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사회

유럽, 러시아 에너지 위협에 비상...폴란드는 석유 수입 끊기로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3.30 21:47

수정 2022.03.30 21:47

지난 18일 독일 니더작센주 링겐에서 촬영된 천연가스 화력발전소.AP뉴시스
지난 18일 독일 니더작센주 링겐에서 촬영된 천연가스 화력발전소.AP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러시아의 에너지 자원에 의존하던 유럽 각국이 러시아산 에너지 수입을 줄이기 위해 대책 마련에 나섰다. 독일은 천연가스 비상 공급을 위한 조기 경보를 발령했으며 폴란드는 앞장서서 러시아 석유 수입을 중단하기로 했다.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차이퉁(FAZ) 등 독일 언론에 따르면 로베르트 하벡 독일 부총리 겸 경제·기후부 장관은 30일(현지시간) 가스 비상공급계획 '조기 경보'를 발령했다.

하벡은 "현재로서는 공급에 난관이 없다"면서 "그럼에도 우리는 러시아의 조처가 심화할 가능성에 대한 대비조처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조치가 조기, 비상, 위급 등 3단계 경보 중 첫 번째 단계이며 가스 공급 점검을 강화할 비상대책팀을 신설한다고 말했다.

같은날 그리스 정부도 에너지 규제 당국과 최대 가스·전기 공급업체 대표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비상회의를 열기로 했다.
현재 그리스에서는 가스 공급이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고, 독일처럼 비상 경보를 울릴 단계는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과 그리스는 러시아에서 막대한 천연가스를 수입하고 있으며 연간 가스 공급 가운데 각각 55%, 40%를 러시아 가스에 의존한다.

이날 폴란드는 아예 연말까지 러시아산 석유를 수입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폴란드는 이미 러시아 석유에 대한 의존도를 크게 줄였다"면서 "석유 수입을 전면 중단하는 조처는 러시아에 대한 에너지 의존도를 줄이고 있는 유럽 내에서 가장 급진적인 조처"라고 말했다. 폴란드는 전날 러시아 석탄에 대한 수입을 금지한다고 밝혔고 천연가스 수입도 오는 5월에 끊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유럽 각국이 비상 조치에 나선 이유는 러시아가 가까운 미래에 에너지를 무기로 유럽을 압박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유럽 등 서방 각국이 러시아를 제재하자 이들을 비우호국가로 지정했다. 푸틴은 지난 23일 해당 국가에 러시아 천연가스를 수출할 때 러시아 루블로만 대금을 받겠다고 알렸다.
이에 유럽연합(EU)과 주요 7개국(G7)은 해당 조치가 계약 위반이라면서 러시아의 요구를 거부한다고 밝혔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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