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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살기 빠듯한데 공공요금마저 올라… 시름 깊은 서민경제 [스태그플레이션 공포 확산]

임광복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3.31 18:22

수정 2022.03.31 18:22

원유·가스값 급등에 더는 못버텨
철도요금·수도세 등도 줄인상
이미 3%대인 물가 더 오를 듯
한국 잠재성장률은 2% 그쳐
저성장-고물가 고착화 우려도
먹고살기 빠듯한데 공공요금마저 올라… 시름 깊은 서민경제 [스태그플레이션 공포 확산]
오미크론과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원유·가스 가격이 급등해 우리나라 공공요금 상승 압박을 더 이상 억누를 수 없는 한계상황에 봉착했다. 정부는 그동안 억제했던 전기요금과 가스요금을 4월부터 가구당 월평균 각각 2120원, 860원 올리기로 했다. 코로나19와 대선 등으로 늦춰왔던 에너지요금 인상으로 철도요금, 고속도로 통행료, 상하수도요금 등도 봇물 터지듯 오르며 '공공요금 폭탄'을 예고했다. 이 같은 공공요금 인상, 글로벌 원자재 및 농산물 가격 상승과 공업용품, 개인서비스 등 전방위 물가상승 우려가 커지면서 서민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가뜩이나 잠재성장률도 2.0%에 그치는데 2030년 0.97%(금융연구원 전망치)로 하락하고, 고물가를 잡지 못하는 스태그플레이션이 고착화될지 우려되고 있다.

■공공요금발 물가상승 우려

산업통상자원부는 도시가스 기준연료비가 올라 4월부터 주택용, 일반용 도시가스요금을 평균 1.8% 인상(서울시 소매요금 기준, VAT 별도)한다고 3월 31일 밝혔다.
도시가스요금 인상은 1년9개월 만이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글로벌 공급망 우려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제 액화천연가스(LNG) 가격이 급등했다. 정부는 4월부터 도시가스 기준연료비를 주택용 3.0%, 일반용 1.2% 혹은 1.3% 인상키로 결정했다. 또 도시가스 연료비연동제에 따라 오는 5월, 7월, 10월 총 3차례 추가로 도시가스요금이 인상된다.

전기요금도 2·4분기에는 연료비 조정단가를 동결했지만 3·4분기에는 인상 가능성이 높다. 정부는 전기요금 연료비연동제에 따라 기준연료비를 올해 4월과 10월에 각각 kwh당 4.9원씩 인상키로 했다. 기후환경요금도 4월부터 2.0원 올렸다. 유가 고공행진에 2·4분기 인상이 막혔지만 전기요금 조정단가도 3·4분기 kwh당 3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에너지요금에 이어 그동안 억제됐던 철도·고속도로 통행료, 상하수도요금 등도 2·4분기 잇달아 오를 전망이다. 이 같은 공공요금은 생활에 밀접한 영향을 미쳐 서민물가 고통은 상당할 전망이다.

정부도 그동안 억눌러왔던 에너지 등 공공요금을 마냥 놔둘 순 없다. 업계 관계자는 "국제가스 가격이 급등했는데 도시가스요금은 2020년 7월부터 올리지 못해 채권발행 등 추가비용이 발생했다"며 "서민물가 우려로 가격을 억제한다고 좋은 것만은 아니다. 정상적인 가격이 반영되면 에너지 소비도 줄일 수 있고, 에너지믹스가 왜곡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물가상승·잠재성장률은 하락'

글로벌 원자재 가격도 널뛰기하고 있어 자원빈국인 우리나라의 수입물가에 직격탄이 되고 있다. 이미 지난해부터 중국의 석탄규제에 따른 요소수 대란에 이어 비료가격 상승을 겪은 데다 미국 허리케인과 '러시아 침공' 등으로 곡물가격도 걷잡을 수 없이 올랐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수출 농산물인 보리와 밀 가격도 20~30% 상승했다.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개인서비스 물가는 외식·외식 제외 모두 오름세가 확대되고 있다. 공업제품도 원재료비·물류비 인상 등으로 가공식품·기타공업제품 중심으로 물가상승 압박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고물가·저성장의 스태그플레이션이 우리나라의 고질적인 병이 될까 우려된다. 소비자물가는 2021년 2월 1.4%에서 올해 2월 3.7%로 고공행진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은 뚜렷한 하락세다. 금융연구원 전망치를 보면 잠재성장률은 올해 2.0%에서 윤석열 정부 임기 중인 2025년 1.57%로 하락한 후 2030년(0.97%)엔 0%대에 진입한다.


윤석열 당선인은 후보 시절 '잠재성장률 4% 달성'을 외쳤지만, 하루아침에 달라지기 어려워 미래 전망은 여전히 밝지만은 않다.

lkbms@fnnews.com 임광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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