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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 시세 쥐락펴락하는 거물…일론 머스크만이 아니네? 심지어 한국인!

뉴스1

입력 2022.03.31 06:50

수정 2022.03.31 06:50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 (권도형 대표 페이스북 갈무리) © 뉴스1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 (권도형 대표 페이스북 갈무리) © 뉴스1


신현성 테라 대표. 2019.1.24/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신현성 테라 대표. 2019.1.24/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서울=뉴스1) 송화연 기자 = 비트코인이 3개월 만에 4만8000달러 선을 회복한 가운데, 한국인 경영자가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해 자신에게 발부한 소환장이 '적법하지 않다'는 이유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측에 소송을 건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가 그 주인공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소셜미디어가 하나의 '투자지표'로 자리 잡은 가운데, 권 대표의 소셜미디어에도 전 세계적인 시선이 쏠리고 있다.

◇비트코인, 테라 블록체인 때문에 강세?

비트코인이 지난 29일 4만8000달러 선을 돌파했다. 지난해 12월31일 이후 3개월 만이다. 비트코인은 최근 7거래일 동안 16.8% 증가했다.


암호화폐 업계에선 이번 상승장의 배경으로 블록체인 프로젝트 '테라'를 지목했다. 테라 측이 최근 1억3500만달러(약 1635억원) 규모의 비트코인을 매입했고, 30억달러(약 3조6345억원) 규모의 비트코인을 추가 매수하려 한다는 것이 강세 전환의 이유라는 것.

실제로 권도형 테라폼랩스(테라 개발사) 대표는 지난 29일 미국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들어 10억달러 이상의 비트코인을 구매했다"고 인정하며 "테라가 비트코인에 관심을 갖는 건 비트코인이 강력한 디지털 비축 자산이라고 믿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테라는 자사 스테이블코인인 '테라USD'(UST)의 시세 방어를 위해 비트코인을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입은 테라의 싱가포르 기반 재단 '루나파운데이션가드'를 통해 이뤄졌다. 테라는 테라USD의 시세 하락 시 유동성 공급을 위해 비트코인을 담보물처럼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테라는 뭐고 루나는 또 뭐야?

테라는 소셜커머스 '티몬'을 창업한 신현성과 와이파이 공유 서비스 '애니파이'를 창업한 권도형이 공동 창업한 블록체인 프로젝트다.

신 대표는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 와튼스쿨 졸업 후 맥킨지를 거쳐 티몬을 창업했고, 권 대표는 스탠퍼드대학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뒤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등에서 경력을 쌓았고 애니파이를 창업했다.

엘리트 코스를 밟은 두 사람은 '법정화폐'와 '비트코인'의 장점을 결합한 '스테이블코인'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했다. 스테이블코인은 가격 변동성을 최소화하도록 설계된 암호화폐를 뜻한다. 비트코인과 같은 '종목'이 아닌 암호화폐 '종류' 중 하나다.

스테이블코인은 대게 미국 달러, 유럽연합 유로 등 법정화폐와 1대1로 가치가 고정된다. '1코인'이 '1달러'의 가치를 갖도록 설계되는 식이다. 암호화폐 '테더'가 대표적이다.

지난 2014년 발행된 테더는 지난 8년간 1000원~1300원 사이에서 거래됐다. 같은 기간 비트코인이 20만원~8042만원까지 거래된 것과 비교해보면 그 특징이 부각된다. 암호화폐 투자 열풍이 불었던 2017년과 2021년도 테더 시세폭은 큰 변동이 없었다.

증권시장과 달리 암호화폐 시장은 상·하한선과 운영시간에 제약이 없다. 암호화폐는 몇 분 사이에도 수백%가 오르내리기에 실물 경제활동에 한계가 있다. 하지만 가치가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스테이블코인은 암호화폐 기반 금융 활동(결제, 투자 등)에 효과적이다.

'티몬' 창업자인 신현성 대표가 스테이블코인에 관심을 갖게 된 배경도 여기에 있다. 권도형 대표와 인연이 있던 그는 권 대표의 소개로 암호화폐를 접했다. 신 대표는 '커머스 업계의 결제 수수료를 줄일 대안'으로 암호화폐를 주목했다.

티몬을 포함한 이커머스 기업은 매년 카드사, 전자결제대행(PG)사 등에 막대한 중개 수수료를 지급하고 있다. 그러나 중간 개입자가 필요 없는 암호화폐가 사용되면 비용이 획기적으로 준다. 판매자는 절감된 비용을 제품·서비스 등의 개선을 위해 투자할 수 있고, 구매자는 저렴한 가격에 물건을 살 수 있어 '윈윈'이다.

그렇게 테라는 '글로벌 지불 시스템이 되겠다'는 목표 아래 2019년,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한다. 두 창업자는 테라를 '미국 달러'와 같은 막강한 특정 국가의 법정화폐에 고정(페깅)하지 않고 여러 법정화폐와 고정하는 방식을 채택한다.

테라는 미국 달러, 유럽연합 유로, 일본 엔화, 심지어는 1SDR(국제통화기금 특별인출권)에 고정되는 방식으로 발행되고 있다. 연동되는 법정화폐에 따라 '테라USD'(미국 달러), '테라KRW'(한국 원화), '테라SDT'(국제통화기금 SDR) 등으로 구분되는 식이다.

테라는 '루나'라는 또 다른 암호화폐를 통해 '테라'의 가치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게 했다. 루나는 테라의 담보 성격을 갖는 자산형 토큰으로, 루나 보유자는 이용자는 테라 토큰으로 결제할 때마다 0.5%~2%가량의 거래 수수료를 지급받는다.

독특한 실험에 나선 테라는 글로벌 시장에서 인지도를 쌓으며 빠르게 몸집을 키웠다. 암호화폐를 기반으로 한 탈중앙화된 금융 서비스(디파이) 시장이 성장한 것도 테라를 키운 주요 요소가 됐다. 테라 기반 스테이블코인 이자 프로토콜인 앵커에 자금이 몰리면서다. 앵커는 테라USD를 예치한 투자자에게 연 20%의 이자를 지급하고 있다.


그 결과 테라는 시가총액 8위(30일 기준) 암호화폐에 이름을 올리며 투자자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시가총액은 무려 46조3409억원 규모다.


암호화폐 공시 플랫폼 '쟁글' 운영사 크로스앵글 측은 리포트를 통해 "테라는 테라USD를 중심으로 과감한 유동성 주입 전략을 통해 디파이 시장에 침투하고 있다"며 "테라 생태계의 TVL(디파이에 예치된 자산 규모의 총 합계)이 성장할수록 테라USD도 안정적으로 사용될 수 있는 만큼 테라 생태계의 성장이 더욱 주목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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