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삼성·LG 창업주가 다닌 초등학교, K-기업가정신센터 변신 [다시 주목받는 기업가 정신]

강재웅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3.29 18:35

수정 2022.03.29 18:35

이병철·구인회·허만정 등 배출
진주 지수초에 체험형 교육센터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이 주도
"진취적 K기업인정신 확산 기대"
경상남도 진주시 지수면에 위치한 K기업가정신센터(옛지수초등학교). 사진=강재웅 기자
경상남도 진주시 지수면에 위치한 K기업가정신센터(옛지수초등학교). 사진=강재웅 기자
29일 경남 진주시 지수면에 위치한 K-기업가정신센터(옛 지수초등학교) 내부에 국내 창업주들에 대한 정보를 담은 알림판이 설치돼 있다. 사진=강재웅 기자
29일 경남 진주시 지수면에 위치한 K-기업가정신센터(옛 지수초등학교) 내부에 국내 창업주들에 대한 정보를 담은 알림판이 설치돼 있다. 사진=강재웅 기자
【파이낸셜뉴스 진주(경남)=강재웅 기자】 한국 경제사에 큰 족적을 남긴 1세대 창업주들의 요람 '경남 진주 지수초등학교'가 기업가정신센터로 탈바꿈했다. 국내 최초로 체험식 교육센터로 운영돼 오는 4월 본격 운영 전부터 사전예약이 쇄도하고 있다.

29일 경남 진주 지수IC에서 5분 남짓 왕복 2차선 국도를 달려 도착한 지상 2층의 지수초등학교는 따듯한 봄날씨로 더욱 빛났다. 지수초등학교는 삼성 이병철, LG 구인회, 효성 조홍제 등 대한민국 산업화를 이끈 창업주들을 줄줄이 배출한 곳이다.
이 외에도 GS그룹 창업주 허만정 회장, 구인회 LG그룹 창업주 동생이자 LG그룹 창업 1세대 중 한 명인 구태회 LS전선 명예회장 등 한국을 대표하는 5개 그룹의 창업주들이 꿈을 키운 한국 기업가정신 발원지다.

100년 넘는 역사를 가진 지수초등학교의 정문을 통과하면 본관 중심에 건물보다 높이 자란 커다란 소나무가 위세를 자랑하고 있다. 이 소나무는 일명 '부자나무'로, 고인이 된 이병철·구인회·조홍제 3명이 함께 심고 가꾼 소나무로 알려져 있다. 지수초등학교는 지난 2009년 송정초로 통폐합되면서 폐교됐다. 송정초가 지수초로 교명을 바꿔 이름을 이어가고 있지만, 그동안 옛 지수초등학교는 폐교로 방치돼 왔다. 하지만 최근 3년여의 새단장 기간을 마쳐 이날 미래 기업의 기업가정신을 키우는 'K-기업가정신센터'로 거듭났다.

K-기업가 정신센터는 강의실을 구비한 교육동과 진주시 전문도서관 및 체험센터 등을 갖춘 부대동 등 2개로 나눠져 있다. K-기업가정신센터는 강의 위주 교육에서 탈피, 체험형으로 운영되는 특색이 있다. 1박2일 일정으로 진행될 프로그램에는 16개 특화과목과 네가지 공통교육으로 진행된다. 교육대상을 대학생 및 예비창업자, 재직자, 최고경영자(CEO), 시민으로 구분해 각 교육대상별 눈높이에도 맞췄다.

센터 설립을 주도하고 교육을 도맡은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관계자는 "기업가정신 교육은 청소년에겐 창업교육 위주의 조기교육에 방향을 맞췄다"며 "변화와 혁신을 직접적 실행할 창업자 및 중소기업 CEO, 재직자 등에게는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교육에 초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중진공은 전국 6개 중소기업연수원, 18개 청년창업사관학교 등을 통해 다양한 연수 및 멘토링 프로그램을 지원해온 경험이 있다. 이 같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K-기업가정신센터 교육이 실질적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스토리텔링 중심 체험교육, 메타버스 교육장 구축 등 수요자 맞춤형으로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창업주 모교라는 이점과 체험형 중심 교육이라는 입소문을 타면서 이미 중소기업 단체, 대·중소기업협력사 단체, 창업보육 기관별 등의 단체신청예약이 줄을 잇고 있다.


중진공 관계자는 "연간 1000명 정도 배출되는 청년사관학교 졸업생을 중심으로 신청이 들어왔다"며 "현재는 대학교 창업지원실 등은 물론 벤처단체 등에서도 예약이 들어오고 있다"고 전했다.

중진공은 올해 기업가정신센터를 지역별 상생모델로 기초를 다진 뒤 2024년에는 글로벌 협력체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이날 K-기업가정신센터 출범식에서 김학도 중진공 이사장은 "'K-기업가정신센터'가 기업가 및 예비창업자들에게 체계적 교육과 성찰의 장이 되어 대한민국 기업가들 사이에 기업가정신이 빠르고 확고하게 자리 잡을 수 있기를 희망한다"며 "도전적이고 진취적인 기업가정신을 함양해 활력 넘치는 대한민국을 만들고, 우리의 기업가정신이 세계적으로 확산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달라"고 강조했다.

kjw@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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