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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쌍용차 매각 불발, 안타까운 5개월 허송세월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3.28 18:21

수정 2022.03.28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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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전기차 출시가 승부수
노사 신발끈 한번더 조이길
쌍용차는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이 25일 예치해야 할 인수대금을 납부하지 않아 인수·합병(M&A) 투자 계약이 해제됐다고 29일 공시했다. 사진은 27일 오전 서울 시내 한 쌍용차 판매점 앞. 사진=뉴시스
쌍용차는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이 25일 예치해야 할 인수대금을 납부하지 않아 인수·합병(M&A) 투자 계약이 해제됐다고 29일 공시했다. 사진은 27일 오전 서울 시내 한 쌍용차 판매점 앞. 사진=뉴시스
에디슨모터스의 쌍용차 인수가 결국 불발로 끝났다. 쌍용차는 28일 공시를 통해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이 3월 25일 예치해야 할 인수대금을 예치하지 않아 인수합병(M&A) 투자계약이 해제됐다"고 밝혔다. 쌍용차는 국내 기업에 인수돼 새출발할 것이란 기대를 키웠으나 다시 가시밭길을 걷게 됐다. 법원은 지난해 10월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으나 결국 다섯달 동안 허송세월한 셈이 됐다.


쌍용차가 걸어온 길은 험난하다. 지금 이름을 갖게 된 것은 1986년 쌍용그룹이 인수하면서다. 1998년 대우그룹에 인수된 뒤에도 시련이 끊이질 않았다. 외환위기 충격 등으로 2000년 초 대우에서 분리됐다. 그 뒤 중국 상하이자동차로 넘어갔고, 2011년 다시 인도 마힌드라그룹에 인수됐다. 해외기업이 경영을 맡으면서 기술유출 문제도 불거졌다. 2009년엔 대규모 정리해고에 맞서 쌍용차 노조원들이 77일간 평택공장을 점거한 옥쇄파업이 있었다. 그 후유증은 노사에 혹독했다.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은 지난 1월 3049억원에 M&A 본계약을 했다. 하지만 결국 인수자금 조달이 안돼 이마저도 실패로 끝났다.

쌍용차는 과거 코란도 열풍을 일으키며 국내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시장을 선도했다. 하지만 주인이 계속 바뀌면서 경쟁에서 밀렸고, 2000년대 급변하는 세계 자동차시장 흐름에도 끼지 못해 벼랑끝으로 몰렸다. 쌍용차는 법정관리 기한인 오는 10월까지 새 주인을 찾지 못하면 청산절차를 밟게 된다. 5000명에 육박하는 임직원은 물론 협력사 직원 등을 포함, 20만명의 쌍용차 관계자들이 거리로 나앉을 수 있는 상황이다.

파국을 막으려면 다시 주인을 찾는 게 급선무다. 다행히 지난해보다 현재 여건이 더 낫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개발 여부조차 불확실하던 전기차 J100은 출시일이 6월 말로 잡혔다. 중국 BYD와 제휴해 내년 하반기 전기차 U100을 내놓는 등 친환경차 전환도 빨라질 전망이다.

5월 출범하는 윤석열 새 정부에 쌍용차 매각 건은 부담이 될 수 있다. 60여년 역사의 기업에 20만명의 생계가 달린 문제다. 그렇다고 주채권단인 산업은행이 또 자금을 대는 것도 쉽지 않다.
쌍용차 노사는 회사를 살리려 부단히 노력했다. 한번 더 신발끈을 조이기 바란다.
그래야 나중에 산은 또는 정부에 손을 내밀더라도 명분이 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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