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북한이 사상 처음으로 '선전부문 일꾼강습회'를 진행하며 인민들에 대한 사상교육을 강조하고 나섰다. 대북제재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으로 내부 사정이 어려운 상황에서 다음달 태양절(김일성 주석 생일·4월15일)까지 앞두고 있어 강력한 사상전을 통해 '결속'을 다지려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 조선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 따르면 28일 평양 4·25문화회관에선 노동당 제1차 선전부문일꾼강습회가 열렸다. 김정은 당 총비서는 '형식주의를 타파하고 당 사상 사업을 근본적으로 혁신할 데 대하여'란 서한을 이번 강습회에 보내 사상사업의 중요성과 선전일꾼들의 역할을 강조했다.
김 총비서는 "중중첩첩의 시련들 속에서 중대한 과제들을 수행하자면 인민대중의 사상정신력을 무기로 틀어쥐고 백방으로 발동해야 한다"며 "우리 당에 있어 사상 사업은 당 사업의 중핵 중 핵이다.
이어 그는 "당 중앙의 충실한 대변자, 혁명의 나팔수란 부름은 선전일꾼들만이 지닌 값 높은 칭호"라며 "당 중앙의 사상과 의도를 하부 말단까지 제때 정확히 전달하는 출력 높은 확성기, 마이크가 되고 잡음 없는 증폭기가 돼야 한다"고 독려했다.
북한이 선전부문일꾼강습회를 진행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코로나19 유행에 따른 국경 봉쇄가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최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후 미국을 중심으로 대북제재 강화 여론이 커지는 등 변화되는 주변상황에 맞춰 사상교육을 강조함으로써 내부결속을 다지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 총비서는 지난 24일 ICBM '화성-17형' 발사 뒤 미국과의 장기적 대결 준비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작년부터 내부 결속을 위해 '강습회'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북한은 지난해에만 Δ시·군 당 책임비서 강습회(3월) Δ조선직업총동맹 대회 참가자 강습회(5월) Δ사회주의여성동맹 참가자 강습회(6월) Δ조선인민군 지휘관·정치일꾼 강습회(7월)를 개최했으며, 올해도 2월에 제2차 건설부문일꾼대강습을 진행했다. 김 총비서가 간부들을 통솔하는 방식 가운데 하나로 강습회가 자리 잡아가는 모습이다.
김 총비서는 세대 교체에 따른 사상교육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그는 이번 서한에서도 "우리 당이 자라나는 새 세대들에게 국가의 책임과 부담으로 교복을 만들어 입히고 신발을 신겨주며 우리가 만든 책가방에 우리가 만든 학습장과 학용품을 넣어 메워주자고 하는 건 어린 시절부터 당과 국가의 고마움을 알고 나서 자란 고향과 조국, 자기의 모든 걸 소중히 여기는 마음이 체질화되게 하자는 데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북한은 최근 강연·해설·구호·표어 등을 통한 '새 세대' 대상 선전선동사업과 함께 영화를 비롯한 미디어·과학기술을 활용하는 관련 교육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북한 조선중앙TV가 지난 25일 마치 영화처럼 편집한 ICBM 시험발사 영상을 공개한 것도 이와 맥을 같이하는 것으로 보인다.
김 총비서는 이번 서한에서 "감화력과 파급력이 제일 큰 사상교양수단인 영화 창작에서 전환을 일으켜 그를 불씨로 문화예술 전반에서 변혁과 부흥의 새 시대의 요구에 맞는 명작들을 많이 창작해 온 나라를 혁명열, 투쟁열로 들끓게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아울러 그는 "최근에 특색 있고 생신하며 커다란 여운을 남기는 편집물들을 연이어 내놓아 인민들의 호평을 받고 있는 TV방송 부문에서 이룩한 성과를 소중히 키우면서 우리 방송의 위력을 더욱 높여나가자"고 미디어 활용을 강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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