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국소 부위 찾아 약물 주입 척척… 국내 첫 수술로봇 만들 것" [유망 중기·스타트업 'Why Pick']

강재웅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4.03 18:17

수정 2022.04.03 18:17

이지메디봇
복강경 수술로봇 ‘U-Bot’ 개발
부인과 수술 단점 기술로 극복
수술로봇 시장 年 12%씩 성장
2024년 출시 해외시장 공략도
의료현장 인력난 해소 기대
"국소 부위 찾아 약물 주입 척척… 국내 첫 수술로봇 만들 것" [유망 중기·스타트업 'Why Pick']
이지메디봇이 수술용 로봇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현재 개발중인 'U-Bot'을 목표대로 2년내 상용화하면 국내 첫 수술용 로봇이 될 전망이다. 수술용 로봇시장은 고령화와 의료인족 부족 등으로 2018년 32억9860만달러(4조242억원)에서 오는 2025년까지 연평균 11.5%씩 고성장이 예상되는 분야다. 또한 4차 산업혁명 핵심 산업으로 정부가 육성에 나선 로봇산업은 수술로봇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다만, 국내 수술용 로봇시장은 해외제품이 독점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지메디봇은 국내 대학교 연구진이 개발한 기술을 활용해 국산화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수술용 로봇 2024년 출시

지난 1일 서울 혜화동 서울대학교 병원에서 만난 이윤석 이지메디봇 대표(사진)는 "내년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시작으로 오는 2024년 제품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해외 기업과 계약을 통한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지메디봇은 지난해 9월 코스닥 상장사 더블유에스아이(WSI)의 투자로 설립됐다. 산부인과 난소암 복강경 수술시 정확한 약물 주입을 사람이 아닌 로봇이 약물을 주입하고 복강경 수술시 안전하게 타켓 포인트 위치를 선정해 제거할 수 있는 역할을 하는 수술용 로봇 'U-Bot'을 개발중이다.

U-Bot은 크게 제어부, 구동부, 조작부 등 크게 3개로 나뉜다. 제어부는 수술부위의 위치 제어를 위해 수술 보조자로 참여하는 전문의료진의 수기모션을 자동화한다. 의료 인력을 대체해 비효율적인 수술 환경 개선이 기대되는 핵심 파트다. 구동부는 정밀 제어 구현이 가능하도록 설정해 좁은 수술 부위에서도 수술 보조자의 부주의한 조작으로 발생하는 자궁 및 인접 조직의 손상을 방지한다. 조작부는 자동화된 정밀 약물주입기능 탑재로 림프절을 적시에 발견하고 정확한 국소화와 정량화해 수술의 정확도를 높인다. 이를 통해 림프절제술에 의한 림프부종 등의 수술 합병증을 최소화할 수 있다.

이지메디봇의 수술용 로봇 개발은 산학연 협력에서 시작됐다. 서울대학교 산부인과 정현훈 교수팀과 한국항공대학교 김병규 교수팀이 개발한 수술용 마이크로 로봇에 대한 기술 이전을 받았다.

이 대표는 "이지메디봇 기술은 지난 2019년 WSI와 서울대, 항공대 등 3곳이 수술용 로봇 등에 관한 국가 과제로 선정된 기술로 아직까지 뚜렷한 경쟁사는 없다"며 "연내 임상 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술인력 최소화, 안정성은 극대화

이지메디봇의 기술은 기존 산부인과 수술의 단점을 보완한 것이 강점이다. 최소 5~6시간 진행되는 기존 산부인과 수술은 수술 부위를 부동자세로 잡기 위해 최소 3명의 전문 의료진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지메디봇의 수술용 로봇이 투입되면 1~2명의 의료진으로 수술을 끝낼 수 있다는 게 이 대표의 설명이다. 또한 사람의 경우 장시간 수술로 피로감 누적으로 인한 손떨림 현상이 수술에 방해가 될 수 있지만 수술 로봇은 그렇지 않다.

이지메디봇의 임상 개시를 맡은 정현훈 서울대 교수는 "수술 보조자로 참여하는 전문 의료진의 수기 모션을 자동화해 의료인력을 대체할 수 있다"며 "아울러 수술 부위를 원하는 만큼 움직이면서 수술시에 안정성을 도모할 수 있다"고 전했다.

약물도 주입할 수 있다.
그동안 의료용 로봇은 오로지 의료진의 직감에 의존해 약물을 주입해 왔다. 하지만 이지메디봇이 개발중인 로봇은 정밀하게 조직의 깊이를 측정하고 안전하게 약물을 주입할 수 있다고 이 대표는 강조했다.
그는 "현재 국내 복강경 수술 중 자궁절제술은 해마다 급속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라며 "의료진의 정밀한 수술과 인력 배치의 효율화, 의료산업 발전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kjw@fnnews.com 강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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