국 금융정보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레버리지 ETF나 변동성에 투자하는 ETF 등 위험이 매우 높은 상품들이 올해 ETF 거래량 상위 5개 상품 가운데 3개에 달한다.

올들어 가장 많이 거래된 상장지수펀드(ETF)는 나스닥100지수를 3배 추종하는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 ETF(TQQQ)'로 하루 평균 1억1900만주 이상이 거래됐다. 이는 지난해보다 65% 급증한 것으로 지난 10년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 ETF'의 총운용자산(AUM)은 최근 180억달러까지 불어났다.


나스닥100지수가 내려갈 때 하락률의 3배 수익을 내는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숏 QQQ ETF(SQQQ)'는 올들어 8200만주 이상이 거래되면서 4번째로 거래량이 많은 ETF에 이름을 올렸다.

투자분석 플랫폼 '모닝스타 다이렉트'에 따르면 기초지수가 하락할 때 수익이 나는 인버스 ETP의 AUM는 현재 115억달러로 지난해 대비 42% 급증했다. 2011년 이후 최대 규모다.

기초지수 수익률의 2∼3배 이상을 추종하는 레버리지 ETP 역시 올들어 AUM가 다소 줄었지만 여전히 지난 10년 사이 최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같은 모습은 서학개미(해외주식에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나타난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지난주(3월 19~25일) 서학개미 순매수 상위 5위 종목 가운데 3개 종목이 초고위험 레버리지·인버스 ETF다. 순매수 2위는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숏 QQQ ETF'로 6159만24달러어치를 사들였다.

순매수 3위는 알리바바와 텐센트 같은 중국을 대표하는 인터넷 기업들에 투자하는 레버리지 2배 상품인 '디렉시온 데일리 'CSI 차이나 인터넷 인덱스 불 2X ETF'로 2340만4576달러가 몰렸다.

순매수 5위를 차지한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베어 3X ETF'에는 1570만7456달러가 순유입됐다. 이 상품은 미국 대표 30개 반도체 기업 일별 하락률에 3배 베팅한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으로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투자자들이 이처럼 초고위험 상품에 몰리는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상품들은 대부분 단기 투자용이며 역사적으로도 투자자들에게 막대한 손실을 안겨줬다며 주의하라고 조언했다.


실제로 최근 위즈덤트리 커머더티가 제공한 니켈 관련 투자상품 2종이 이달 들어 거래 정지를 앞두고 있다. 이 두 상품 중 하나는 니켈 가격의 3배를 추종하고 다른 하나는 니켈 가격의 하락에 베팅한 상품이었다.


위즈덤트리 커머더티 대변인은 "인버스나 레버리지 상품의 권장 보유 기간은 하루"라며 "투자하기 전에 이런 상품들의 특성과 위험을 숙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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