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기림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타격을 입은 항공주들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코로나19 유행이 정점을 지났다는 판단에 국내외에서 방역완화 정책이 펼쳐지면서 대표적인 '리오프닝'(경기재개)주로 주목받기 때문이다.
다만 코로나19 특성상 언제 다시 변종이 생겨 유행할지 모르고,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등 대외 변수로 인한 유가 급등이 이뤄지면 실적 악화 등의 우려로 투자 심리가 식을 수 있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31일 항공 대장주인 대한항공은 같은달 8일(2만6600원)보다 13.5% 오른 3만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아시아나항공도 지난달 8일 1만7050원이었지만 같은달 31일 28% 상승한 2만18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6월10일 52주 최고가(3만5100원)를 찍은 뒤 하락세를 보인 대한항공 주가는 등락을 반복하면서 2만원 중반대에서 3만원 초반대를 오갔다.
그러나 최근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 완화 기조와 더불어 해외에서도 방역 정책이 완화되면서 회복 흐름을 보이고 있다. 한때 60만명대까지 치솟았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소강상태를 보이고,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거리두기 완화에 이어 영업시간 등 일부 조치는 폐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항공주의 회복세는 방역 정책 완화에 따라 해외여행 수요가 늘면서 실적 상승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2년간 억눌린 해외여행 수요가 폭발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리오프닝 초기 항공권 가격은 코로나19 대유행 이전을 상회할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면서 투자 심리도 회복된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서는 항공주의 회복 변곡점을 올여름으로 보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3분기 국제선 여객수송실적을 대유행 이전의 50%를 넘어서고, 예약이 먼저 늘어나는 만큼 현금흐름은 2분기 손익분기점(BEP) 달성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리오프닝 기대감은 언제든 다시 부각될 수 있어 준비가 필요하다"며 "단기적으로는 낮은 이익 가시성에 비해 주가 변동성이 높아져 숨 고르기가 필요하나, 유가 상승과 같은 대외 변수로 인해 다시 조정받는다면 매수 기회로 삼을 것을 권유한다"고 밝혔다.
다만 최 연구원의 말대로 유가가 상승할 경우 실적이 악화할 수 있다는 점은 투자에 유의해야 할 부분이다. 한투증권에 따르면 과거 연평균 WTI 60달러 기준 항공사들의 매출액 대비 유류비 비중은 27%로, 유가가 10% 오르면 영업이익률이 3%p 하락하는 구조다.
실제 지난 2월 초중순 회복세를 보이던 주가는 지난달 8일 국제유가 급등으로 인해 급락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서방의 제재 강도가 높아지면서 이날 한때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와 브렌트유는 각각 130.5달러, 139.13달러까지 치솟으며 2008년 7월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유가가 100달러 수준을 유지하면 2023년 해외여행 시장이 정상화돼도 영업이익의 절반이 유류비로 사라질 전망이란 분석도 나온다. 다만 상반기까지 여객 운항은 대유행 이전의 30%에 불과하기 때문에 단기 피해는 제한적이란 설명이다.
최 연구원은 "하반기부터 해외여행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5월 이후의 유가 향방이 중요하다"며 "만약 하반기 유가가 연초 수준으로 조정받는다면 오히려 국적사들은 유류할증료로 유류비 증가분 이상을 회수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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