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정후 기자 = 31일 크래프톤의 제15기 정기주주총회가 서울시 강남구 도심공항터미널에서 열렸다.
크래프톤은 상정된 안건 6개(Δ재무제표 승인의 건 Δ주식매수선택권 부여의 건 Δ이사 보수 한도 승인의 건 Δ임원퇴직급여규정 개정의 건 Δ결손 보전 및 자본준비금의 이익잉여금 전입의 건 Δ정관 변경의 건)를 모두 원안대로 통과시켰다.
이날 주주총회는 안건에 대한 의견보다 크래프톤의 현재 주가에 대한 소액 주주들의 성토가 시작부터 주를 이뤘다. 대부분 지난해 8월 크래프톤의 기업공개(IPO) 당시 공모주를 구입한 주주들로 경영진에게 주가 부양책에 대한 계획을 묻는 질문이 이어졌다.
이날 주주총회에 참석한 김현우(70대, 남)씨는 "보통의 공모주는 따상을 치면서 수많은 이익을 주주들에게 안겨준다"며 "그런데 이 회사는 상장하면서부터 떨어졌다"고 울분을 토했다.
이어 "장병규 의장이 100억원씩 3번 산 거는 쇼하는 거 아닙니까? 수많은 소액주주, 공모에 참여했던 사람들의 눈물을 빼놓은 게 크래프톤이다"라고 덧붙였다. 자리에 참석한 소액주주들은 주주의 작심 발언에 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다른 주주들 사이에서도 비슷한 목소리가 나오자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는 "저를 포함한 경영진 모두가 주가 하락에 대해 책임감을 느끼는 중"이라며 "주가라는 게 단기적으로 저희가 만들 수 있는 건 아니고 외부적인 요인이 작용하기 때문에 저희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실적을 만들어 낼 것"이라고 주가 부양 의지를 다졌다.
크래프톤이 개발하고 있는 차기작에 대한 질문에는 "올해 여름에 뉴스테이트의 대규모 업데이트를 통해 게임성을 개선할 것"이라며 "지난해 인수한 언노운월즈에서 기존에 없던 장르의 미공개 신작(프로젝트M)을 개발 중이고 이 외에도 10개 이상의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고 밝혔다.
크래프톤이 이번 정기주주총회에 안건으로 상정한 '정관 변경의 건'도 주주들의 관심을 받았다. 게임 개발 회사의 성장성을 기대하고 투자했는데 게임이 아닌 엔터테인먼트 쪽으로 사업 목적을 추가한 이유를 묻는 질문들이 이어졌다.
크래프톤은 이번 주주총회의 제6호 의안 '정관 변경의 건'으로 사업 목적에 Δ평생교육 및 평생교육시설 운영업 등 교육서비스업 Δ블록체인 관련 사업 및 연구개발업 Δ영화, 드라마, 영상물, 디지털 콘텐츠 제작 및 유통업 Δ음악, 음반 제작 및 유통업 Δ만화, 웹툰 제작 및 유통업 Δ경영컨설팅 및 지원 사업 등을 추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김창한 대표는 "게임이라는 지식재산권(IP)을 강화하기 위해 웹툰과 드라마 사업을 진행하는 것"이라며 "펍지 유니버스를 활용해 애니메이션도 만들고 실사 드라마도 만들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눈물을 마시는 새라는 IP로 비주얼 작업을 마쳤고 이를 활용해 미디어를 확장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블록체인 사업에 대해서는 "웹 3.0과 대체불가능한토큰(NFT)를 활용해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라며 "블록체인이 유행이니까 하려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날 주주들 사이에서는 주가부양의 일환으로 무상증자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이에 배 CFO는 "2011년 이후에 시가총액 1조원을 넘는 회사들이 무상증자한 것을 모두 분석했다"며 "무상증자를 할 경우 단기적으로는 오를 수 있지만 6개월 지나면 모두 다시 내려온다. 주가를 올리기 위해 무상증자가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근거가 보이지 않아 선택하기 어려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적극적인 주주환원책인 자사주 매입과 배당금 지급은 2022년 재무제표가 확정되는 2023년에나 가능할 것"이라며 "크래프톤에 투자한 주주분들이 직접적인 환원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은 지난 28일 코로나19 감염으로 주주총회에 참석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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