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프리미엄 시장 중심 제품으로 승부수
빅데이터 활용 고객 맞춤형 서비스 전략 내세워

[서울=뉴시스]동효정 기자 =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올해도 가전 시장에서 치열한 자존심 경쟁을 벌인다. 프리미엄 가전과 TV 시장을 중심으로 점유율 확대를 위해 삼성과 LG 모두 빅데이터를 활용한 '고객 서비스'를 강점으로 내세웠다.
삼성전자는 2006년 이후 16년 연속 세계 1위를 지켜가고 있는 TV를 중심으로 가전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삼성전자 TV는 지난해 1~3분기 누적 기준 글로벌 점유율이 30.2%에 달한다.
LG전자는 지난해 생활가전 분야에서 글로벌 매출 1위를 기록했다.
전반적인 글로벌 가전 수요 성장세가 둔화하자 양사는 향후 빅데이터를 활용한 기술로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며 프리미엄 시장을 중심으로 점유율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 '언박스&디스커버 2022' 개최…캄테크 강조
삼성전자는 2022년 전략 제품인 삼성 Neo QLED TV와 사업 전략을 공개하는 '언박스&디스커버 2022'를 개최했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이 직접 출연해 '사용자 경험'을 중심으로 한 올해 사업전략을 발표했다.
한 부회장은 이날 '캄 테크(Calm Technology)'를 강조했다. 캄 테크는 사람이 인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여러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술이다. 실내 공기 질을 감지해 공기청정기가 이에 맞춰 스스로 작동하는 게 대표적인 예다.
삼성전자는 기존보다 가전 제품의 연결성을 높인 스마트홈을 통해 일상을 편안하게 만든다는 계획이다. 가전 제품이 사용자의 지시 없이도 스스로 작동해 공기 청정·절전 등의 기능을 제공하고 TV가 단순히 보는 제품에 머무르지 않고, 집안 내 가전들과 연결시켜 사용자 맞춤형 편의를 제공한다.
삼성전자는 이를 위해 스마트싱스 기반으로 다양한 기기를 연결하고 문제를 점검하는 '#팀삼성'을 내세웠다. 팀삼성을 통해 캄테크 기술을 일상에 접목시킬 계획이다. 삼성은 전 세계 200여개 기업들이 스마트 홈 생태계 확대를 위해 만든 '홈커넥티비티얼라이언스'(HCA)에도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한 부회장은 "2022년 신제품은 최고의 기술을 개발, 적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고객의 여러 요구를 충족시키고 삶의 질을 실질적으로 향상시키는 데 목표를 뒀다"며 "(TV가) 게임 콘솔, 가상의 놀이 공간, 업무효율을 높여주는 파트너, 가정 내 기기들을 제어해 주는 허브 등으로 진화해 새로운 사용자 경험 시대의 청사진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 업가전 중심의 'LG 씽큐' 확장
LG전자는 올해 초부터 가전 사업전략으로 업가전을 선포하며 '당신에게 맞춰 계속 더 좋아지는 가전'이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업가전은 출시한 이후 고객의 제품 사용패턴을 빅데이터로 분석하고 고객의 요구와 페인포인트(Pain Point·고객이 불편함을 느끼는 지점) 등을 파악해 고객에게 필요한 새로운 기능, 서비스 등을 맞춤형 업그레이드로 제공한다.
삼성의 고객 경험 전략에 '팀삼성'이 있다면 LG전자 업가전 중심에는 스마트홈 플랫폼 LG 씽큐(LG ThinQ)가 있다. 고객은 LG 씽큐 앱의 'UP가전 센터'를 통해 업가전의 업그레이드를 진행할 수 있다.
업가전은 제품 사용패턴을 빅데이터로 분석한 후 고객 요구와 불편 사항 등을 파악해 고객에게 필요한 새로운 기능, 서비스 등을 맞춤형 업그레이드로 제공한다. 스마트폰이나 전기차에서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로 세 재품을 쓰는 듯한 느낌을 생활가전에서도 구현했다는 게 LG전자 측의 설명이다.
삼성이 스마트싱스 개발에 초점을 맞췄다면 LG전자는 씽큐 생태계를 확장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LG씽큐 앱은 LG전자의 가전제품을 제어하는 스마트홈 플랫폼이다. 단순히 가전제품을 제어하는 수준을 넘어 사용자의 생활이나 환경에 맞춘 서비스를 제공한다. 지난 2020년에는 AI기술을 바탕으로 제품의 작동상태를 분석하고 예상되는 고장을 사전에 감지하는 서비스를 추가하는 등 개발을 지속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공급망 이슈· 원자재 상승 등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삼성과 LG가 프리미엄 제품과 서비스 향상을 통한 판매 전략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보고있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전반적인 글로벌 가전 수요 성장세가 둔화하면서 프리미엄 시장 지위 공고화를 통해 사업 경쟁력 기반을 강화할 것"이라며 "LG의 경우 외부 환경 및 원가 구조 악화로 인한 리스크 대응을 위해 전사적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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